마지막으로 나의 온 몸 구석구석을 거울에 비춰본 것은 언제일까요?
대중 목욕탕에 간지도 몇 달 된 거 같습니다.
집 욕실 거울에 설핏 비추이는 몸을 본 게 전부..
옷을 갈아입을 때 외에는 일부러 내 몸을 들여다본 적이 거의 없네요.
<한겨레> 신문의 기자였던 이유진 저자는 일부러 이 몸을 들여다봅니다.
몸이 가지고 있는 담론들을 애써서 들추어냅니다.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던 신체 부위를 끄집어 내어 독자 앞에 펼쳐 놓습니다.
'너 이거 생각해봤어~' 하는 소리없는 음성이 들리는 것처럼 책을 읽다가 '깜짝'놀라고 깊은 생각에 빠진 독자들을 보며 씩 웃을 것 같은 저자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책 [바디올로지]에는 총 5개의 챕터를 통해 우리 몸에 대해 쌓아올려진 다양한 사회적 담론들을 이야기합니다.
1부와 3부까지는 그 중심이 '여성'의 몸입니다.
성 상품화가 되어버린 '여성의 몸' 성적도구로 취급되어온 몸의 역사를 되집어 봅니다.
또한 원래의 의미를 상실하고 곡해되고 왜곡되게 해석되어지는 신체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합니다. 쉽게 차별과 혐오로 이어지는 다양한 신체 부위들도 있습니다.
제가 그 중 공감했던 것은 '냄새와 채취' 부분입니다.
계급을 가로지르는 냄새의 지리학이란 부제하에 체취 관리가 '공동체 성원권(사회구성원으로 인정받을 권리)의 문제'라고 이야기 합니다.
영화 <기생충>에서 시궁창 냄새가 난다며 인상을 찌푸리던 이선균의 모습뿐만 아니라 흔하게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모습들로 지하철 역 등에서 '노숙자'를 피해 멀리 돌아가는 모습, 중동 외국인 노동자들이 곁에 오면 인상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리는 모습 등이 있습니다.
이와 달리 '부의 냄새'에도 '향기'라고 부르며 반응하는 모습도 있습니다. 공기 중에도 이런 돈 냄새 나는 공기가 없는 듯한 '백화점 1층의 각종 화장품 냄새', 회원들만 이용 가능한 '회원제 마트'의 냄새, 명확히 부의 상징을 나타내는 '향수' 향기 등
냄새라는 동일한 신체적 기능의 유발 결과가 사회 구성원들을 구별짓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됩니다.
두번째 관심 가진 부분은 '손'입니다. 책에서는 특히 메갈리아에서의 손가락 모양이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집단편집증적이고 의도적인 오독과 검열과 곡해가 버무려진 손가락질로 남았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궁금해졌습니다. 그렇다면 왜 메갈리아는 그 손모양을 로고로 한 것일까?
헉.... 메갈리아의 대표자는 한국 남성에 대한 조롱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의도적인 오독일까요?
저자는 메갈리아의 로고는 문제 없다고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