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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 개의 날 1
김보통 지음 / 씨네21북스 / 2021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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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싶지 않았습니다.
아니 읽고 싶었습니다.
읽게 되면 군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보게 될 것 같아서 두려웠습니다.
한편으론 탈영병들에 대한 시각이 어떠한지 궁금했습니다.
혹시 내가 모르는 용사들의 어려움이 무엇인지 알수 있지 않을까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한번 읽어봤습니다.
솔직히 지금 군대의 모습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데 ..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도 이런 부대가 있다고? 내가 있던 부대는 이렇지 않은데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전부일 수 없다는 생각에 조금 더 열린 마음을 가져보자 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책의 여러가지 내용 중 '일종의 침팬지 수용소'라는 표현이 격하게 가슴에 남았습니다.
한번도 이러한 공간일거라고 생각못했는데...
저자는 말합니다. 군대를 일종의 침팬지 수용소라고 말이죠.
"특수한 목적을 위해 또래의 수컷 침팬지들을 모아놓은 수용소"라고 합니다.
야생의 침팬지들은 언제일지 모를 결전의 날을 준비하며 훈련에 임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는 침팬지 공동체를 위해 희생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문제는 무수한 비논리들이 특수한 상황이라는 명목 아래 무시된다는 것입니다.
상급자의 지시가 절대적인 조직이기에 지시의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없고, 논리적 비판이 존재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상식이라는 것이 의미를 잃게 되고...
그럴 경우 수용소를 관리하는 관리자 침팬지들은 이를 알고 있지만 개입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나는 정말 마을을 지키기 위해 이곳에 있는 것일까?"
솔직히 지금의 군대는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고, 그것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창구가 있고, 논리적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관리자들이 문제를 인지하면 적극적으로 개입하고자 합니다.
웹툰에 등장하는 그 수사관처럼 자신의 진급을 위해, 혹은 자신의 안위를 위해 보고도 못본 척 하는 일은 없습니다.
등장했던 행보관 처럼 군용품을 자신의 집으로 빼돌리거나, 병사들을 주는 것을 회피하는 경우도 전 본적이 없습니다.
혹 제가 모르는 그런 곳에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는 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가 있는 장소에서는 그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확신합니다.
그런데... 또 이런 생각이 듭니다. 혹시 나만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지금 우리 부대원 중에 누군가는 등장인물들처럼 차라리 죽는게 낫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정말 말도 안되는 일로 가혹행위를 당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순간 섬뜩해졌습니다. 나만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후루룩 읽어나갔지만 그 이상의 여파가 남았던 책 DP 개의 날..
왜 하필 개의 날이었을까요? 개라는 것이 헌병을 비하해서 한 말이었을까요??
사실 같은 군인이면서도 '헌병'이 하는 일에 대해서는 잘 모르거나 익숙하지 않아 정말 이런 군무이탈체포전담조가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일을 하는 군인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것처럼 저도 몰랐습니다.
혹 이 책을 보고 군대가 모두 이렇다는 오해들은 하지 않기를..
그리고 또한 관리자인 군인들은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군대 안에 모르고 있는 것들이 있을 수 있다는 사고를 가질 수 있기를..
넷플릭스 드라마 DP의 원작으로 더욱 유명해진 [DP 개의 날]
네이버 대표 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지원받은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리뷰를 작성해보았습니다.
다른 책들보다 유난히 더 마음을 울리고 생각이 많았던 책인만큼 오래오래 여운이 남을 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