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자수성가형 부자들 - 그들도 처음엔 무일푼이었다!
조희탁 지음 / 에이지21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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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몇십억 가지고 있어야 부자 소리를 듣는다. 평생을 모아도 다 못 모을것 같은 그돈을 가진 부자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고 반대로 최정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돈을 받으며 사는 사람들도 있다. 왜 어떤 사람은 부자가 되고 어떤 사람은 하루 끼니를 걱정하며 살아야 하는걸까. 과연 가난한 사람들이 성실하지 못하고 게을러서 그러는걸까. 이 사회에서 부자들을 보는 관점은 부러움과 질투 일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부동산 투기가 극심한 상황에선 흔히 땅부자가 된 사람들을 보며 너도 나도 부동산에 뛰어드는 모습을 볼수있다. 잘만 하면 한몫 단단히 챙길수 있다는 믿음 하나로 말이다. 모두 다 부자가 되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는것 같다. 

난 부자를 꿈꾸지 않는다. 그냥 굶지 않고 내가 쓸 용돈정도만 있어도 행복하니까 말이다. 하지만 노후를 생각하면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돈을 모아놔야 남에게 피해 입히지 않고 제대로 된 대접을 받으면서 노후를 보낼수 있을테니까 말이다. 또 돈이 있어야 오랫동안 건강하게 살수가 있다. 더 좋은 의료혜택을 받을수 있고 돈 때문에 겪는 스트레스를 피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의 미래와 노후를 위해 돈을 벌고 저축한다. 자, 그렇다면 부자가 되기 위해 우리가 해야할 일은 무엇이 있을까? 저자는 많은 자수성가형 부자들을 만나면서 그들로부터 부자가 되는 방법을 전해 들었다.

그들이 얘기하는 부자 비법은 절약과 끊임없는 투자, 그리고 성실함과 노력이었다. 어찌보면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이고 간단한 방법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막상 실천하기엔 어려운 감이 없지 않다. 절약하고 저축해서 돈을 마련하는건 모든 사람들이 하는 일이지만 "선 저축 후 투자" 방법은 실천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생활하다보면 돈 들어가는 일이 많기 때문에 소비를 한 후에 남은 돈으로 저축을 하게 된다. 때로는 저축할 돈도 없이 다 써서 저축을 계속 미루게 된다. 하지만 부자들은 아주 작은 것 부터 절약하고 돈을 모으라고 조언한다. 비록 빡빡한 생활이 될 테지만 그렇게 모은 돈으로 투자를 하면 더 큰 이익을 얻을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사업을 하거나 투자를 할때 무조건 목돈을 들여야 한다고 생각하고 자본금이 없어서 투자를 꺼리기도 한다. 하지만 부자들은 투자 할 가치가 있는 곳을 만나면 아낌없이 투자를 하라고 말한다. 그런데 서민의 입장에선 이것 또한 쉽지가 않다. 행여나 내가 산 주식이 폭락하고 내가 산 땅의 매물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공연히 돈만 날릴수 있기 때문이다. 또 대출을 받는것도 왠지 빚을 얻는것 같아서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 하지만 부자들은 대출을 잘 활용하면 득이 된다고 말한다. 대출도 소비를 위한 대출이 아니라 투자를 위한 대출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또 투기가 아닌 투자를 하라고 조언한다. 투기는 한두번 운좋게 성공할순 있지만 결국은 뼈아픈 대가를 치르게 되고 원칙을 제대로 배운 투자는 성공으로 가는 길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성공하기 위해선 끊임없이 공부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한다. 괜히 남의 말만 덥석 믿고 투자를 하면 실패할 확률이 그만큼 더 높아진다. 무엇을 하든 그 분야에 대해 자세히 조사하고 공부하다보면 길이 보이게 마련이고 결국 보상을 받게 된다는 말이다. 돈은 그냥 굴러 들어오는게 아니다. 발품을 팔고 공부를 하면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얻어지는 것이다.

또 돈을 잃어도 낙심하지 말고 그것을 토대로 잘못된 점을 바로잡고 성공을 위한 초석으로 삼아야 한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큰 실패 후엔 절망의 구렁텅이로 떨어지게 되고 금방 포기한다. 부자가 되는 길은 참으로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부자가 될수있다는 마인드를 가지고 노력하다보면 지금보다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살수 있을 것이다. 이자율도 거의 없는 은행에 꼬박꼬박 저축하기 보다는 다양한 곳을 통해 돈을 불릴수 있는 방법이 있고 그것을 잘만 활용하면 정직하게 돈을 벌수 있다는것을 배웠다. 단, 저자가 만난 사채업자는 제외하고 말이다. 그렇게해서 부자가 되고 싶지도 않고 비법을 배우고 싶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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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예찬 - 눈부시게 푸른 젊은 날을 위한
한근태 지음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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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은 아름답다. 맞는 말이다. 청춘이 주는 싱그러운 에너지는 그 자체로 눈이 부실만큼 아름답다. 돈이 많은 백만장자라도 지나가버린 젊음은 살수 없고 아무리 원한다고 해도 갖지 못한다. 이렇듯 너무도 찬란한 젊음을 나를 포함한 수많은 젊은이들은 그 가치를 제대로 알고있을까. 난 이제야 조금씩 알것 같다. "청춘을 돌려다오~" "10년만 젊었어도" 라는 말을 하는 어른들의 마음을 말이다. 한해 한해 나이를 먹을수록 조급한 마음이 들고 게으르게 보내버린 시간들이 안타까워 발을 동동 구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후회하고 있어봤자 지나간 시간은 돌아오지 않는다. 슬프지만 그것이 사실이다.

가끔은 시간이 빨리 흘러 30대 후반으로 건너뛰었으면 싶기도 하다. 그때쯤이면 어느정도 안정된 위치에 있을것 같고 지금처럼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일을 찾지못해 갈팡질팡 하지는 않을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헛된 상상은 내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걸 잘 알면서도 10년 후나 20년 후의 나의 모습을 계속 떠올리게 되는건 현실의 내가 만족스러운 삶을 살지 못하는 반증일 것이다. 극심한 취업난과 아직 자리를 잡지못한 20대의 삶은 꽤나 고단하다. 하지만 초년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이 있다. 지금 고생하면서 무언가를 이뤄내지 않으면 더 힘든 삶을 살리라는건 너무도 자명한 일이다.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고 많은 노력을 통해 지금의 위치에 올랐음을 알수있다. 성공은 쉽게 이뤄지는게 아니다. 부단한 노력과 자기계발,그리고 성실함과 열정등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우린 아직 젊지 않은가. 안좋은 여건을 탓하면서 평생 불평불만을 늘어놓고 사는 사람과 작은 것에도 감사할줄 알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진 사람중 누가 성공할수 있을까. 답은 너무도 뻔하다. 우리는 그 답을 알고있고 성공으로 가는 길도 알고있다. 젊음의 패기와 열정으로 내 앞에 놓인 장벽을 뛰어 넘어야만 내 삶의 질을 높일수 있다.

10대 시절엔 시간이 너무도 느리게 흘러갔다. 하지만 20대인 지금은 10대 보다 두배는 더 빨리 시간이 흐르는것 같다. 그리고 나이를 먹을수록 시간의 속도는 계속해서 빨라질 것이다. 시간을 낭비하는것 만큼 어리석고 안타까운 일은 없다. 내가 하고 싶은 꿈을 위해 계속 전진을 하고 차근차근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먼 훗날 내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지 생각해보자. 돈이 많다고 해도 사람들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욕을 먹는 사람이 되어있을지, 아니면 돈도 벌고 자신의 일에서 인정도 받고 사람들과의 관계도 돈독해지게 될지는 오직 나의 몫이다.

지금 나의 청춘을 헛되이 보내지 말자. 비록 시작은 미약할지라도 끝은 창대할수 있다. 아주 작은 것에도 노력하다보면 나의 성실함이 보답을 받게 될 날이 올 것이다. 또한 가장 중요한 건강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건강해야 모든 일을 다 할수있고 체력적인 한계를 겪지 않기 때문이다. 건강은 곧 나의 꿈으로 가는 기본 요건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리고 일에서 기쁨을 느끼면 인생은 풍요로워진다. 일은 경제적으로 자립할수 있게 해줄 뿐 아니라 인생을 활기차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나의 젊은 시절을 어떻게 보내는지에 따라 내 삶의 만족도가 달라짐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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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미따
프란시스코 시오닐 호세 지음, 부희령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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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단편적으로만 알았고 필리핀 문학을 접해본적이 없었기에 이 책이 필리핀 문학과의 첫만남 이었다. 처음엔 굉장히 낯설줄 알았는데 읽다보니 한국의 역사와 닮은 부분이 너무도 많아서 거리감 보다는 친밀감이 더 느껴지게 되었다. 책 속에 비친 필리핀은 오랫동안 스페인의 지배를 받아서 독특한 문화를 이루고 있고 미국을 제 2의 모국으로 여기고 있으며 전쟁의 상처와 그로 인한 혼란, 그리고 정부와 부자들의 부정부패로 그야말로 아수라장으로 변해있었다. 그리고 그 혼란 속에서 로호 가문은 부를 축적하고 자신들만의 세계를 만들어갔다.

소위 명문 가문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로호 가문에게 전쟁으로 인한 피해는 너무도 컸고 치욕적인 결과를 낳게 되었다. 단순히 재산상의 피해가 아니라 야수 같은 일본군 병사에 의해 여동생 콘시타가 강간을 당하게 되어 임신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콘시타가 겪은 끔찍한 일은 그녀뿐 아니라 가문이 겪은 큰 고통이었다. 그래서 콘시타가 느낀 수치와 분노를 충분히 짐작할수 있었고 강간으로 생긴 뱃속의 아이에게 사랑보다는 미움이 더 컸다는 것도 이해할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와 로호가문의 결정, 즉 아이를 보육원에 내다 버린 행위는 결코 이해할수 없는 행위였다.

그들은 콘시타가 낳은 아이인 에르미따를 자신들의 위대한 가문에 받아들이기를 거부하고 영영 잊고싶은 존재로 생각하게 된다. 에르미따는 가문의 수치이자 끔찍한 전쟁을 떠올리게 하는 과거의 산물인 것이다. 이렇게 어머니 에게서도 버림받고 다른 가정에 입양될수도 없는 처지에 놓인 에르미따의 기구한 처지는 참으로 안타까웠다. 나중엔 로호 가문에서 살게되지만 그것도 로호 가문의 자손이 받아야 할 대우가 아니라 그 집에서 일하는 가족과 함께 살며 여전히 가난한 삶을 살게 되었으니 그녀가 품은 분노와 화는 이렇게 축적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너무도 아름답게 자라고 똑똑한 그녀가 선택한 길은 다름아닌 창녀였다. 자신을 가족으로 받아들여준 맥 가족과 함께 로호 가문의 집에서 ?겨날 처지에 놓였으니 자신의 몸을 파는 것 외엔 달리 방법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자신의 아름다음과 젊음을 이용해 큰 돈을 벌수있는 직업도 창녀밖엔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단순히 웃음을 팔고 몸을 판게 아니라 남자보다 우위에 있으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게 해서 얼마 안가 그녀는 어마어마한 부를 쌓고 최고급 생활을 하며 정부 핵심 인물들과 인맥 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돈과 남자들을 이용해 자신을 버린 어머니와 로호 가문에 복수를 하게 된다. 자신이 한 일중 가장 기뻤던 일이 복수였다고 말한 에르미따. 하지만 그 복수를 하고 난 뒤 그녀의 삶은 과연 행복했을까. 친구이지만 그 이상의 마음을 품었을지도 모르는 맥은 그녀의 돈을 받아 학교를 다니고 가족이 그녀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지만 그녀를 외면한다. 변해버린 그녀, 아무리 전과 같이 예쁘고 사랑스러운 에르미따의 모습이라 할지라도 창녀가 되버린 그녀를 예전처럼 볼수없는 것이다.

평생을 먹고 살수있을정도의 돈을 벌고 자신을 이해해주는 친구들을 사겼지만 그녀는 이제 어디서도 행복할수가 없다. 그녀는 행복해지기 위해서,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행복한 미래를 위해서 열심히 일해왔고 잠깐 미군의 아내로 살면서 정숙한 삶을 살게됐지만 결코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 부정부패가 들끓고 혼란을 틈타 가난한 이들의 재산을 착취해 배를 불리는 사람들 틈에서 자신의 미모를 이용해 돈을 벌고 풍족한 삶을 살게 된 그녀이고 자신의 직업을 하찮게 여기진 않지만 그녀는 이미 돌아가기에는 너무 먼 길을 왔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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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빨간 사랑 - 다섯 영혼의 몽환적 사랑 이야기
슈카와 미나토 지음, 이규원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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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표지와 [새빨간 사랑]이라는 독특한 제목때문에 기대감이 굉장히 컸다. 하지만 이 책, 생각보다 별로였다. 몇 개의 단편은 소재가 독특하긴 했지만 공포를 자아내거나 몰입을 하게 만드는 힘은 상대적으로 적었기 때문이다. 내가 너무 하드코어적인 이야기를 좋아하는 것도 있겠지만 확실히 이 책은 보통 수준이었고 내게 큰 스릴감과 즐거움을 주진 못했다. 이도 저도 아닌것 같고 꼭 김빠진 콜라를 먹은것만 같았다. 소재들은 충분히 흥미로웠지만 세밀하고 공포스럽게 살리지 못한것도 이유중에 하나다. 물론 이 책을 무섭고 호러적으로 보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많은 기대를 한 사람에겐,강한 이야기를 원한 사람에겐 조금 실망감을 줄 것같다.

[영혼을 찍는 사진사]는 죽은 동생의 아름다운 모습을 간직하고자 한 언니의 이야기이다. 너무도 꽃다운 나이에 시름시름 앓다가 죽어버린 가여운 동생을 위해 언니 사나에는 남자친구가 알려준 한 장의사 업체에 장례를 의뢰한다. 그곳은 시신을 화장하기 전에 사진을 찍어주는데 화장을 하고 예쁜 옷을 입혀 꼭 살아있는 사람처럼 보이게 만들어준다. 투병때문에 선물해준 빨간 구두도 신어보지 못하고 떠난 동생을 위해 사나에는 웨딩드레스를 입혀주고 사진을 찍게 해준다. 그건 동생을 위한 마지막 선물이자 고통 속에 남은 자기 자신을 위한 일종의 위안이 되어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병원 간호사 로부터 뜻밖의 진실을 알게된 사나에는 충격적인 진실과 맞닥뜨리게 된다. 욕망으로 점철된 이기적이고 무서운 사람들의 정체가 밝혀지고 큰 위험에 직면하게 되는 사나에가 겪는 일은 참으로 끔찍하다. 그러나 이야기의 내용이 처음부터 예상됐던터라 조금 김이 빠지기도 했다. [유령소녀 주리]는 자살을 한 주리가 자신의 일상을 이야기하는 형식을 띄고있다. 자살을 한 죄로 벌을 받는건지 그녀는 죽은 순간부터 지금까지 계속 이승을 떠돌고 있다. 사람과 대화도 할수없고 음식을 먹을수도 없고 물건을 집을수도 없는 그녀의 삶이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다. 게다가 위험에 처한 사람을 도와줄수도 없으니 그녀가 이곳에서 할수있는건 아무것도 없어보인다.

이 단편은 다른 이야기에 비해 긴장감도 떨어지고 책의 분위기와 주제에 맞지 않는것처럼 느껴졌다. 개인적으론 [유령소녀 주리]가 5편의 이야기중 가장 별로였다. [내 이름은 엘렌]도 그저 범작 수준이엇고 [내 이름은 프랜시스]만이 그나마 가장 좋았던것 같다. 집안의 과도한 종교 때문에 집에서 ?겨나게 된 소녀가 자신의 도벽 때문에 인생을 망치게 되지만 M이라는 사람을 만나고서부터 새롭고 독특한 사랑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물론 그 사랑을 정상인은 이해할수 없을 테지만 말이다. 자신을 인생의 밑바닥까지 떨어지게 만든건 도벽을 일삼는 자신의 "손" 이지만 그 손 으로 인해 M과의 사랑이 더 튼튼하게 되었다는건 어쩌면 운명인지도 모르겠다.

만약 소녀가 도벽을 갖지 않았더라면 M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손을 포기할수 있었을까? 또 자신의 독특한 성적 기호 때문에 평생 드러내지 못한채 숨죽여 살고있던 M을 소녀말고 또 누가 이해하고 사랑을 지킬수 있을까? 서로가 가진 일종의 "병"을 치유해가는 그들의 모습을 완전히 이해할순 없겠지만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커플이지 않나 싶다. 마지막 이야기인 [언젠가 고요의 바다에]는 달에 사는 월성인을 주제로 하고 있다. 광물인 월성인을 달의 물로 키우면 서서히 아름다운 여자로 변하게 되는 이야기인데 뜬금없이 SF적인 이야기가 튀어나와 조금 당황하기도 했다. 어쨌든 광물이 완벽한 월성인으로 자라나길 바랬지만 자신의 모든 삶을 바칠만큼 큰 사랑과 정성을 가진 인간은 없음을 알게될 뿐이다.

[새빨간 사랑]안에 들어있는 사랑은 결코 평범하지 않다. 시체를 사랑하는 사람도 있는가하면 비뚤어진 사랑을 하는 사람도 있다. 또 신체가 절단된 모습에서 성욕을 느끼는 사람도 있고 불륜을 통해 쾌락을 추구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리고 믿기 힘든 월성인을 사랑하는 사람도 있다. 충분히 기괴하고 쉽게 접하기 힘든 그런 사랑의 종류이다. 그렇다고 혐오스럽다거나 그런건 아니었다. (물론 불쾌한 분들도 계시겠지만) 다만 생각보다 별로였기 때문에 기억에 오래 남지 않게 된 것이다. 기대치가 너무 높았기 때문인데 앞으론 이 기대치를 낮추고 봐야할지 어째야 할지 고민좀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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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페포포 안단테
심승현 지음 / 홍익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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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페포포 시리즈는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가 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온 책이다. 그리고 오랜만에 [파페포포 안단테] 라는 이름으로 나온 세번째 책도 역시나 독자들의 큰 관심을 받고있고 팍팍한 세상 속에 진한 감동을 던져주고 있다. 이렇듯 너무도 유명하고 많은 사랑을 받아온 책이지만 나는 이 책이 처음으로 만나는 파페포포 시리즈 이다. 따뜻하고 착한 이야기엔 관심이 없었던지라 한번도 읽지 않았던 것이다. 좋은 글귀와 교훈적인 내용을 담은 카툰을 많이 봐왔는데 굳이 책으로까지 볼 필요가 있을까 싶었고 내 취향에 맞지 않을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왜 사람들이 파페포포 시리즈에 그렇게 열광하고 좋아하는지 알것 같았다. 교훈적인 내용을 과도하게 보여줘서 닭살스러움을 느끼게 하지도 않고 차분하고 예쁜 그림은 마치 동화책을 보는것처럼 아름다웠으니까 말이다. 연령대에 상관없이 모든 독자들이 좋아할만한 그런 책이다. 부담없이 읽을수 있으면서 곰곰히 생각하게 만드는 좋은 이야기들은 책을 덮고나서도 마음에 여운을 남기고 깊은 감동을 느끼게 해준다. 너무 버겁지도 않게, 그렇다고 너무 쉬워보이지도 않게 딱 적당히 알맞게 표현된 그림과 글귀는 편하게 다가갈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이다.

책 속 이야기의 절반 이상은 익히 들어온 신화속 이야기 이거나 영화 속 장면들이다. 작가의 개인적인 생각이 들어간 것도 있지만 대부분은 다양한 매체에서 한번쯤 들어봤음지한 이야기였다. 그래서 조금 성의 없이 보이는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아는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새로운 감동을 느끼게 만드는 건 분명 작가의 힘이었다. 작가의 풍부한 상상력은 그림으로 표현되고 간결하게 집약된 글은 저자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잘 보여줬기 때문이다. 똑같은 소재라도 누가 이야기 하느냐에 따라 그 맛과 깊이가 달라질수 있음을 이 책을 통해 알수 있다.

"내 삶에 허락된 길이만큼 살고싶지 않다. 내게 허용된 깊이와 넓이만큼 살기를 바란다" 라고 말하는 작가의 마음이 책 전반에서 느껴진다. 제목처럼 안단테 와 같은 마음으로 살겠다는 그 마음은 누가 ?아오기라도 하듯이 성공을 위해 무조건 앞으로만 내달렸던 삶의 속도를 줄여야 함을 말해준다. 이 책은 마음의 여유가 없는 사람들에게 휴식같은 책이 될 것이고 조금 쉬어갈수 있는 정거장 같은 역할을 해줄 것이다. 무조건 빨리 가고 변화하는게 미덕인줄 알았던 이 시대에 [파페포포 안단테]는 느림의 미덕을 알려주는 소중한 책이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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