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퀴즈
오가와 사토시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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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회 "Q-1그랑프리" 퀴즈쇼가 열렸다. 상금은 1천만엔(한화로 하면 9천만원이 넘는 돈이다)

남은 문제는 단 한문제..

그런데 그 문제를 상대방이 출제자의 "자~"라는 소리만 듣고 맞춰버렸다.

도대체 그는 어떻게 문제를 맞추게 된 것일까?

소설의 주인공 미시마 레오는 퀴즈 덕후이다. 자신이 퀴즈를 만들기도 하고, 퀴즈 대회에도 참석한다. 그리고 결승에서 만나게 된 '"세상을 머릿속에 저장한 남자" 혼조 기즈나.

마지막 한 문제를 남겨두고 문제를 듣지도 않고 맞추어버림으로써 '짬짜미'의 의혹을 남긴 그.

(짬짜미가 뭔가 했더니 남들 모르게 자기들끼리 하는 약속, 담합 등을 말한다)

혼조 기즈나가 어떻게 문제를 맞추게 되었는지?

정말 제작진과 혼조 기즈나의 짬짜미가 있었는지를 풀게 되는 '미시마 레오'

그는 이 풀이 과정을 통해 자신의 인생에서 퀴즈가 차지하는 의미를 돌아보게 된다.

"내게 퀴즈의 가장 큰 매력은 퀴즈가 내 인생을 긍정해 준다는 점이었다. 퀴즈는 나에게 어떤 인생이든 틀리지 않았다고 격려해줬다."(p.179)

남들의 눈에는 퀴즈에만 열중해 사는 것 같은 오타쿠(덕후)이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퀴즈를 풀며, 그 답을 추론해가는 과정 속에서 나는 위로를 받고, 평안을 느끼고, 보람을 느낀다.

그래 그거면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결혼도 하지 않고, 벌이도 변변치 않은 미시마 레오이지만, 퀴즈를 풀면서 행복해하고 만족할 수 있는 삶을 살수 있다는 것.. 그렇게 자신이 진정 좋아하는 것을 알고 있고, 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큰 행복이 아닐까?

또한 우리네 삶이 퀴즈를 푸는 것과 같다는 작가의 말에는 격하게 공감했다.

"우리는 살면서 언제나 퀴즈 문제를 맞닥뜨린다. 퀴즈 경기를 할 필요는 없다. 퀴즈는 세상 어디에나 존재한다. 상처받고 고민에 빠진 친구에게 어떤 말을 해야 할까?

불합리한 요구를 하는 상사에게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까?

그저 참기만 하고 지금 맡은 일을 계속해야 할까, 아니면 과감히 이직해야 할까?

(...)

어떤 답을 내놓을지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어쩄든 우리는 버튼을 누른다. 과거 경험을 떠올리거나 다른 사람의 지혜를 빌리면서 답을 내놓는다.

퀴즈 경기와 다른 점은 이 세상에 출제되는 문제에는 대부분 정답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답을 말한다. 결단하고 행동한다. 그리고 자신이 내놓은 답이 정답이었는지 모른 채 살아간다. 그리고 자주 후회한다. 자신의 선택이 잘못된 것은 아닐까 불안해한다."(p.180)

이 문장을 읽는데 무언가 마음 한편에 찐한 감동이 느껴졌다.

그래 난 나만의 퀴즈를 열심히 풀어가고 있고, 그것에 대한 정답은 모를 것이다 .

아마도 이 생에서의 숨이 다하는 날.. 그때 알 수 있을까?

온전히 이 삶이라는 퀴즈를 잘 풀고 살아왔는지, 아니면 매번 오답만을 택했는지 말이다.

또한 퀴즈를 풀어가기 위해서는 "과거 경험이나 다른 사람의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

그래서 난 이렇게까지 책을 읽는 것일까?

"정답을 맞혔을 때는 맞힌 이유가 있다. 어떤 경험을 했고 그 경험 덕분에 정답을 말할 수 있다. 경험이 없으면 정답을 맞히지 못한다. 당연하다."(p.60)

미시마는 '혼조 기즈나'가 어떻게 정답을 맞추었는지를 유추해가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삶의 퀴즈를 대한 자세를 돌아보게 되고, 그렇게 자신만의 퀴즈에 확신을 가지게 된다.

결국 행복한 것은 '미시마 레오'일까? 아님 또한 자신만의 정답으로 살아가는 '혼조 기즈나'일까?

확실한 것은 아마도 두 사람이 같이 친구가 될 수는 없을 것 같다는 것이다.

그렇게 둘은 각자의 퀴즈를 풀면서 살아가게 되지 않을까?

나 또한 나만의 퀴즈를 풀면서 살아갈테니 말이다.

이런 분들에게 추천해본다.

혼조 기즈나는 진짜 어떻게 마지막 문제를 맞출 수 있었을까? 궁금한 분.

피가 낭자하지 않지만 '머리를 아프게 하는' 소설이 궁금한 분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킬만한 책을 찾는 분


너의 퀴즈 / 오가와 사토시 / 블루홀식스 / 추리소설 / 미스터리 소설 / 엔터테이먼트 소설

추리소설 전문 출판사 블루홀식스에서 나온 신간 [너의 퀴즈]는 독서카페 리딩투데이 서평단으로 받아서 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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