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내가 아무것도 모른다고 가정해보자
소크라테스 문답식 대화 연습을 위해서는 '자신이 확실히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문해야 한다고 합니다. (제가 소크라테스 대화편들을 읽으며 여기서 여럿 깨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다시 말해 자신의 생각은 확신하지 못한다는 것이고, 자신이 무지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고 할때 질문이 터져나오는 것이지요
저자는 소크라테스의 문답식 대화를 훈련하고 싶다면 데카르트를 통해서도 영감받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먄약 의심하기 위해서 당신의 모든 확신을 되짚어보면 거의 확신할 수 없다는 사실이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질문하고자 하는 순간 의심해야 합니다!! 무엇을 절대적인 사실로 확신하는지. 그 확신이 '정말 사실일까'라고 말이죠.
6️⃣연민하되 공감하지 마라
공감은 좋은 것이라고 배웠는데 공감하지 말라니.. 저 포함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공감에 호의적입니다. 그러나 공감은 거리를 유지하고 도덕적이고 객관적인 질문을 던져야 할 때는 최악의 적이라고 말합니다. [공감의 배신]을 쓴 폴 블룸 교수는 '좋은 사람이 되고 좋은 일을 하고 싶다면 공감은 나쁜 상담자'라고 이야기합니다.
즉 사람들은 자신과 닮은 사람, 자신이 속한 사회 집단의 사람들에게 더 크게 공감하는데 이렇듯 공감이 엄청나게 편향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도덕적 판단처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야 하는 상황에서 공감은 오히려 나쁜 결과를 도출하게 됩니다 .도덕적 판단은 공감이 아니라 합리적 성찰을 통해 얻어야 하는데 '공감'한다고 해서 편향된 결론으로 도출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우리나라의 몇 몇 법제도가 생각이 납니다.
블롬은 정서적 공감의 대안으로 비공감적 연민 또는 공감하지 않는 연민을 주장합니다. 거리를 적절히 두고 도움과 지원을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이야기에 덜 끌려다니고 상대방의 말을 더 잘 듣고 분석할 수있다고 말합니다.
소크라테스의 문답식 대화는 '공감 제로 상태'로 질문합니다. 거리를 유지하고 비판적인 질문을 하려면 공감하고 함께 고통을 느끼는 성향의 스위치를 꺼야 합니다. 공감 제로 상태는 감정과 표현을 확정하거나 부정하지 않는 능력입니다. 토론 중에 감정적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이 '공감제로상태'인 듯 합니다.
공감제로 상태 훈련을 위해서는 상대방의 감정 표현에 대해 공감하거나 나의 감정을 확인하지 말고 '침묵'을 지킵니다. 그리고 다시 그 상황에 대해 질문을 하고 또 침묵하고 다시 또 질문합니다. (아마 감정적 동조를 원한 상대방은 짜증을 낼지도... )
7️⃣상대가 짜증을 내도 마음에 담지 마라.
그래서 바로 이어서 짜증을 내도 마음에 담지 말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대화의 목적이 무엇이냐입니다. 소크라테스의 문답식 대화는 서로 끝없이 질문하면서 함께 지혜에 도달하는 방법입니다. 다른 사람을 설득하거나 다른 사람의 의견을 옹호하려고 논의하는 게 아니라 생각속에 숨겨진 전제와 지혜를 찾아내어 '무엇이 어떻다는 것인지'를 공개적으로 탐구하는 일입니다. (그러고보니 제가 하고 있는 필로어스 철학토론이 추구하는 바입니다)
생각속에 숨겨진 전제 그리고 그 지혜를 찾아가는 과정이 대화를 통해 이루어져야 하는데 여기에 감정이 끼어들어서는 안될 것이고, 여기에 설득이 들어갈 필요도 없습니다. 그저 우리가 미처 모르고 있던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이니까요.
소크라테스의 문답식 대화에서 중요한 부분 중 하나로 논박 혹은 수줍음, 수치심을 의미하는 '엘렝코스(Elenchus)'가 있습니다. 이 개념은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던 뭔가에 대해 다른 사람이 반박할 수 있고 그래서 당혹스러워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모든 것을 확실히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소크라테스는 이 생각에 의문을 던집니다. 우리가 질문하는 자세를 발전시키고 명백한 사실을 질문할 때마다 상대방의 이야기에서 모순을 발견하고 상대방은 '엘렝코스'를 느끼게 될 것입니다.
소크라테스의 문답식 대화는 종종 '모르겠다'는 의미의 '아포리아(aporie)'로 끝납니다. 질문은 여전히 질문으로 머물고 만족스러운 답변은 하나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소크라테스 문답식 대화의 목표는 답을 찾는 게 아닙니다. 대화에서 찾은 모든 '답변'에 대해 계속 질문하는 것입니다. 더 많은 질문을 해야만 생각이 계속 움직이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