썬데이 파더스 클럽 - 육아일기를 가장한 아빠들의 성장일기
강혁진 외 지음 / 미디어창비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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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아빠가 모여 쓰는 육아 일기,

2022년 2월 6일 첫 레터의 발간 이후 이어지는 이들의 육아일기.

그런데 <육아일기를 가장한 아빠들의 성장일기>라는 부제 답게 이야기는 육아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기 보다는 이 육아라는 활동을 통해 '한 사람'이 어떻게 성장하였는가?

어떻게 피보팅을 하였는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재미있습니다.

이미 먼 옛날 이야기가 되어버린 육아라는 그 힘들었던 시기도 다시금 생각이 나고...

이들에게 육아라는 시간이 가져다 준 성장의 과정이 나에게는 어떠한 과정으로 다가왔는지도 돌아보게 됩니다.

감동과 재미를 다 잡았다고 해야 할까요?

너무 어린 아이들 이야기가 아닌 초등학생 아이들의 이야기도 섞여 있다보니.. 최소 신생아부터 초등아이를 키우는 학부모까지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거기다 코로나 시대의 그 양육의 어려움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일 것이라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 메일을 잘 읽는 편이 아니라 어떤 뉴스레터를 받거나 정기적으로 소식지를 받지는 않는데 이 썬데이파더스 클럽의 레터는 한번 받아볼까? 신청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5명의 저자의 문체가 조금씩 다른 점도 책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이유인 듯 합니다.

무엇보다 공감가고 기억하고 싶은 구절들이 있습니다.

"글쓰는 일은 무언가를 허투루 지나치지 않고다시 알아보는 일"이라는 이슬아 작가의 말을 돌아보며.. 이들은 이렇게 육아에 힘든 와중에도 글을 쓰는데 도대체 나는 왜 글을 쓰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평 뿐만 아니라..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들에 대해 글을 써보자고 했거늘.. 어찌하여 말뿐인지.. 여전히 글쓰기를 주저하고 있는 저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구절이었습니다.

"모터사이클로 대륙을 횡단했다고 하여 삶이 드라마틱하게 바뀌지는 않는다. 인생은 16부작 미니시리즈가 아니다. 그러기에는 너무 길다. 오히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계속 만들어야 하는 시즌제 드라마에 가깝다."

시즌제 드라마에 가깝다는 말.. 그게 인생이라는 말이 유독 와닿습니다. 마치 종편까지 열심히 달리기만 하고 마지막에 빵 터지는 게 아니라.. 다음 시즌을 기다리며 숨을 고르는 기분이랄까요?

"아이가 있든 없든, 그 아이가 첫째든 둘째든, 외동이든 대가족이든 인생은 똑같이 불확실하고 그 인생을 개척할 기회 역시 동등하기 때문이다."

요새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00이면 당연히 00이지' '00하면 무조건 00이야'라는 말들이 살짝 거슬립니다. 그걸 어떻게 장담할 수 있는 것이지? 그 과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환경변화가 있을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는 생각들을 합니다. 사고의 유연성을 가지게 된 것일까요? 아님 아예 확신이 사라진 것일까요?

(167) 좋은 아빠가 된다는 건 삶에서의 피버팅을 잘하는 사람이 된다는 것인지도 모른다. 삶의 피버팅을 잘하는 사람은, 아빠로서의 삶과 더불어 한 인간으로서의 삶 역시 굳건히 다져가는 사람일 것이다.

💡 격하게 공감되는 구절!! 우리 인생은 어쩌면 피봇팅을 얼마나 잘하느냐에 따라 삶의 성공 여부가 결정되는 지도 모르겠다. 나라는 사람의 중심을 잘 잡고 다양한 역할들에 있어서 적절한 시간안배와 관심 안배를 통해 다양한 면의 활동을 하는데.. 그 역할 수행에 있어서 한쪽으로 치우쳐져 중심이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온전히 뱅글뱅글 돌아가는 팽이처럼… 그렇게 죽는날까지 중심축이 흔들리지 않은 채로 돌아가는 것이 중요한 듯 하다. 워라밸이 필요한 이유도, 삶의 이유를 알아야 하는 이유도 이 피봇팅 때문이 아닐까?

(208) 규칙이 아닌 차별, 배려가 아닌 배제, 우리나라 아동 인권의 현실, 보호가 아닌 혐오 등등 검색창에 노키즈존을 치면 이미 수많은 언론과 블로그가 논리 정연한 문장과 묵직한 단어들로 노키즈존의 부당함을 지적하고 있다.

(212) 끝으로 노키즈존을 운영하고 있는 분들에게도 물어보고 싶다 .흡연도 노 스모커 존이 아닌 노 스모킹 존이라고 쓴다. 흡연자 자체를 출입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흡연 행위 자체를 막을 뿐이다. 만약 아이들의 말썽이 문제라면 노키즈가 아니라 노 트러블 존이 더 어울리지는 않는지,

💡 최근 이슈되고 있는 노시니어존과 함께 노키즈존에 대해서도 얼마나 진상짓을 하면 그럴까 했는데, 행위가 아닌 '사람'을 규정함으로써 차별을 조장하는 것은 정말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당당하게 해당 행위를 규정하는 것으로 한다면 행위 자체를 조심하게 되는 것인데 아예 존재 자체를 부정하게 만들어버리는 것은 명백히 차별이 아닌가 싶다.


간만에 창비출판사의 지원으로 신선한 책 한권을 읽을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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