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나무를 찾아서 - 숲속의 우드 와이드 웹
수잔 시마드 지음, 김다히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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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나무를 심고, 나무가 인간을 구원한다."

영화 [아바타] 영혼의 나무에 영감을 준 진균 네트워크의 발견자 수잔 시마드..

책 [어머니 나무를 찾아서]는 이 수잔 시마드의 인생에 대한 이야기이며, 그녀가 발견한 진균 네트워크에 대한 이야기이며, 기후위기 시대에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사실 처음에는 그냥 자연 과학책일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수잔 시마드의 어린 시절 이야기가 나올 때는 굳이?

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임목사업에 종사했다는 자신의 조상들 이야기부터, 흙을 파먹고 놀던 어린시절 이야기까지..

굳이 이런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왜 하는 거지?

거기에 부모님의 불화, 동생과의 불화 등등.. 자꾸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왜 하는 거지?

라는 생각을 처음에 했습니다. 조금 집중이 안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그녀의 인생의 굴곡 과정에 대해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여성과학자로서 넘어야 하는 수많은 벽들,

그 가운데서 또 겪어야했던 상실, 이혼.. 건강 악화 문제까지..

결코 그녀의 삶은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그녀의 표현처럼 단단히 꼬여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이 추구하는 목표를 중간에 포기하거나 바꾸지 않았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방향을 끝까지 고수했고, 그 가운데 과감히 버려야 할 것들, 무시해야 할 것들을 내쳤습니다.

그리고 어머니 나무의 연결처럼 자신과 연결된 사람들의 도움을 통해 굳건히 버텨냅니다.

자신 또한 어머니로서 자신의 자녀들, 조카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줍니다.

그녀는 이런 자신의 삶의 방향성을 '어머니 나무'로부터 배웁니다.

"나무의 건강을 위해서는 딱 맞는 종류의 토양 진균과의 연결이 반드시 필요한 것 아닐까?"라는 깊게 품고 있던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 속에서 그녀는 산림청 공무원에서 대학교수로 인생의 방향을 바꾸어 나갑니다.

도대체 '숲'은 어떻게 회복되는지, 그 회복력에 주목하면서 '진균'의 비밀을 파헤치게 됩니다.

그리고 나무들이 하나의 시스템처럼 협동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나무들이 기존 학계의 믿음처럼 나무간의 경쟁 관계가 아니라 공생 관계로 살아간다는 것을 하나씩 밝혀내는 과정은 흡사 '태양이 지구를 도는 것이 아니라 , 지구가 태양을 도는 것이다'라고 밝힌 코페르니쿠스나 갈릴레오처럼 엄청난 저항에 부딪히는 과정은 '유리천장'에 끊임없이 부딪히는 많은 여성 리더들을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그녀가 암을 완치하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믿음 그리고 어머니 나무에 대한 의존 과정은 '자연'과의 공생이 얼마나 우리 인간들에게 필요한 가를 생각하게 해줍니다. 하필이면 주목에서 뽑아낸 파클리탁셀로 인해 암을 극복한 수잔 시마드.

이것을 그냥 우연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470) "다양성이 중요하다는, 그리고 우주의 모든 것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숲과 초원이, 대지와 물이, 하늘과 땅이, 영혼과 육신이, 인간과 모든 다른 생명체들이."

최근에 읽은 [회복력 시대]와 결이 비슷하기에 조금 더 마음이 갔습니다.

이 책을 보니 아직 안 읽은 [침묵의 봄]을 빨리 읽어봐야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책 뒤에 번역가인 김다히님께서 '수잔 시마드'와의 인터뷰를 한 내용이 실려 있습니다.

거기서 "탄소 중립"을 위해서 어린 나무를 베어내는 것이 얼마나 한치 앞을 못보는 일인지.. 잘못된 일인지를 일깨우는 수잔 시마드의 말을 들으며.. 진짜.. 우리나라에도 단기적 성과가 아닌 장기적 효과를 확인하고 시야를 멀리 보는 연구자들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산이 너무나 가까이에 있는 우리나라인데..

과연 우리들의 산은, 우리들의 숲은, 우리들의 나무는 안녕하신지..

오늘따라 가로수라는 이름으로 외롭게 홀로 서있는 은행나무가 왜 이리 처량해 보이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겉으로는 외로워보였도.. 땅 밑으로는 진균으로 연결되어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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