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후 단상(斷想)
책을 읽기 전에는 영국 풍경을 잘 그린 일러스트레이터 정도로 생각했는데 책을 읽으며, 그의 그림을 찬찬히 보다 보니.. 레오 박소훈은 단순한 드로잉 작가가 아니었습니다. 건축가를 꿈꾸고, 작가를 꿈꾸는 그는 예술가입니다.
처음에는 그가 잘 흉내내어 그린 그림이다 라는 생각을 하고 그림을 봤는데 한장 한장 넘기면서 … 구름의 표현, 창문의 표현에서 조금씩 다르게 표현되어가는 것, 색감의 표현들도 그렇구 그냥 따라만 그리는 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그의 그림을 한 장 한 장 넘기고 그의 글을 따라 읽으면서 ‘책 내용’을 이렇게 그림으로 그려봐도 잘하겠다는 생각과 나도 서평을 글로 쓰는 것 말고 이렇게 그림으로 남겨볼 수 있음 좋겠네~ 하는 생각을 했는데.. 뒤편에 자신이 감명깊게 읽은 책의 ‘감상화’를 남겨두었습니다.
아직 청소년이기에 책들은 ‘해리포터’ ‘모털엔진’ 등 청소년 소설이긴 하지만 저 또한 재미있게 본 책들이라 반가웠습니다.
거기다가 그림을 그냥 그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상상력과 미술기법을 조화시켜서 그려나가는 것이 참 똑똑한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드로잉에 대해서는 ‘똑같이 그리는 것’ 이란 생각을 했었는데 그게 아니구나 하는 것을 이번 책 [세상을 그리는 아이]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영국을 돌아다니면서 큰 얼개의 그림은 비슷하게 그리지만 그 뒤의 구름 표현, 그 앞의 사람들의 표현등은 재미있습니다. 같은 공간에 있는 사람이지만 신사는 크게 그리고 , 신문팔이 소년은 엄청 작게 그리기도 합니다. 대체로 표정없는 사람들로 그리기는 하지만 간혹 그 표정이 어떤 것을 의미하는 지 알게끔 표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구름의 경우는 색깔, 표현방법 등에 있어서 가장 큰 변화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여러 미술 기법들을 배우면서 이를 적용해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레오 박소훈은 세상과 소통합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다양한 화가들, 작가들과 소통하다보니 또 그들과 연결되어 다른 작가들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그가 그린 그림을 인스타에 올리면서 실제 그 그림의 장소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보고 연락하고, 그 그림들을 자신의 브랜드상징으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인터넷이 발달하지 않은 시대였다면 자신의 책상에서만 그리고 겨우 주변에서만 머물렀을 그림들이 ‘인터넷’을 통해 세상 어디서든 만날 수 있고 확장될 수 있다는 것은 또한 감사한 일입니다. 그리고 그 연결과정에서 ‘영어’는 필수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됩니다. (다시금 영어 공부를 해야만 하는 당위성을 찾았다고 해야 할까요..)
저희 아이도 그림을 그립니다. 이 친구는 ‘만화’쪽의 그림을 그리다보니까.. 사실 이러한 건축물, 배와 같은 섬세한 구도는 잘 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 친구도 매번 그림을 하나 그릴때마다 그 사람의 표정을 나타내는 것, 팔과 손을 묘사하는 것 등에 심혈을 기울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비슷비슷해보이는데 그렇지 않다면서 선 하나 하나를 표현하는데 최선을 다합니다. 비록 공부는 하지 않지만 그렇게 하나에 집중하여 자신의 열정을 표출한다는 것이 훌륭하다고 생각되어 저는 아이에게 공부를 강요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원하고 재미있어 하는 것을 하라고 ‘드로잉북’과 ‘디지털 패드’를 사주었습니다. 박소훈 작가처럼 매일 5시간 정도 .. 어쩔때는 그 이상을 그림을 그리며 지내는 아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