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과 편견 - 풀컬러 일러스트 에디션 아르볼 N클래식
제인 오스틴 지음, 앨리스 패툴로 그림, 강수정 옮김 / 아르볼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당신은 당신 자신에 대해서, 세상일에 대해서 얼마나 잘 알고 있나요?

제인 오스틴이 만들어낸 베넷가의 사람들을 포함한 생기 발랄한 [오만과 편견] 속 거의 대부분의 등장인물들은

다 잘 알고 있다는 착각 속에 살아갑니다.

자신이 아는 것이 전부라는 착각인 것이지요.

그 착각은 처음부터 시작됩니다.

상당한 재산을 지닌 독신 남자에게 반드시 아내가 필요하다는 건 누구나 인정하는 진리다.

이제 막 이웃이 되어 그 남자의 감정이나 생각을 거의 모르더라도,

이 진리는 그 일대 사람들의 마음속에 워낙 확고하게 자리 잡혀 있어 사람들은

그 남자를 자기네 딸들 중 하나가 마땅히 차지해야 할 재산쯤으로 여긴다.

이야기의 시작은 결혼으로 시작해서 결혼으로 끝나게 됩니다.

그런데 그 속에는

오만한 자, 편견이 가득한 자,

지나치게 겸손한 자, 자기 의견이 없이 주변에 휩쓸리는 자,

현실에 타협하는 자, 현실을 전혀 모르는 자,

뻔뻔한 자, 이기적인 자,

자기애에 지나치게 충만한 자, 자기애가 너무 부족한 자

등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여 '결혼'이라는 카테고리 안에 묶이게 됩니다.


제인 오스틴은 제가 좋아하는 작가 중의 한 명입니다.

그녀의 작품은 지금 읽어도 전혀 고루함이 없는 톡톡 튀는 매력이 있습니다.

오늘날의 로맨스 장르 소설과 비교해도 전혀 뒤처지지 않는다고 생각됩니다.

무엇보다 인물들의 개성이 엄청나게 뚜렷합니다.

한 명의 인물도 겹치는 인물이 없고, 지루함이 없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 인물의 색깔을 그리다 보면 12색 크레용으로는 모자랄 지경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보게 된 [지학사 아르볼 N클래식]은 알록달록 색채까지 완전히 가미되어 있어 색감을 더 선명하게 만들어줍니다.

사실 제 가슴속의 엘리자베스와 다아시는 영화 [오만과 편견]의 키이라 나이틀리, 매튜 먹퍼딘으로 고정되어 있어서 처음 그림을 보고 '엑 이게 뭐야~'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책을 읽어가면서 점점 그림체가 눈에 익으면서부터 색상이 워낙 풍부하고 편안해서 읽기에 거슬림이 없습니다.


중간중간 위트 있는 소품들을 그려놓은 것들도 센스가 있습니다.

오만과 편견은 줄거리라던가 대략적인 내용은 아마 대부분 알고 있을 것입니다.

처음에 상대방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오해했던 남녀가 그 오해를 풀고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입니다.

그 오해를 야기한 것에는 본인의 태도, 각자의 집안이라는 배경, 주변 사람들의 소문들이 작용합니다.

인간관계라는 것이 어느 정도 서로 알고 이해하느냐에 따라 관계 맺기가 달라질 수 있는데

거기에는 본인의 솔직함과 개방성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됩니다.

온라인 관계 맺기가 활성화되어 있는 요즘 시대에는 더더욱

자신의 모습을 과장되거나 허위로 꾸미지 않고 솔직함을 드러내는 이들에 대한 호감이 높아지는 것도

이를 증명해 주는 것 같습니다.

소설에서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소품을 들자면 바로 편지입니다.

소설을 이끌어가는 것은 이야기 스토리와 함께 인물들이 주고받는 편지글들입니다.

그중에서도 저에게 각인된 인상적인 편지글은 총 3가지입니다.

먼저 첫 번째는 콜린스 씨의 편지입니다.

그나마 잔잔하던 베넷가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킨 콜린스 씨의 방문을 알리는 편지.

그 편지를 통해 새로운 인물인 콜린스 씨의 등장과 '명성'과 '형식'만을 갖춘 자의 어리석은 모습을 그려냅니다.

두 번째 편지는 정말 중요한 다아시씨의 편지입니다.

앞서 솔직함이 관계 맺기에 중요한 역할은 한다고 하였는데 만일 그날 아침 다아시씨의 편지가 없었더라면

과연 엘리자베스와 다아시씨는 서로에 대한 오해를 풀 수 있었을까요?

물론 그 편지 하나만으로 모든 것이 풀린 것은 아니지만 그 편지로 인해 엉켜버린 관계의 실타래가 조금씩 풀려나가기 시작했다고 생각됩니다.

세 번째 편지는 모든 문제의 시작 '리디아의 편지'입니다.

그녀가 얼마나 어리석고 자신만을 알고 있는지..

사람마다 이렇게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리디아의 편지입니다.

그나마 가지고 있던 '리디아'에 대한 동정의 마음이 뚝 사라지게 만드는 것도 바로 그 편지입니다.

너무나 유명한 소설 [오만과 편견]

언제 읽어도 재미있는 소설 [오만과 편견]

인간이 가진 허영과 자만심, 그리고 관계 속에 숨겨져 있는 인간 본성을 위트 있게 풀어낸 오만과 편견

이번에 출판사 지원으로 정말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이런 분들에게 추천해드립니다.

1) 달달한 연애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 난 로맨스 소설이 좋아하시는 분.. 실망하시지 않을 겁니다.)

2) 고전문학을 읽고 싶으신 분( 고전 문학 중에 가장 접근성이 좋은 소설입니다)

3) 영화 [오만과 편견]을 재미있게 보신 분. 영화에서보다 더 다아시가 사랑스럽게 다가옵니다. (저한테는 영화보다 소설 속 다아시가 더 멋있었다는..)

이런 분들에겐 별로 추천해드리지 않습니다.

1) 사랑 이야기는 무조건 싫으신 분... (그냥 경영이나 물리학 책 쪽으로..)

2) 인물이 많이 나오는 게 싫으신 분... (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딸이 우선 다섯은 나오니...)

3) 무슨 책에 삽화야 하시는 분... (삽화 많습니다. 그래서 그게 장점인데... 굳이 싫다고 하신다면..)


*출판사 지원으로 읽은 도서에 대한 솔직한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