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이브 취향 채석장 시리즈
아를레트 파르주 지음, 김정아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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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심차게 시작한 [문학과 지성사]의 채석장 시리즈.

처음으로 펼쳤던 무대는 읽으면 읽을수록 이해가 안되는 신비함을 저에게 안겨주었습니다.

‘ 난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읽었으니 괜찮을거야 ‘ 자신하며 시작했던 [자본]에 대한 노트.. 는 완독은 했으나 아직까지도 서평을 제대로 못쓰고 있습니다.

세번째로 도전했던 [아카이브 취향]

아카이브가 뭐지? 하는 것때문에 시작부터 떨면서 했기 때문일까요?

그나마 세 권 중에서는 제일 읽기도 편하고 수월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아카이브는 쉽게 말해 어느 한 시대에 남겨진 모든 기록들입니다.

책이 아니더라도 남겨있는 광고포스터, 쪽지, 형사재판기록, 심지어 낙서들까지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아카이브 기록을 왜 보는 것이지?

이 사람들은 굳이 아카이브 열람을 어렵게 어렵게 하는 이유가 뭐지? 했는데

뒤로 가보니.. 아 역사가들입니다.

그제서야 처음부터 뭐하러 18세기 기록들을 들춰보는 것이지 하고 의구심을 가졌던 것이 해소가 되었습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근데 저자가 누구지 하고 보니..

역사학자였습니다.

자신이 어떻게 자료를 수집하고 그 자료를 해석하는지 그 과정에서 아카이브 기록들은 어떻게 쳐다봐야 하는 지를 남긴거였습니다.

역사는 소설이 아니다.

과거의 삶들을 글로 되살리기 위해 아카이브를 선택했다면 픽션을 쓰려고 해서는 안 된다.

저자는 책의 제목인 아카이브 취향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아카이브 취향은 아카이브에서 골라낸 하나에 머물러 있고 싶은 마음과

그렇게 골라낸 것들을 하나로 엮고 싶은 마음이다.

이 책을 보고나니 아무렇지 않게 생각했던 역사학자들의 역사 들여다보기 작업이 얼마나 고된 일인지 느껴집니다.

우리가 별 생각없이 읽었던 당시의 시대상을 이야기하는 문장 하나를 쓰기 위해서 그 역사학자는 얼마나 많은 자료들, 아카이브들을 확인하고 또 그것을 취향대로 골라내어 사용하기 위해 고민할까요!

이젠 역사책 하나를 보더라도 그냥 편하게 보기보다는 한권을 써내려가기 위한 그들의 노력이 생각날듯합니다.

또한 이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자신의 취향때문에 배제한 이야기들이 숨겨져 있는것은 아닐지도 들여다보게될 듯 합니다.

지성인으로서 교양을 쌓고,

무언가 생각하는 사람으로 거듭나고 싶어서 읽기 시작한 [채석장 시리즈]

정말 삽질을 여러번 해야만 간신히 하나 얻을 수 있을만큼 난해하고 어려운 내용들이지만 그래도 그 중에서 하나라도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음에 감사합니다.

추천합니다

1) 어려운 글 좋아하시는 분

2) 역사가가 어떻게 역사자료를 수집하는지 궁금하신 분

3) 얇은 책 좋아하는 분(다해서 168페이지)

비추천합니다.

1) 철학적이고 어려운거 딱 질색인분

2) 논지가 분명하지 않은 글 싫어하시는 분

3) 프랑스 작가 싫어하시는 분... (약간 프랑스 작가들의 글은... 회전목마 타는 느낌이 있습니다. 왔다리 갔다리 하는 느낌이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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