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픽션 - 과학은 어떻게 추락하는가
스튜어트 리치 지음, 김종명 옮김 / 더난출판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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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를 하다보면 종종 '과학 저널'에 나왔는데 "00"을 먹으면 살이 빠진대' 라는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다이어트뿐만 아니라 건강 상식, 물리 상식 등 사회 전반적인 부분들에 대하여 '어느 어느 저널'에 등록된 이야기라고 한다면 그 주장은 신뢰가 어느 정도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설마 그 저널이 '검증'도 안해보고 그 주장을 저널에 실었겠어? 라는 생각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종종 뉴스에 우리나라 과학자의 논문이 '네이처'지에 실렸니 '어느 어느 유명 저널'에 실렸니 하면서 기사를 내기도 합니다. 무슨무슨 인명사전에 등록되는 것만큼이나 유명 저널에 실리는 것은 과학자, 사회학자들에게는 자신의 성과에 대한 인정을 받는 것과 같습니다. 성과에 대한 인정으로서 '저널'에 등재되는 것은 중요한 평가기준입니다.

그런데 그 저널에 등재되는 것이 우리들의 생각보다 '검증'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거.. 충격입니다.

사실 우리나라에는 이와 관련된 큰 사건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황우석 교수의 사기사건입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2004년 황우석 교수는 인간배아를 성공적으로 복제했다는 논문을 <사이언스>에 발표합니다. 다음 해 같은 저널에서는 그 해당 배아들로부터 최초의 인간 복제 줄기세포 라인을 만들어냈다고 보고합니다. 줄기세포는 무한히 증식할 수 있다는 것 외에도 어떤 세포로도 변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만능 세포'입니다. 황 교수가 논문을 위해 만든 11개의 복제 줄기세포 라인은 사람들의 손상된 조직을 고치고, 다치거나 병든 장기를 재생하는 개인 맞춤 줄기세포 치료의 가능성을 의미하는 획기적인 사건이었습니다. 같은 해 황우석 교수는 세계 최초로 스너피라는 사냥개의 복제견을 탄생시킵니다. 당시 우리나라는 황우석 열풍이 불었습니다. 언론에 매일 매일 언급되는 것은 물론이고, 2005년 그의 연구를 기념하는 특별 우표까지 발행합니다.


생각해보니.. 참.. 온 나라가 미쳐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어마어마했던 황우석 열풍은 내부 고발에 의해 진실이 밝혀집니다. 각기 다른 환자에서 채취한 개별 세포라인이라던 두 장의 사진이 사실은 같은 사진, 즉 조작된 사진이었습니다. 실제 세포라인은 11개가 아닌 2개를 만들었으며, 복제 배아에서 나온 것도 아니라는 것. 그런데 그 당시를 생각해보면 단순히 황교수의 사기사건으로 그친 것이 아니라 황교수를 옹호하는 집단과 비난하는 집단으로 나뉘는 분열이 일어납니다. 이미 그를 너무나 숭배했던 사람들은 부정적인 기사를 게재한 언론사의 사무실에서 항의하고, 그를 옹호하는 수천 개의 게시물로 신문사 홈페이지를 도배하기 까지 합니다. (이것은 우리나라 국민들의 특징일까요? 왜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신과 생각이 다른 것, 자신의 생각이 틀릴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 납득하지 못하고 이렇게 까지 반발하는 것일까요? 자신의 믿음 체계가 흔들리는 것에 대한 어떠한 불안감을 느끼는 것일까요? ? )

실제 황우석 박사의 연구 중 복제견 스너피는 진짜 복제견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미 황우석 박사에 대한 신뢰는 바닥 아니 지하로 떨어진 상태.. 과연 그가 다시 회복할 수 있을까요?

문제는 이러한 과학저널 속 오류들이 생각보다 만연해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은 몰라서라기보다 의도적으로 자신들의 연구 결과를 조작하거나 편향시키거나, 실수함으로써 엉터리 연구결과를 만들게 됩니다. 이러한 오류들이 일으키는 문제들 중 가장 심각한 것은 이로 인한 '신뢰'를 무너뜨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책에서도 언급된 백신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것. 마치 언론에서 허위 보도를 해놓고 아님 말고~ 라는 식이 된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첫 기사에서 받은 인상을 지우기 위해서는 부단히 많은 반대 기사를 읽어야만 자신의 생각을 수정하게 됩니다.

그래서 첫 기사, 첫 전달이 제대로 된 전달이 되는 게 중요합니다.

저자는 결론적으로 지금의 과학 출판 시스템이 각성하고, 더 정교하고 치밀하고 세심학, 냉철하고, 사심없이, 정직하게 평가를 해서 '논문'을 실어야 하고, 출판을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래야만 과학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 당장의 인기, 지금 당장의 유행을 위해서가 아니라 정말 장기적인 안목으로 제대로 된 진실을 향해 나아가는 것.. 과학 뿐만 아니라 지금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필요한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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