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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의 사생활 - 업무일지가 이렇게 솔직해도 괜찮을까?
고우리 지음 / 미디어샘 / 2023년 4월
평점 :

편집자의 사생활 / 고우리 / 미디어샘
[ 솔직 리뷰 ]
작은 꿈이 있다.
바로 전역 하고 '책' 과 관련한 일을 하는 것이다.
솔직히
책방을 할 지, 북카페를 할 지,
또 다른 무언가를 할 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
혹 할 수 있으면 1인출판사도 괜찮을 거 같아서 이 책 [편집자의 사생활] 서평단을 신청했다.
우선 저자는 16년간 출판사의 편집자로 일한 베테랑 고우리 작가이다.
(인터넷 서점에 검색해보면 고우리 작가가 편집한 그림책과 책들이 눈에 띈다)
그녀가 회사생활을 관두고 1인 출판사를 차린 것은 "무엇보다 자유로워지고 싶었다"(18)
라고 고백한다.
완전 공감한다. 정말 자유가 무엇인지는 무엇인지는 모르겠으나.. 누군가에게 인정받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목표를 가지고, 살고 싶다는 생각을 요새 부쩍 하고 있다.
그렇기에 과감히 '사표'를 던지고 출판사를 차린 그녀의 용기가 너무나 부럽다.
그녀는 자신의 출발을 "내 인생의 프로젝트"라고 부른다.
아무런 준비없이 시작한 출판사라.. 먼저 이름짓기부터 난항이었다고 한다.
현재 대한민국에 상호 등록된 출판사가 약 9만 8천여개이니.. 이 중 이름이 겹치지 않게 짓기 위해서는 .. ㅎㅎ
그런데 진짜 우리나라에 출판사가 이렇게 많았나?
고우리 작가의 출판사는 "마름모"출판사이다.
현재 출간한 책으로는
정아은 작가의 [높은 자존감의 사랑법]
폴 김& 김인종 [아주 정상적인 아픈 사람들]
정지우, 정유경 [이제는 알아야 할 저작권법]
소향 등 [시험이 사라진 학교]
이 있다.
(아직.. 하나도 읽은 게 없다.. 죄송 ㅠㅠ)
저자는 마름모라는 이름을 지은 것이
"서로 팽팽하게 평행선을 달리던 대결 구도들이 마름모의 세계관 안에서 합의점을 찾게 된다."(28) 며 나름의 고오급 ~ 유머를 구사한다.
솔직히 아무 뜻 없으나 이름이 뜻하는 바를 지금부터 만들어가고자 한단다..
책에서 제일 흥미롭고 재미있던 부분은 편집자와 작가의 기 싸움이다.
사실 책의 편집자가 하는 역할이 과연 뭘까 싶었다. 원고 마감을 독촉하는 사람? 오타자를 확인해주는 사람?
책을 보니 편집자는 '책'의 방향을 함께 고민하고, 작가의 본질을 바로 접속하여 그의 내면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사람이었다.
좋은 원고를 쓰고 있는 (혹은 다 쓴) 여러 작가들과 부단히 접속하고,
책을 내고 싶은 좋은 주제가 있으면 주제를 가지고 어울리는 작가들을 찾고,
또 거기에 책이 사람들에게 읽힐 수 있도록 "좋게' 만드는 사람이었다.
같은 원고를 열 명의 편집자에게 주면 열 개의 다른 책이 나온다는 말은 인상적이었다.
그냥 원고가 있으면 표지만 정하고, 뚝딱~ 책이 나오는 줄 알았는데...
제목, 종이, 커버 까지.. 편집자가 신경 쓰고 결정해야 할 것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아무나 하는 게 아니었어. .편집자..)
이번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 놀라운 사실이 있다.
대형서점의 베스트셀러 매대 자리도 가격이 있다는 것, 대형 출판사들은 연단위로 계약을 한다는 것이었다..
이러니 작은 출판사의 좋은 책이 눈에 띄기는 워낙 어려운 것이었나?
편집자의 하는 일
1인 출판사의 어려움을 보면서..
이거 함부로 덤벼서는 안되는 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다..
출판사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아니다.
그런데 앞으로는 책을 보면 .. 가볍게 보이지는 않을 것 같다.
이 1권의 책이 나오기까지 고생한 많은 사람들의 손길과 눈길을 느끼게 될 거 같다.
또, 작가로부터 배운 것이 있다. 바로 세상을 대하는 태도이다. 작가는 이 것을 또 다른 1인 출판사 대표인 S로부터 배웠다고 한다.
바로 희망적인 말을 하는 것이다.
"그를 보면서 많이 반성했다. 자조와 냉소가 섞인 말들에 동조하고, 또 나도 모르게 그런 말들을 뱉고 있었다면, 이제 그만해야지. 그런 생각들은 쉽게 주입되고 그런말들에는 쉽게 감염된다. 나를 죽이게 하는 말들이다. 생기를 빠져나가게 하는 말들이다."(132)
정말 '부정적인 말'을 하는 건 너무 쉽다.
그런데 안좋은 상황에서 '희망의 말'을 하는 것은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감사훈련을 하는 것도 어떠한 상황에서도 희망의 말을 하기 위함이다.
혹시 나도 모르는 새 '부정적인 말'이 '감사의 말'보다 더 많아지진 않았는지.. 돌이켜보게 되었다.
[ 책에서 얻은 한 가지 ]
내가 보는 이 책..
그냥 뚝딱 하고 만들어진 거 아니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
작가의 고뇌
편집자의 정성
그리고 인쇄소의 노력까지..
그 산물로 나온 책 하나...
정말 감사한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읽자..
그리고 작가의 부탁대로 책을 사거나, 아님 도서관 희망도서도 열심히 신청해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