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바꾼 50가지 거짓말 - 배신과 왜곡이 야기한 우리가 모르는 진짜 세계사
나타샤 티드 지음, 박선령 옮김 / 타인의사유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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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이게 맞을까?"

책을 읽으면서 생긴 습관 중 하나가 '의심하기'이다.

그동안 알고 있던 것들이 한쪽의 편향된 의견이었다는 것을 하나 둘 .. 알아가면서..

내가 그동안 배워왔던 것, 안다고 생각했던 것이 어느 한쪽만의 의견인 것에 놀랬다.

도대체 이 세상에 진실이란 것이 있기는 한 것일까?

마치 잘 벼려진 검처럼

이쪽 편에서 보면.. 시퍼런 칼날이 보이지만

반대쪽에서 보면.. 그저 무딘 날씬하게 잘 빠진 쇠로만 보이는 것이다.

나타샤 티드는 여성 운동의 역사연구를 공부하면서 역사적 주체에 의해 지워진 혹은 과소평가된 이야기들을 하나둘 발굴해낸다.

아마도 역사에 있어서 가장 저평가되고 소외당한 것들이 여성의 역사였기 때문에 이러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아닐까?

작가는 고대세계부터 시작해 20세기까지..

동서양을 오고가며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사의 반대쪽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야기들이 펼쳐지는 시대도 다르고, 장소도 다르지만.. 유일하게 하나 공통점이 있다.

이 왜곡되거나 조작된 역사는 그로 인해 '이득'을 보는 누군가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즉 '편향된 역사 이야기'는 그만큼 편향된 이익을 가져온다.

아마 지금 이 순간에도 수없이 많은 편향된 역사 이야기들이 써지고 있을 것이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나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전쟁과 관련해서 실시간으로 만들어지는 역사 이야기는 도대체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할지 모를 정도이다.

서로 상대편이 잘못했고, 나는 잘못이 없다고 외치고 있다.

그리고.. 아마도 이 역사는 승자의 목소리에 조금 더 힘이 실린 채로 기억되지 않을까 싶다.

저자는 말한다."거짓말의 역사는 이데올로기, 종교, 제국의 흥망성쇠를 아우르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참혹한 역사"라고..

고대에 시작된 정치적 조작과 은폐 기술에서 나아가 선전전, 가짜 뉴스까지..

점점 발전(?) 되어가고 있는 거짓 역사들에 대해 저자는 진실 자체를 밝히기 보다는 '그걸 감춘 속임수의 그물을 풀고 애초에 그 그물이 왜 존재했는지를 살펴보자"고 이야기한다.

역사적 인물 중 다리우스 왕은 실제 4번째 왕이었는데 자신의 '당위성'을 챙기기 위해 자신을 3번째 왕이라고 속인바 있다. 이 정도는 애교(?)로 봐줘야 할까?

전쟁사 연구에 있어서 필독서로 꼽히는 <갈리아 전기>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전쟁 보고서 중 하나였는데, 최근 밝혀진 역사적 사실들은 이 <갈리아 전기>가 실제 사실이 아니라 정치적 정보 조작서 임을 밝히고 있다. 이는 그가 언급한 숫자 때문인데, 수치가 진짜 중요한 것이 도저히 가능하지 않은 숫자들을 언급하다가 결국 거짓말이 들통난 것이다.

위대한 철학가이자 웅변가로 알려진 "키케로"도 자신의 권력과 성공을 위해 한 사람을 "바람둥이"로 모함하고, 그의 이미지를 실추시킨 것은 최근 벌어지는 언론상의 다양한 흠집 잡기등을 연상케 한다.

토사구팽이라 하여 자신들이 권위를 부여하고, 이미지를 추앙했던 성전 기사단을 자신들의 이익과 상충된다고 하여 바로 버려버리는.. 유럽의 행태들은... 사람이 어디까지 이기적일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

또한 스페인독감이.. 지금까지 스페인에서 반발하여 스페인 독감이라고 하는 줄 알았는데 실제 독감이 유행하고 있었지만 이를 언론 통제했던 다른 나라들과 달리 이 전염병에 대한 뉴스를 제대로 알렸기 때문에 스페인독감이라고 불리게 되었다는 것은 이번에 책을 읽으면서 처음 알았다. 그리고 그 시작이 놀랍게도 미국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코로나 팬데믹을 겪은 우리들로서는 이러한 언론 검열과 '아'와 '어'의 차이가 주는 뉘앙스를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사실 <세계사를 바꾼 50가지 거짓말>들 중에는 이 뉘앙스의 차이로 인한 것도 분명 존재한다.

거짓은 내가 거짓말을 해야지라고 엄청나게 작정하고, 큰 계획을 세우고 했다기보다

자신의 신념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한 '작은' 혹은 '사소한' 거짓말들이 점점 눈덩이처럼 커져가는 형태가 많다. 실제 내가 한 거짓말이 어떠한 영향을 끼칠 것인지.. 이해하고 의도적으로 조작하기 시작한 것은 아마도 20세기 후반부터가 아닐까?

인터넷의 발달과 SNS의 놀라운 파장 효과를 생각할 때..

우리는 어떠한 사실에 대해 언제나 의심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사실을 뒷받침하는 근거들이 무엇인지

그 근거들을 정말 믿을 수 있는 것인지.(요샌. .무슨 연구소 연구결과라는 것도 못믿겠다는...)

가짜뉴스도 판치는 세상...

진정한 진실이 무엇인지에 대해 정말 궁금해진다.

살짝 아쉬운 것은... 역사적 진실이 밝혀진 것에 대해 조금 더 보충 설명을 해주고, 그 설명에 대한 신뢰성을 조금 더 가질 수 있는 자료들을 제공해주면 좋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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