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와 사진으로 보는 제2차 세계대전 - 학살과 파괴, 새로운 질서 지도와 사진으로 보는 세계대전 2
A. J. P. 테일러 지음, 유영수 옮김 / 페이퍼로드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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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읽은 전쟁사 책이 제법 됩니다.

가볍게 접근할 수 있는 미술관에서 만난 전쟁, 최진기의 전쟁사

전쟁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더 직접적으로 볼 수 있는 박휘락의 전쟁, 전략, 군사입문

전쟁에 대한 이론과 깊이 있는 연구가 필요했던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 리델하트의 '전략론' 등

나름 전쟁이라면 다른 사람보다는 잘 알고 있다고 자부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책 [지도와 사진으로 보는 제 2차 세계대전]을 읽기 시작했을 때 당연히 90%의 내용은 알고 있는 것일테고

유명한 전투나 전역에 대한 사진이나 지도들이 있겠구나 라고 기대(?) 했습니다.

(전역 : 전쟁 구역)

헉..... 그러나 제 예상과는 전혀 딴 판의 책이었습니다.

이렇게 전쟁을 바라볼 수도 있는가!

완전 획기적인 시각이었습니다.

역사는 승자들의 기록이라고 했는데, 이건 뭐

"승리국, 너희가 승리하긴 했는데.. 니들이 이긴 게 니들이 잘해서 그런게 아니야."

이런 느낌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기존에 제가 읽었던 전쟁사 책들이

각 전투에서 일어난 일 (ㅁㅁ부대가 언제 공격을 개시했고, ㅇㅇ 부대가 어디로 기동을 했고, XX 부대가 거기서 어떻게 방어를 했으며 하는 식) 위주로 기술이 되어 있었다면..

이 책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이 책은 처칠의 고민과 선택에 대해, 루즈벨트의 고심과 결정에 대해,

히틀러가 가졌던 전쟁관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그 접근이 매우 신선합니다.

어떻게 보면 이 사람 히틀러 편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이건 좀 극단적 생각)

히틀러 편이라기 보다 당시 승전국인 연합국들의 지도자들, 정치가들에 대한 강한 비판을 합니다.

그는 추축국에 대해 그들은 자신의 한계를 알고 있었다고 말합니다.

무모하게 세계 대전을 일으키고 전쟁을 유지한 것이 아니라고 말이죠

히틀러는 영국이나 미국과의 전쟁을 적어도 향후 몇 년 동안은 결코 원치 않았다.

러시아 전쟁이 그가 스스로 선택한 유일한 전쟁이었다.

일본인들은 영국과 미국 혹은 심지어 중국과도 전쟁하기를 원치 않았다.

무솔리니는 아비시니아나 그리스보다 강한 어느 국가와도 전쟁을 원하지 않았다.

추축국 국가들은 그들에게 달갑지 않은 세계대전이 다가올 때까지 일련의 즉흥적인 소규모 전쟁을 하며 조심스럽게 앞으로 나아갔다.

[지도와 사진으로 보는 제 2차 세계대전] by AJP 테일러 (p.209) 중에서


매우 신선한 접근이었습니다.

그동안 2차 대전에 대해 전쟁광인 히틀러, 무솔리니, 야마모토 등에 의해 자행된 것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오히려 그들은 원하지 않았다니...

역사가인 테일러는 다른 테일러의 말을 빌어 이렇게 말합니다.

이제는 오래 전의 일이 되어 버린 과거의 사건들이 한때는 미래에 있었음을 잊지 않고 기억하기란 매우 힘들다.

 

단순한 전투나 역사적 사실의 나열이 아닌

과연 나라의 지도자들의 선택은 어떠한 책임을 져야 하는지를 저자는 말하고 싶었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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