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의 언어
이야기의 한 축이 되는 것으로 등장하는 것이 바로 아이들의 언어입니다. 사람들은 밀림에서 나타난 아이들이 하는 말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들만이 소통하는 언어가 있는데 문제는 그 언어가 소통을 위한 것인가? 아님 단순 재미에 의한 것인가?에 대한 논란입니다. 사람들이 아이들의 언어를 이해하기 위해 우왕좌왕 하는 사이에 세상 모든 것의 이름을 하나하나 바꾸고 있던 아이들. 그들은 언어를 통해 새로운 세상을 창조해나가고 있었던 것일까요?
화자는 자신들이 아이들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한 것에 대해 만일 이해했더라면? 이란 화두를 던집니다.
"우리가 그 아이들의 말을 다 알아들었더라면, 모든 문제가 더 쉽게 풀렸을까? 그보다 우리가 이해할 수 있도록 그 아이들이 좀 더 노력했더라면 어땠을까?"
매개체가 되는 것은 언어였지만 실제로는 아이들과 산크리스토발의 주민들이 가지는 거리, 괴리감을 말하는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이 소설이 재미있는 것 중의 하나가 '파리 대왕'이 3인칭 전지적 시점에서 서술되는 것에 반해 '1인칭' 화자 시점으로 전개된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화자는 산크리스토발의 주민도 아니고, 아이도 아닌.. 어찌보면 가장 제 3자에 가까운 인물입니다. 왜 하필 저자 안드레스 바르바는 화자를 이렇게 설정한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