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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호랑이 책 - 그 불편한 진실 ㅣ 특서 청소년 인문교양 12
이상권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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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안 읽어도 됩니다. 불편한 진실을 알고 싶지 않다면 말입니다.
이 책은 정말 불편한 진실입니다.
그동안 그냥 무섭지만 귀엽다고 생각했던 호랑이에 대해 그리고 우리나라 산과 들에 살고 있던 야생동물들에 대한 우리 조상들의 이야기입니다.
호돌이, 백호를 통해 귀여운 이미지로만 생각했던 호랑이의 무서움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인간과 함께 공존하던 생명체에 가했던 우리 인간들의 잔인함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읽는 내내 정말 불편했습니다.
우리 조상들이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왜 인간들은 어쩜 이렇게 '인간'밖에 모르는지..
그 욕심과 모순적 태도들이 책을 덮는 그 시간까지 너무나 불편했습니다.
저자는 호랑이에 대해서 세사에서 가장 자유로운 영혼이라고 말합니다.
나라를 만들거나 도시를 만들지 않고, 심지어 가족도 만들지 않는다고 합니다.
수컷은 암컷을 만나 연애할 때만 같이 생활하고, 아내가 임신하면 또 다른 사랑을 찾아 떠납니다.
(이거 바람둥이 아니야.. )
밝은 시간은 인간들이 그리고 어두운 시간에는 호랑이가 중심이 되어 생활했습니다.
그렇게 한반도에서는 인간과 호랑이가 일정하게 거리를 두며 살아갔습니다.
그런데 조선시대가 되면서 백성들이 늘어나고 사람이 살 땅이 필요해지자.. 조금씩 호랑이의 영역을 넘보기 시작합니다. 평화롭게(?) 살던 호랑이의 터전을 건드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러면서.. 이전에는 어쩌다 한번씩 만나게 되는 운 나쁜 동물이었던 호랑이가.. 이제는 "호환"이라고 하여.. 호랑이에게 죽임을 당하는 것이 빈번해졌습니다.
그런데 그 빈번함에는 먼저 인간들이 호랑이를 공격한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호랑이와 전쟁하기 위해서 특수부대가 만들어지고,
호랑이의 가죽, 호피를 세금으로 바치게 하고,
15세기 초 농지가 80만결에서 16세기에는 179만결로 늘어나는 등 2배이상 증가했다는 것은 그만큼 호랑이와 같은 야생동물들의 터전이 사라졌다는 소리입니다.
그동안 그저 인간 위주로 성장했구나 발전했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 그것이 아니었음을 이번 책을 통해서 깨달았습니다.
우리의 편리함, 편안함 뒤에는 어느 생명체의 빼앗긴 편리함, 빼앗긴 편안함이 있었던 것입니다.
조선왕조실록에 17세기에 호환이 가장 심했다고 기록된 이유는 그만큼 17세기에 호랑이의 수난시대였음을 보여줍니다. 이때의 호환은 아낙네가 장에 가다가 호환을 당하기도 하고, 어린 소녀가 산 밑에서 나물을 캐다가 사라지기도 하고, 꼴을 베던 소년이 사라지고, 논밭에서 일하던 농부들도 사라지기도 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나라에서 더 심하게 '호랑이'를 잡는 일에 나서게 되고, 결국 한반도는 호랑이들에게는 저주의 땅으로 변하게 됩니다.
책을 읽으면서 너무나 안타까웠던 것은 당시 시대를 살아가던 우리 조상들의 우둔함입니다.
왜 우리 조상들은 지금 함께 살고 있는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모르는 것일까요?
왜 우리 조상들은 미래를 생각해서 보존해야 한다는 것을 몰랐던 것일까요?
같은 시대를 살아가던 일본인들은 알았는데 우리들은 왜 몰랐던 것일까요?
그런에 이 알지 못함이 과연 과거에만 그랬던 것일까요?
지금 우리도 무언가를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고 없애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최근에 과거의 건축물들을 발전이라는 이유로 무작정 없애버리고 하는 것들이 결국 우리의 소중한 역사를 잃어버리는 것은 아닌지..
문득 예전에 남대문 방화 사건이 생각납니다.
이렇게 함부로 문화재를 대하는 것 또한.. 무언가 잘못된 국민성은 아닌지..
한반도의 호랑이의 수난과 박탈의 역사를 이야기 한 [위험한 호랑이책]인데...
더 나아가 우리 주변의 소중함을 돌아보게 만들어 준 정말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를 통해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