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愛 물들다 - 이야기로 읽는 다채로운 색채의 세상
밥 햄블리 지음, 최진선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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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색감이 좋다거나, 색에 민감한 편은 아닙니다. 빨주노초파남보 일곱색깔 무지개를 아는 정도라고 할까요? 그런데 이번에 리드리드에서 출판한 [컬러애물들다]를 보면서 색깔의 엄청난 세계를 알게 되었습니다.

색이 우리들의 삶에 있어서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었는지

특정 색채가 가지는 의미가 단순 색깔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는 것까지..

정말 알아두면 쓸모 있는 여러가지 색에 얽힌 교양과 상식을 소개해주는 책 [컬러애 물들다]

처음에 저자가 왜 이러한 책을 썼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색에 대한 글이라는 것이 생소하기도 해서 저자가 화가나 이런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인가 했는데.. 역시나, 그래픽 디자인 회사의 창업자이며 <뉴욕타임스>와 <타임>에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는 분이었습니다. 컬러스터디라는 웹사이트도 운영하고 있는 분이라.. 당연히 색에 대한 관심이 다른 사람보다는 많을 터..

자신이 아는 분야에 대해서 정보를 전달하고 새로운 지식을 알려주는 것은 중요한 글쓰기 중 하나입니다.

자신의 감정을 토로하고, 타인의 감정을 건드리는 책도 좋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런 담담하게 지식과 정보를 전달해주는 책이 훨씬 읽기 편합니다.

이 책은 정말 컬러와 관련해서 어떻게 색깔의 이름이 붙었는지 색과 연관된 재미있는 역사가 무엇이 있는지에 대해서 각 색깔별로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전해줍니다. 개인적으로 '색깔의 역사'라고 보는 것도 재미있을 거 같습니다.

색깔의 역사 중에 '백악관'이라는 이름과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대통령 관저는 1792년 지어지는데 건물 외벽의 자재로 사암을 사용해 신고전주의 양식으로 건축합니다. 외관에는 석회로 된 백색 도료를 표면에 칠하였는데 주변 빨간 벽돌 건물들과 대조되는 흰색 건물 외관으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백악관'이라는 별칭으로 불리게 됩니다.. 그러다가 1814년 영국군이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 를 점령하고 '대통령의 관저'도 태워버립니다. 영국군의 퇴각 이후 미국은 '대통령의 관저'를 복구하며 검게 그을린 자국을 지우기 위해 외벽을 흰색으로 칠합니다. 그로부터 백년 뒤, 루스벨트 대통령이 대통령 서한에 'White house-Washington' 이라는 문구를 새기라고 지시한 이후부터 별칭에서 정식 명칭으로 '백악관'이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청와대'는 2층 화강암 석조에 청기와를 덮어 청와대라고 부르고 있는데요, 그 역사를 살펴보면 일찍이 고려시대 남경으로서 별궁이 있던 터였다가 조선시대에는 궁궐 후원의 역할을 합니다. 그 후 일제의 조선총독부가 경복궁 안에 청사를 신축하면서 총독 관저를 이곳에 짓는데. 청와대 본관은 바로 이때 건축된 것입니다. 광복 이후 미 군정이 시작되며 군정 장관의 관저로 사용되었으며,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대통령 관저로 사용되며 '경무대'라고 불렸습니다. 그 후 1960년 4.19 혁명 후 민주당정권이 들어서고 윤보선 대통령이 취임하며 '경무대'에서 '청와대'로 명칭을 바꿉니다. '청와대'가 원래 '총독 관저'로 사용되었다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는데 조금 충격입니다. 일제 청산을 외치면서 왜 '이 건물'은 그냥 사용한 것일까요?


색깔과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들은 감정과도 연결이 됩니다. 색깔일 뿐인데 그게 무슨 감정, 심리와 연결될까 싶지만 실제로 '색'에 따른 느낌, 감정은 놀라울 정도로 정확합니다. 특히 '빨간색'이 주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콜로라도 대학 소속 사회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빨간색 잉크'는 경고, 분노, 주의, 당혹감과 같은 단어들로 연결되고, 빨간색으로 지적을 받게 되면 학생은 위축될 수 있다고 합니다. 이에 빨간 색 잉크가 아닌 '초록색'이 대안으로 떠오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보고서 수정을 받을 때 '연필'로 수정을 받은 것과 '초록색' 플러스펜으로 받은 것, '빨간색' 플러스펜으로 받은 것. 세가지 중 '빨간색' 플러스펜으로 지적 받을 때가 가장 위축되고, 실수가 많은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제 책상을 보니, 저도 후배들의 보고서를 수정할 때 '빨간색'을 무의식중에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제 딴에는 잘 보이니까 잘 수정하라는 의미였는데 그것을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마음에 새겨질 수 있으니.. 바로 '빨간색' 플러스펜은 치우고 '파란색' 플러스펜으로 채워놓았습니다.

저자는 아직 '색'에 대한 심리학적 연결고리, 사회학적 의미 분석등은 활발히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단계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마켓팅에서는 분명히 색깔별로 주는 효과가 분명하기에 '효과'를 노리고 색을 사용하고 있고, 그로 인해 '색'에 대한 이미지가 점점 더 강하게 수립되는 것 같습니다. 최초 무지개 색깔이 '퀴어'라는 의미를 부여하기 전까지는 그저 무지개 색일 뿐이었는데 '퀴어'와 연결된 이후는 그 이미지로만 느껴지는 것처럼 말이죠.

색은 그렇게 원래 가진 속성에 사회에서 부여한 의미가 더해지며 '색깔'이 되어가는 것은 아닐까요?

읽는 내내 배우는 재미가 있었던 '컬러애 물들다' 출판사 지원으로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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