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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 아니었으면 좋았을 텐데 - 길 위에서 만난 나와 너, 그리고 당신의 이야기
조아연 지음, 고요한 사진 / 하모니북 / 2020년 9월
평점 :

여행이 아니었으면 좋았을 텐데 / 조아연 / 하모니북
#beliciabooks
#도서협찬
[이야기 하나, 나의 여행]
궁상맞게 고민하다 사치를 부린다는 느낌으로 두브로브니크 성벽 위 카페에서 에스프레소를 주문했다. 맛이 썩 훌륭하지는 않았지만 20쿠나를 내고 마신 에스프레소는 날 행복하게 만들어주기 충분했다. -52p, 아름답지만 아름답지 않은
나의 뉴욕은 화려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도 유명한 식당도 아닌 두마리의 고양이가 있었던 오래된 아파트의 방 한 칸 그 곳이었다. -18p, 뉴욕과 고양이
[이야기 둘, 너와의 여행]
그해 여름은 낭비로 가득했다. 우리는 가지고 있는 시간을 한 톨도 남기지 않고 훌훌 털어 행복을 샀다. - 72p, 낭비
네가 가져온 이 작은 행복으로 나는 평생을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너는 나의 길을 찾아주는 사람이었다. -79p, 이정표
너는 여행을 하는 매 순간순간 나에게 사랑한다고 말했고 그 말에는 단 하나의 거짓이 없었음을 안다. -88p, 내가 아는 너
한동안 부다페스트의 비는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비가 내린다고 해서 그 도시는 빛을 잃지 않았다. -94p, 비 내리는 부다페스트
절벽에서 눈 깜짝할 사이에 뛰어내리니 순식간에 풍경이 바뀌었다. 발아래 빛나는 푸른 물결과 뜨거운 태양과 가까운 감각은 생경하지만 감동적이었다. 순식간에 하늘에서밖에 볼 수 없는 풍경이 바람을 타고 뺨을 스쳐 지나갔다. -111p, 생일을 축하하는 방법
[이야기 셋, 당신들]
쿠바에서 먹었던 맛없는 식사, 갈라파고스에서 먹었던 생선과 우유니에서 먹었던 라면, 리우데자니에루에서 먹었던 초밥, 부다페스트와 트빌리시에서 마셨던 커피, 다합에서 함께 먹고 마셨던 밤, 그 무엇하나 따뜻하지 않은 순간이 없었다. -139p
별거 아닌 작은 위로가 너의 하루를 토닥거려주었으면 좋겠다고 진심으로 바랐다. -16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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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에 가는 것을 싫어하는 저자는 깜빡잊고 책을 들고오지 않아, 오랜 기다림의 시간동안 태국 카오산 로드에서 만난 여행자들을 인터뷰한 책을 읽고 타국을 여행하는 사람들의 존재를 알게된 그때가 여행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결정적인 순간이었다고 말한다.
자신이 무언가를 좋아하게 된 순간, 빠지게 된 그 순간을 기억 한다는것은 너무나 작지만 소중한 기억이고, 그 기억을 토대로 자신의 삶을 이끌어 간다는 것은 커다란 용기이다.
보통의 사람들은 직장인의 삶에 매여 아끼고 아낀 휴가를 모아 길어야 11일의 휴가를 받아야 떠날수 있는 삶이라 한번의 여행이 아주 소중해서, 긴 여행을 자유롭게 떠날수 있는 그들의 삶을 동경한다.
하지만 이렇게 자유롭게 여행을 하는 여행자에게는 보통의 일상보다 다른 일상들이 기다리고 있다.
소매치기를 만날까 복잡하고 긴장되는 골목길, 12시간이 넘는 버스를 타야 하는 일, 호스텔에서 무료로 주는 싸구려 비누로 세수하기와 같은 것들이 일상들이 자리를 채워나갔다. 하지만, 저자는 이런 일상이 일상적이니 않은 순간이 될 때까지 여행할 것이라는 다짐한다.
이 책의 저자 조아연은 글을 쓰고 그의 남편 고요한은 사진을 찍으며 서로 함께 여행을 하며 사랑하며 살아간다.
그들은 주식, 집값, 연봉, 이직이야기가 아닌, 어제 본 붉은 노을과 뺨에 스치는 바람의 서늘함 그리고 햇빛에 부서지는 파도의 이야기 같은 것들을 이야기 하고싶은 사람이고, 여행지에서 근처 슈퍼마켓에서 수박을 사고, 숟가락으로 빨간 속살을 푹푹 긁어 먹거나, 소프트아이스크림 나눠먹거나, 떠돌이 개를 쓰다듬기같은 작은 것들에 행복해 하며 살아간다.
고작 그런것들이 좋아하고 사랑한다.
그들은 여행지에서의 추억을 함께 공유하고, 여러가지의 예기치 못한 상황들을 맞닥들였을때도 함께 한다. 엉망이고 최악인 하루라고 생각하며 몸을 녹이기 위해 들어간 슬로베니아의 블레이드 호수 까페에서의 따뜻한 커피를 인생최고의 커피로 기억한다.
표지의 책제목인 <여행이 아니었으면 좋았을 텐데>을 보고 왜 여행이 아니었으면 좋지? 여행은 좋은거 아닌가? 반문했던 내가 이 책을 덮을때쯤 생각이 났다.
“그래!! 나도 여행지에 가서 '아... 이게 다시 돌아가야하는 여행이 아니고 이러고 살면 좋을텐데...'라고 말했었지!"
그래서 이책의 제목이 <여행이 아니었으면 좋았을 텐데>구나싶었다.
여행 길위에서 만난 사소하고 반짝이는 순간들이 잊지못할 하나의 이야기가 되는 여행이 되길 바라는 마음처럼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 여행의 설레이는 기대감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해당도서는 교보북살롱 전문서평단 활동으로 제공받았으며,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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