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지 않을 이야기 - 팬데믹 테마 소설집 아르테 S 7
조수경 외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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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지 않을 이야기 / 조수경 김유담 박서련 송지현 / 아르테 

#beliciabooks #도서지원 


#그토록푸른 #조수경

마지막 한 마디만 살짝 풀물이 든 것처럼, 일부러 신경 쓰고 보지 않는다면 알아차리기 힘들 정도로 아주 옅은 초록색이었다. 발가락도 마찬가지였다. 어떻하지. -40p


쓰러진 사람의 눈가를 닦아내자 파운데이션이 지워지며 진한 녹색 피부가 드러났다. 명치에서 뜨거운 것이 울컥 치밀었다. 나는 그토록 서글픈, 그토록 참담한 푸른빛을 본 적이 없었다. -50p


#특별재난지역 #김유담

번호표를 배부 받은 지 이미 두 시간이 지났는데 마스크 판매는 아직 시작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60p

하지만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전염병 때문에 임종도 못 지키게 될 줄은 전혀 몰랐다. -91p


#두 #두逗 #박서련

가까이서 보니 목덜미뿐 아니라 두피에도 비슷한 돌기가 두어 개 솟아 있었고, 쫀쫀하게 묶어올린 뒷머리 아래쪽 모근과 목의 경계에도 하나 있었다. -126p


어떻게 해야 예진이를 지킬 수 있을까요. 네? 어떻게 해야 신 선생님이 괜찮아질까요. 쥐어짜이듯 아픈 가슴을 부여잡고 오래 울었다. -144p


예진을 비롯한 저학년 아이들은 대체로 솔직하게 말했다. 5학년 오빠가요, 삼촌이요, 할아버지가요, 상담을 마치고 진화는 또 울었다. -151p


#쓰지않을이야기 #송지현

아빠는 차를 세우고 트렁크에서 다단계 제품 용기를 하나를 꺼내왔다. 엄마가 뒷좌석으로 넘어왔고, 용기 밑에 휴지를 깔고 오줌을 눴다. -185p


누군가 나를 죽이는 소설을 쓰는 날이 올까. -192p


+

아르테S 시리즈는 하나의 주제를 둘러싼 참신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있다. 

그 7번째 시리즈로 팬데믹 테마 소실집 <쓰지 않을 이야기>가 출간되었다. 


많이 무거운 내용일줄 알았다. 

그런데 소설처럼 무겁지 않게 시작하더니, 너무나 큰 묵직한 울림을 주었다.


팬데믹 소설집이라 코로나에 대한 이야기만 있을줄 알았지만 디지털 성범죄, n번방, 신천지, 청도 대남병원, 집단감염, 다단계등을 조금씩 녹였다. 펜데믹을 바라보는 작가들의 다양한 시선을 만나는 것이 좋았다. 


박서련작가의 <더셜리클럽>이 평이 좋아 읽어보고싶었는데 이 책에서 <두逗>로 만날수 있었다.

너무 몰입했는지 내용에 빠져서 몸서리처지면서 욕이 튀어나올정도였다. 


소설집 4편 모두, 우리가 현재 뉴스로 보는 내용들을 소설로 표현해낸것이다. 

간접적인 경험을 하고 현실로 빠져나오고 나니, 내 밖의 세상일이 아닌 것같다. 


언젠가의 우리가 기억에서 잊어버릴때쯤 또 다른 형태의 팬데믹 재난으로 찾아올 것이니,

현재를 기억하고, 전염사회를 위한 위기관리 능력을 키우고 오래오래 살기 위하여 우리는 이 소설을 꼼꼼히 읽어야 할 것이다. (해설_전염병이 지나간 자리_박혜진)



#쓰지않을이야기 #아르테 #arte #책수집가6기 #세번째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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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경의 치유의 말들
박주경 지음 / 부크럼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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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의말들 / 박주경 / 부크럼출판사
#beliciabooks #도서지원 

그렇다면 나는 ‘진정성’ 이라는 말보다는 ‘항상성’이라는 말로 표현을 대체하고싶다. 좋은 관계의 핵심 조건으로 말이다. -20p

그러나 열린 문 안으로 들이닥친 바람에는 죄가 없고, 그로인해 요동친 마음에도 잘못은 없다. 죄가 있다면 오직 문을 연 자, ‘나’에게 있는 것이다. -67 p

분명한 것은 ‘기회’의 측면으로 볼 때 명백히 청춘에게 더 많은 것이 부여된다는 것이다. 걸을 기회, 뛸 기회, 맑은 눈으로 볼 기회, 또렷한 귀로 들을 기회, 생생한 미각으로 맛볼 기회, 그리고 두방망이질치는 심장으로 느낄 기회... 이 모든 기회가 청춘에게 더 온전히 주어진다. -137p

인생의 시속은 나이의 숫자와 대략 비례하므로 등 뒤로 사라지는 모든 것들은 돌아서 붙잡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즐기고 행복해할 적기는 바로 지금, 당신이 조금이라도 더 멀쩡한, 지금 이순간 말이다. -143p

사람이 오는 건 그 사람의 ‘일생’이 육박해오는 거라는 말도 있지요. 그것이 오프라인 온라인 다를 리는 없습니다. 현실 공간이건 사이버 공간이건 사람은 사람이고 관계는 관계여서, 맺고 끊는 일은 똑같이 설레고 똑같이 아픕니다. -166p

해발 수천 미터 히말라야 능선에서 그토록 갈망하던 피사체를 포착하고도, 막상 사진기에 담지 않는 이 시퀀스는 ‘월터 미티’ 최고의 명장면이다. 그 작가는 ‘남에게 무언가를 보여주는’ 일을 업으로 삼고 있지만 그럼에도 자기 ‘스스로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풍경 앞에서는 과감하게 그 업을 내려놓는다. -202p

남의 시선만 신경 쓰고 사는 것은 그 시선 안에 ‘갇혀 사는’ 삶이다. 그래서 남의 시선은 곧 생의 감옥이 된다. -231p

+
KBS 앵커 박주경의 두번째 에세이, <치유의 말들>
아나운서의 이미지로 냉정한줄만 알았던 앵커님의 인생 선배같은 따뜻한 위로와 용기의 글들이 치유가 된다. 지금과 같은 가까운 사이에 거리를 두어야 하는 이 삭막한 시기에 따뜻한 온기가 될 것은 책이다. 

말하는 직업을 가진 그는 자신이 전파에 실어 날으는 수많은 낱말들이 공해나 날카로운 비수가 아닌 가슴의 향기가 되기를 바란다. 

와인보다는 소주를, 우아한 테이블 보다는 둥근 드럼통 테이블을 선호하는 박주경 작가님은 사람이 가깝게 느끼는 것을 좋아한다. 줄어든 희망의 빈자리를 채워주는 가족, 친구 결국 사람이며, 그 온기를 더 살갑게 느낄 수 있는 자리가 바로 둥근 드럼통 테이블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둥근 테이블에 모여앉아서 도란도란 때론 시끌벅적하게 신나게 마시고 먹고 떠들던 때가 아련해진다. 
모두가 힘든 2020년, 서로 가급적 발걸음을 떨어뜨려야 하는 시대, 그게 마땅한 예의로 굳어져 서로 간의 거리가 멀어지는 시대, 우리는 어쩌면 얄궂은 아이러니의 시대에 살고 있는 건지 모른다고 안타깝다고 말한다. 그래도 내 주변의 사람들을 웃으며 만날 수 있음이 감사한 일이라는 것을 새삼느낀다. 

책을 읽는동안 일방적으로 내가 읽고 듣고 내맘대로 생각하며 소통하는 것이지만 잔잔하게 나에게 하시는 말에 귀기울였다. 
배려와 존중으로 온기를 유지해야 함을 가슴에 깊이 새긴다. 이슬람수피속담의 말을 하기전에 3가지 문도 잘 새겨야겠다. 

점점 비대해져가는 욕심으로 여러가지 감정들을 소모하고 있는 나에게 깨끗한 지혜와 따뜻한 위로, 진솔한 격려가 담아 인생의 선배처럼, 전하는 글들이 감사하다. 

박주경앵커가 건네는 위로의 말과 시대의 아픔을 끌어안는 삶과 관계에 지친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해당도서는 @kyobobooksalon 교보북살롱 전문서평단 활동으로 제공받았으며,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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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 아니었으면 좋았을 텐데 - 길 위에서 만난 나와 너, 그리고 당신의 이야기
조아연 지음, 고요한 사진 / 하모니북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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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 아니었으면 좋았을 텐데 / 조아연 / 하모니북
#beliciabooks
#도서협찬

[이야기 하나, 나의 여행]
궁상맞게 고민하다 사치를 부린다는 느낌으로 두브로브니크 성벽 위 카페에서 에스프레소를 주문했다. 맛이 썩 훌륭하지는 않았지만 20쿠나를 내고 마신 에스프레소는 날 행복하게 만들어주기 충분했다. -52p, 아름답지만 아름답지 않은

나의 뉴욕은 화려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도 유명한 식당도 아닌 두마리의 고양이가 있었던 오래된 아파트의 방 한 칸 그 곳이었다. -18p, 뉴욕과 고양이

[이야기 둘, 너와의 여행]
그해 여름은 낭비로 가득했다. 우리는 가지고 있는 시간을 한 톨도 남기지 않고 훌훌 털어 행복을 샀다. - 72p, 낭비

네가 가져온 이 작은 행복으로 나는 평생을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너는 나의 길을 찾아주는 사람이었다. -79p, 이정표

너는 여행을 하는 매 순간순간 나에게 사랑한다고 말했고 그 말에는 단 하나의 거짓이 없었음을 안다. -88p, 내가 아는 너

한동안 부다페스트의 비는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비가 내린다고 해서 그 도시는 빛을 잃지 않았다. -94p, 비 내리는 부다페스트

절벽에서 눈 깜짝할 사이에 뛰어내리니 순식간에 풍경이 바뀌었다. 발아래 빛나는 푸른 물결과 뜨거운 태양과 가까운 감각은 생경하지만 감동적이었다. 순식간에 하늘에서밖에 볼 수 없는 풍경이 바람을 타고 뺨을 스쳐 지나갔다. -111p, 생일을 축하하는 방법

[이야기 셋, 당신들]
쿠바에서 먹었던 맛없는 식사, 갈라파고스에서 먹었던 생선과 우유니에서 먹었던 라면, 리우데자니에루에서 먹었던 초밥, 부다페스트와 트빌리시에서 마셨던 커피, 다합에서 함께 먹고 마셨던 밤, 그 무엇하나 따뜻하지 않은 순간이 없었다. -139p
별거 아닌 작은 위로가 너의 하루를 토닥거려주었으면 좋겠다고 진심으로 바랐다. -163p

+
치과에 가는 것을 싫어하는 저자는 깜빡잊고 책을 들고오지 않아, 오랜 기다림의 시간동안 태국 카오산 로드에서 만난 여행자들을 인터뷰한 책을 읽고 타국을 여행하는 사람들의 존재를 알게된 그때가 여행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결정적인 순간이었다고 말한다.

자신이 무언가를 좋아하게 된 순간, 빠지게 된 그 순간을 기억 한다는것은 너무나 작지만 소중한 기억이고, 그 기억을 토대로 자신의 삶을 이끌어 간다는 것은 커다란 용기이다.

보통의 사람들은 직장인의 삶에 매여 아끼고 아낀 휴가를 모아 길어야 11일의 휴가를 받아야 떠날수 있는 삶이라 한번의 여행이 아주 소중해서, 긴 여행을 자유롭게 떠날수 있는 그들의 삶을 동경한다.

하지만 이렇게 자유롭게 여행을 하는 여행자에게는 보통의 일상보다 다른 일상들이 기다리고 있다.
소매치기를 만날까 복잡하고 긴장되는 골목길, 12시간이 넘는 버스를 타야 하는 일, 호스텔에서 무료로 주는 싸구려 비누로 세수하기와 같은 것들이 일상들이 자리를 채워나갔다. 하지만, 저자는 이런 일상이 일상적이니 않은 순간이 될 때까지 여행할 것이라는 다짐한다.

이 책의 저자 조아연은 글을 쓰고 그의 남편 고요한은 사진을 찍으며 서로 함께 여행을 하며 사랑하며 살아간다.
그들은 주식, 집값, 연봉, 이직이야기가 아닌, 어제 본 붉은 노을과 뺨에 스치는 바람의 서늘함 그리고 햇빛에 부서지는 파도의 이야기 같은 것들을 이야기 하고싶은 사람이고, 여행지에서 근처 슈퍼마켓에서 수박을 사고, 숟가락으로 빨간 속살을 푹푹 긁어 먹거나, 소프트아이스크림 나눠먹거나, 떠돌이 개를 쓰다듬기같은 작은 것들에 행복해 하며 살아간다.

고작 그런것들이 좋아하고 사랑한다.

그들은 여행지에서의 추억을 함께 공유하고, 여러가지의 예기치 못한 상황들을 맞닥들였을때도 함께 한다. 엉망이고 최악인 하루라고 생각하며 몸을 녹이기 위해 들어간 슬로베니아의 블레이드 호수 까페에서의 따뜻한 커피를 인생최고의 커피로 기억한다.

표지의 책제목인 <여행이 아니었으면 좋았을 텐데>을 보고 왜 여행이 아니었으면 좋지? 여행은 좋은거 아닌가? 반문했던 내가 이 책을 덮을때쯤 생각이 났다.
“그래!! 나도 여행지에 가서 '아... 이게 다시 돌아가야하는 여행이 아니고 이러고 살면 좋을텐데...'라고 말했었지!"
그래서 이책의 제목이 <여행이 아니었으면 좋았을 텐데>구나싶었다.

여행 길위에서 만난 사소하고 반짝이는 순간들이 잊지못할 하나의 이야기가 되는 여행이 되길 바라는 마음처럼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 여행의 설레이는 기대감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해당도서는 교보북살롱 전문서평단 활동으로 제공받았으며,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된 리뷰입니다]

#여행이아니었으면좋았을 텐데 #조아연 #하모니북 #교보북살롱 #쉐어러스 #교보북살롱전문서평단 #여행에세이 #책으로여행중 #사진으로여행중 #여행가고싶다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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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일이 아주 없는 건 아니잖아
황인숙 지음 / 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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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일이 아주 없는 건 아니잖아 / 황인숙 / 달출판사 

#beliciabooks #도서협찬


기분 좋은 꿈을 꾸면 좋은 선물을 받은 것 같다. -11p


여행지에서는 낮이 긴 게 좋다. 더 많이 쏘다닐 수 있으니까. 밤도 말랑말랑하고 따뜻하겠지. -33p


어젯밤에는 집을 나섰다가 어디선가 훅 끼쳐오는 향기에 가슴이 철렁했다. 이것은 라일락꽃 향기! 그렇다면 벚꽃이 벌써 다 피었다는 거네. -39 p


눈알만 내놓고 빠짐없이 가린 채 얼음장 같은 공기를 뚫고 걸어가는 기분이 마치 잠수함을 타고 바닷속을 누비는 듯했다. 그 재미에 추위가 다소 용서됐다. -94 p


잡지에도 소개됐다고 하면서 그 집에 대한 자부심을 보이며 그가 말했다. “내 뜻을 이을 사람이 있으면 이 집을 물려주고 싶어요.” 그러자 김선생님이 냉큼 나를 그 앞으로 밀며 “얘 주세요, 얘요!” 하셔서 발칵 화를 냈던 기억이 난다. -102p


벌써 몇 바퀴째인지 모르게 막 <모나코>를 마치고 <나의 젊음>으로 넘어가는 내 기특한 엑스시디플레이어, 사실 진적 누구에게라도 주려고 했는데 두 사람한테 거절당했다. -126p


몇 장의 사진 파일을 받아보고 그중 하나를 골라 그를 배경으로 시를 쓰는 지면인데, 틀에 박힌 내 일상과는 동떨어진 그 사진에 몰두하며 나는 저 깊숙한 곳에서 말라비틀어져가던 ‘시혼’을 촉촉히 적셔 깨울 수 있었다. 사소한 것이 인생을 변화시킨다! -163p


이키, 내 나이에 까불거리는 글은 부박해 보인다고, 나이에 맞게 언어를 고르라고 또 한 친구가 충고했는데. 참, 내 늙음을 깨우쳐주지 못해 안달하는 분들이 왜 이렇게 많은지. -217p


나이를 먹는다는 건 삶을 무르익힌다는 것이다. 삶이 깊어진다는 것이다. 깊은 삶은 기품있는 삶이다. -236p


진정한 꽃시계는 태양의 각도에 따라 피는 시간이 다른 꽃들을 심어놓고, 무슨 꽃이 피었는지로 시간을 알리는 거 아닌가? 흠, 꽤 만들기 어려울 듯. -240p


+

처음 길을 걸었던 그때는 시인님도 젊었고 나무들도 젊었을 것이다. 

가지 여렸던 벚나무들이 늠름한 골격으로 바뀌듯이 세상 모든 것들이 바뀐 30여년의 세월, 해방촌에 오래 살면서 고양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해방촌의 캣맘 황인숙시인’이 7년만에 쓰신 산문집 <좋은 일이 아주 없는 건 아니잖아>을 읽었다. 


글쓰기, 마감을 지키려고 하면서 동네 고양이들 밥주는것이 중요한 일상인 시인님 -


간결하고 투박하게 툭툭 던지는 문체, 사람냄새나고 어떻게 보면 언급하기 꺼려질것같은 일도 아무렇지 않게 툭! 그래서 더 사람냄새 나는 정감이 가는 글이다.


황인숙 시인님은 자신의 일들을 덤덤하고 편안하게 그리고 위트있는 유머로 시원시원하게 써내려간다. 

그래서 책을 들고 웃는 순간들이 많았다. (정말 이럴때마다 위로받았다)

심지어 노숙인으로 오해를 받던 순간, 기분나쁜 말을 듣는 그 순간에도 위트로 승화한다. 

 

“좀 깔끔하게 하고 다니지않고 왜 그렇게 지저분하게 하고 다녀! 미친년처럼 휘적휘적! 기분 나쁘게!” -58p


그래도 생각하면 고마운 일이다. 그녀는 내게 충고를 해주고 싶었던 것이다. 보는 사람이 심란하지 않을 만큼은 행색을 단정히 하고 다니라고. 마음에 담아두어야겠다. -59p


이 책은 해방촌 곳곳의 골목에 담긴 이야기를 따뜻하게 담았다. 

폐품 모으는 할머니 이야기, 

고양이 밥주다가 만난 혐인증을 일으키게 하는 사람들이야기, 

중국집 전화번호를 알려달라는 거나하게 취한 독거노인, 

얼어붙어버린 수도, 악독하게 추운 겨울, 상종 못할 추위,

그보다 더 혹독하게 더운 에어컨이 없는 방. 

마감을 일주일이나 넘긴 바쁜와중에 대추씨앗을 빼는 것을 도와달라는 이웃, 

밥달라고 따라다니는 비둘기떼,

심상치 않게 온갖 종류의 문과 창문과 울타리가 빽빽이 집에 둘려있는 집을 혼자 보기 아까워 작가 신경숙, 화가 김점선선생님을 모셔다가 감상을 한 이야기 (ㅋㅋㅋ 너무 웃겼다 여기)


사실 실제로 이 책 받은 날 너무 안좋은 (소소한, 지하철 연착, 걷다가 자빠지기같은것, 창피한건 둘째치고 양말에 빨갛게 피로 물들정도로 다친것, 뭐 이런 것) 일들만 가득해서 기분이 너무 안좋았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이지 ‘좋은 일이 아주 없는 건 아니잖아’ 라는 위로를 계속 받았다. (감사해요 시인님)


덤덤하게, 아무일도 아니야, 라는 말로 위로받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오늘 청춘들이여, 아직 DNA가 바뀌지는 않았겠지. 그 뜨겁고 싱그러운 피와 감정을 소중히 여기고 따르며 자기만의 삶을 가꾸기를! 세상에 지지 말기를! 뻔뻔스러울 정도로 떳떳하기를! 떳떳함은 삶의 가장 큰 가망이리라. 부디 책 좀 읽으시라. 어떤 책은 세상을 이기는 힘을 키워준다. -221p


[해당도서는 @dalpublishers (달출판사)의 행복단 활동으로 제공받았으며,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된 리뷰입니다]


#좋은일이아주없는건아니잖아 #황인숙 #달출판사 #황인숙시인 #황인숙산문집 #산문집 #7년만의 #산문집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서평단 #서평단이벤트 #시 #신작산문집 #신간도서 #가을 #소소한일상 #시인 #일상속 #지칠때 #비일상으로의 #탈주 #고양이시인 #해방촌 #책 #책추천 #책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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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안 하는 녀석들 문지아이들 163
김려령 지음, 최민호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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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안하는녀석들 / 김려령 / 문학과지성사

#beliciabooks

#도서협찬


한눈에 봐도 오랫동안 방치된 가건물들이었는데. 그중 마지막 꽃집이 우리 집이었던 것이다. -9p


지난 태풍은 백 년 만에 찾아온 강풍과 강수량을 기록했다고 한다. 도대체 백 년 전 우리나라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왜 이 집으로 온 순간부터 자꾸 백 년 전 일들이 찾아오는 것 일까. -22p


제목, 아무것도 안 하는 녀석들. 아무것도 없는 채널에 아무것도 안 하는 녀석들만 남아 버렸다. 우리는 그게 또 웃겨서 한참을 웃었다. 장우는 닉네임도 '아무것도 안하는녀석'으로 바꿨다.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고도 실컷 웃은 날이었다. -75p


와...아무것도 안 하는 녀석들 동영상이 조회 수 천을 넘겼다. 댓글도 달렸다. -84p


납치아님. 1:00:21 앞으로 나오면서 살짝 웃음. 32:01 오른쪽 애 입술 씰룩 웃음 참고 있음. -85p


+

아 어쩌지, 대략난감이다......

출간전 가제본 서평단이라 신박하게도 책이 2/3만 왔다.


너무 재밌게 읽고 있는데 뒷부분이 없다. T_T

이거 원,,, 미용실에서 잡지 재미있는 부분 읽는데 누가 쭉 찢어간 이 기분 -

(기분나쁘다는 것 아님 주의, 궁금하다라는 뜻임 주의)


삼촌이 사기를 쳐서 철거직전의 양지화원 비닐하우스에 불법으로 살게 된 현성이와 이혼한 부모님 중 재혼한 아빠와 갑자기 이사짐을 들고 들어온 새엄마와 살고 있는 장우.

이들은 같은 반 친구다.

서로의 상황을 알게된 둘은 친해졌고, 5개의 비닐하우스 중 한쪽 구석을 자기들만의 근사한 아지트로 삼고 신나게 놀다 심심하던차 유튜브영상을 찍자고 제안 한다.


"한 시간 동안 아무것도 안하기다. 시작!" -72p


구독자 19명뿐인 허접한 채널이 대박이 나기 시작한다.

.

.

.


그림이 개구지고,

아무것도 안하는 녀석들이 무얼 하는지 궁금하고,

게다가 <완득이>의 김려령 작가님 신간이고!

안읽어볼수가 없는 책 :)


[해당도서는 @moonji_books (문학과지성사)의 서평단활동으로 제공받았으며,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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