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인의 아편 세창클래식 14
레몽 아롱 지음, 변광배 옮김 / 세창출판사(세창미디어)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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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인의 아편 / 레몽 아롱 / 세창출판사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지원받아 읽은 책입니다.

이데올로기의 시대는 끝날 것인가?라고 질문을 던지며 저자는 보부아르의 작품 [레 망다랭]이 공쿠르상을 받은 이야기를 꺼냅니다. 읽은 책이어서 새삼 반가웠습니다. 그러면서 책에서 풍기던 이데올로기적 요소들을 이야기하는 것인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년 또는 수십년 동안 대중이나 사상가들의 상상력을 사로잡았던 모든 이데올로기가 이제는 몇 개의 지도적 이념을 가진 단순한 구조로 수렴되고 있다고 말합니다. 좌파의 낙관주의는 이성의 힘에 대한 찬미, 과학을 산업에 적용하면 인간사회의 질서와 개인들의 삶의 조건이 바뀔 수 있다는 신념 등에 의해서 생기고 유지되었노라 말합니다. 이데올로기 자체를 생각해본적이 없어서 내용 자체가 신선했습니다.

문득 SF소설 중에서도 강한 공산주의의 향기를 풍기던 책들이 생각납니다. 미래에 대한 디스토피아적 관점과 유토피아적 관점들이 서로 교차하면서 보여지는 모습들. 그 중에서도 지식인들의 종교라고 말하는 공산주의.

저자는 공산주의가 합리주의적이고 낙관주의적 철학의 극단적인 형식이자 단호한 해석을 보인다고 말합니다. 서구의 정치적 희망을 일관성있게 보여주는 표현이 바로 공산주의였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지식인들이 얼마나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져있는지에 대한 일침을 가합니다.


책의 제목을 [지식인의 아편]이라고 한 것도 다 이러한 맥락입니다. 역사 속에서 중국인들이 아편으로 인해 결국 망했던 것처럼, 지식인들도 아편처럼 빠져들게 만드는 것이 있으니.. 이것이 바로 이데올로기의 매력인듯합니다. 실제 제목에 포함된 '아편'은 마르크스의 '종교는 민중의 아편이다'라는 문장에서 차용했다고 합니다.

분열의 시대에 수백 만명의 인간들이 익숙한 환경을 상실할 때, 국가의 독립이나 사회주의 건설에 가담한 투사들에게 헌신, 규율 정신, 희생의 의미를 불어넣는 광신주의가 출현한다고 합니다.

이 책은 1955년에 프랑스의 칼만레비 출판사에서 처음 출간한 책으로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영향력있는 100권의 책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20세기 프랑스의 '인텔리겐치아'를 양분하고 있는 레몽 아롱은 사르트르와 함께 고등 사범학교를 나왔다고 합니다. 당시 프랑스의 '인텔리겐치아'는 독일에 협력했던 페탱 원수를 지지했던 극우파 지식인들, 아롱, 말로, 모리아크 등이 포진되어 있던 온건 우파지식인들, 사르트르, 메를로퐁티, 보부아르, 카뮈 등이 포진하던 온건좌파 지식인들, 프랑스 공산당(PCF)구성원들이 주축을 이루었던 극좌파 지식인들 이렇게 4 부류로 나뉜다고 합니다. 이 중 프랑스 '인텔리겐치아'의 헤게모니를 장악한 자들은 좌파에 속한 지식인들인데 2차 세계대전에서 소련의 역할과 프랑스 공산당의 레지스탕스 운동에서의 적극적 활동 덕분일 수 있다고 합니다.

참여적 방관자'의 길을 걸었던 아롱. 주위에서 발생하는 현상들에 '정열'을 앞세우면서 참여하는 지식인이 아니라 그런 현상들에 대해 오히려 거리를 두면서 '이성'으로 냉철하게 분석하고 이해하고자 하는 지식인의 길을 가고자 합니다. 그래서 아롱은 이 책에서 냉전 시대를 살아가던 프랑스의 많은 지식인들이 마르크스주의에 대해 보내는 맹목적 지지와 신봉의 원인과 실태, 그 문제점을 파헤칩니다.


중심적으로 마르크수 주의를 신봉하는 좌파 지식인들이 내세우는 프롤레타리아의 해방의 신화는 이와 같은 관념적 해방과 현실적 해방을 혼동한 데서 기인하는 허구라고 아롱은 말합니다. 사실 이번에 한 번 읽었다고 해서 아롱의 사상을 다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이러한 독서를 통해 무엇보다 새로운 생각의 물꼬를 텄다는 사실이 참 좋습니다. 독서카페 리딩투데이를 통해 읽게 된 책인데 덕분에 많은 사고의 확장을 가져온 듯 합니다. 뇌를 말랑말랑하게 만들어주는 이 책 정말 매력적입니다.

** 이런 분들께 추천해요 **

1) 프랑스의 사회학 역사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고 싶은 분

2) 샤르트르를 조금 알고, 좋아하시는 분

3) 배우는 것 자체가 좋은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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