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케
매들린 밀러 지음, 이은선 옮김 / 이봄 / 202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키르케는 누구일까요?

어린 시절 부모님의 무관심과 형제의 학대.
주변 사람들의 냉소..
하지만 그가운데서도 사랑을 느낀 저와는 달리 키르케는 정말 의지할 곳 하나 없습니다.
오직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 집중합니다.

그런 가운데 사랑이라고 생각한 글라우코스..
[변신이야기]에서 그냥 쓱 읽고 넘어간 인물이었는데 키르케를 통해 보니 이런 찐따도 이런 찐따가 없습니다.
자신의 그물이 비어있는 걸 왜 키르케에게 징징 거리는지..
자신의 부모님인데 자신이 통제도 못하는 찌질남..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 받기 위해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는 키르케의 몸부림이 정말 처절하게 느껴집니다.

그녀가 마녀로 각성하는 그 순간이 어쩜 이리 통쾌한지요.
그리고 흔히 영웅들이라고 하면, 신이라고 하면 그냥 손끝하나 안대고 행하는 일들을
매일매일의 꾸준함으로 손발을 더럽혀가면 행동하는 모습이 진실로 아름답게만 보입니다.

그리고 가장 격하게 와닿았던 부분인 군대식 육아!
정말 전쟁과도 같은 육아의 현장을 어떻게 이렇게 잘 그려낼 수 있었는지..
아이가 커서 떠나보낼때에도 부모의 마음을 너무나 잘 그려내고 있습니다.
비록 전 이런 엄마는 아니지만...
충분히 아이들과 각자의 독립성을 인정하고 살아가기에 키르케의 행동이 조금 과하다고는 느껴지긴 했지만 대체로 모성애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것들이 이러하지 않을까요.

중간 중간 등장하는 키르케의 사랑
멋모를때의 첫 사랑 글라우코스
바람둥이이며 그녀의 첫 남자 헤르메스
진실되지만 함께 할 수 없는 다이달로스
기한이 정해진 오디세우스
마지막 사랑일까요 텔레마코스 까지....

만약 이 중에서 선택하라고 한다면 .. 전 다이달로스...
이카루스에 대한 부성애가 지나친 점은 있지만 전 능력있는 사람을 좋아하기에..
텔레마코스처럼 아무것도 아닌 사람은... 제 성격상 별로 안좋아할 거 같습니다.

마녀에 대해 약간 음흉하고 심술궃고 타인의 행복을 빼앗는 부정적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들이 진정한 마법을 위해 노력하는 만큼 하루하루를 제대로 살아가고 있는가
나의 하루를 반성하게 만드는 키르케입니다.

모든 신들이 같을 필요는 없지..
이말처럼 모든 인간들또한 같을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자신의 삶에 대해 스스로 책임질 수 있고 싶습니다.
키르케가 자신의 조카 메데이아에게 한 말처럼 말이죠.
“무한한 능력을 소유한, 자기 자신말고는 어느 누구에게도 답을 할 필요가 없는. 마녀.”

오늘도 마녀가 되기 위해 좋아하는 일을 , 생각나는 시간에 하며, 노래를 부르고, 약초와 뿌리를 캐며, 주문을 외워나갑니다.
손을 열심히 놀리며, 예리하고 자유로운 정신을 유지해나가겠습니다.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