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목소리, 빛나는 책장 - 도쿄 독립 서점 Title 이야기
쓰지야마 요시오 지음, 정수윤 옮김 / 돌베개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떤 책인가요?

쓰지야마 요시오씨는 도쿄의 독립서점 [Title]의 대표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서점 주인이겠지요. 임진아 작가가 누군가의 마음을 반드시 밝게 비춰주는 곳 서점 "Title"은 도쿄 오기쿠보에 있는 지은 지 70년 정도 된 독채이며 역에서도 먼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저자는 처음 서점을 열때 걱정합니다.

"과연 이렇게 외진 곳에서 장사가 될까?"

하지만 지인으로부터 "쓰지야마씨가 깃발을 꽂은 곳이라면 다들 좋아하지 않을까요"라는 말을 듣고는 이곳에 서점을 열기로 결정합니다.

"새로운 상점이 생긴다는 것은 0에서 1이 되는 일이다. 어디에 서점을 열든 우선은 깃발을 꽂아야 한다. 이 세상 어딘가에 나의 깃발을 내걸고, 바람에 펄럭펄럭 나부끼게 하자..."

이 책 [작은 목소리, 빛나는 책장]은 서점 깃발을 꽂은 이후 쓰지야마씨가 어떠한 마음으로 서점을 운영해왔고, 어떠한 손님들을 만났고, 어떠한 마음으로 서가를 정리했는지를 담담하지만 개성 있는 필체로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시대를 바꾸었다는 '코로나' 시대를 겪으면서 어떠한 변화들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합니다.

서점에 대한 막연한 동경심과 로망이 있었기에 이야기 한편 한편이 다 소중하게 여겨졌습니다. 우리나라와는 조금 다른 서점 문화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아직 우리나라의 독서율이 올라가려면 많은 것들이 필요하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또한 막연했던 저의 꿈 '서점 주인'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서점에 들여놓은 책 구성도 로고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틈과 불순물이 섞이면서 전체적인 톤을 이루고 있다. 같은 취향이나 장르로 정돈된 서점은 어뜻 보기에 아름답지만, 거기 내포된 사고의 폭이 좁아져서 다시 찾고 싶다는 기분이 들기 어렵다. 로고를 보는 것 만으로도 그 배후에 있는 서점 만들기 철학까지 직관한 요리후지씨가 대단한 디자이너라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과연 저는 어떤 철학을 담은 서점을 만들고 싶을까요? 아니 그전에 어떤 철학을 담은 서점을 만들고 싶어하긴 한걸까요?

아무 생각없이 그저 책이 좋아서 책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고 그 일 중 하나로 '서점'을 생각했던 저와는 달리 자신의 철학을 녹여내어 로고를 만들고 서점을 운영하고, 서가를 정리하는 쓰지야마 요시오씨.

그렇기에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그저 신변잡기의 이야기가 아니라 철학이 담겨 있고, 성찰이 담겨 있는 이야기들입니다.

여러 이야기들 중 '빈곤에 대하여'란 이야기에 있어서는 다음 내용이 인상적입니다.

"그런 까닭에 '들어본 적 없는 책이라서' 하고 미지의 책에 손을 대지 않게 되면, 그 사람에게 보이는 세계는 점차 좁아진다. 이는 그야말로 갈수록 일상 곳곳에서 드러나는 모습이다. 사회가 경제나 효율을 우선시하고 거기 포함되지 않는 것을 잘라낸 결과, 사람들의 사고가 단순화되고 있다. (...) 책의 세계에서 쉽고 편한 성질만을 가져오려 한다면 인간의 정서를 건드리고 읽는 이를 뿌리부터 뒤흔드는 책은 경시된다. 그 대신 이해하기 쉽고 수월한 책만 수요가 늘어난다. 간단히 얻은 지식은 쉽게 잊히며, 독자의 내실을 넓혀주기 어렵다. 편리하지만 빈곤한 사회 현상에 책을 둘러싼 세계도 휩쓸리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결국 저자가 말하는 빈곤은 '돈의 빈곤'이 아닙니다. 경험의 빈곤이고 철학의 빈곤이며 사고의 빈곤입니다.

간단히 편하게 쉽게 쉽게에 매몰되어 더이상 사고하지 않고, 고민하지 않는 경험과 지식들에만 함몰되는 사회.. 이러한 사회속에는 빈곤한 지식인들만이 넘치게 될 듯 합니다.

💬읽고 나니 어떤가요?

"과연 나는 서점을 여는 게 맞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진짜 내가 책을 통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서점을 내기에 앞서 '큐레이팅'에 대해서 좀더 공부하고 훈련해야겠습니다. 책 중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인간은 시간을 들인 일만이 몸에 밴다. 물론 그것이 인생에 도움이 되는지 아닌지는 살아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과연 그동안 내가 시간을 들인 일이 무엇일까요? 그 일이 당장 서점을 한다고 했을 때 적용이 가능할까요?(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제가 시간을 들여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바로 큐레이팅입니다.

서점을 하게 된다면 누군가에게 좋은 책, 맞는 책을 선정해줄 수 있는 그런 능력..

그 능력을 키워나가기 위한 독서를 앞으로는 의식적으로 계획적으로 추진해나가야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