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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지키다
장바티스트 앙드레아 지음, 정혜용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3월
평점 :
우리는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 유폐하는 겁니다. 사제는 그 말에 담긴 아이러니를 놓치지 않는다. 그녀는 거기 있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놀라울 정도로 잘 지내고 있죠. 그녀를 볼 권리가 아무에게도 없다는 점만 제외한다면야. -47p
비올라는 손을 내밀었고 나는 그 손을 잡았다. 그렇게, 관습과 계급의 장벽이 파놓은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심연을 한 걸음에 건너뛰면서. 비올라는 손을 내밀었고 나는 그 손을 잡 았다. 그 누구도 말한 적 없는 위업이자 말 없는 혁명. -103p
그대는 오랜 세월 동안 연구했지만 다 헛된 거였어. 예술로, 진짜 예술로 만드는 것에 대한 그 어떤 것도 여기서 설명이 될 수 없으니까. 예술가 그 자신도 자신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 르기 때문이지. -312p
나이가 들어 몸의 유연성을 잃고 흰 머리카락이 생기고 마침내, 마침내, 무언가를 망각할 수 있게 되어서 은밀한 기쁨을 느끼며. -56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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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 유폐하는 겁니다 <그녀를 지키다> -
세계 3대 문학상인 공쿠르상 수상 🏆
🪨 왜소증이 있는 천재 석공 미모와
🪽 자유를 꿈꾸는 오르시니 가문의 딸 비올라
이 두 영혼의 피에타에 숨겨진 비밀
몇 년 전 바티칸의 성 베드로 대성당에 갔을때,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조각상’을 맞이하고 얼마나 경이로운 순간이었던지 잊을 수 없다. 이 책을 읽는 첫 순간에 떠오른 그 경이로움을 배경삼아 읽으니 더 재미있었다. 주인공도 미켈란젤로 비탈리아니로, 우리가 아는 그 #미켈란젤로_디로도비코_부오나로티_시모니 가 떠오를수 밖에 없다. 🇮🇹 #이름참기네
이탈리아의 사크라 수도원 지하에 숨겨진 조각상에는 어떤 비밀이 있을까?
마리아가 죽은 예수를 품에 안은 그 조각상처럼, 이 소설은 부서진 존재를 품고, 어루만지려 애쓴다.
미모는 소멸을 앞둔 상황 속에서도 한 사람을 끝까지 지키려 한다.
그 비밀을 하나씩 파헤치며, 이탈리아의 풍경을 보고, 역사를 이해하게 되고, 길고 긴 굴곡진 삶속의 아름다운 영혼을 보게 된다. 미스테리한 상황 설정에 궁금해지는 스토리텔링으로 두꺼운 책이지만 손에 놓기 어렵다.
천재적 두뇌를 소유했지만 여자라는 한계에 묶인 비올라가 너무 안타까웠고, 왜소증으로 태어난 천재 석공 미모도 너무 안쓰러웠다. 이 둘사이의 조각의 의미가 무엇인지 어렴풋이 깨달으며 경이로은 비애, 그리고 작은 기도 같은 마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