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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십대 사이 ㅣ 우리 사이 시리즈 2
하임 기너트 지음, 신홍민 옮김 / 양철북 / 2003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십대의 사춘기는 본인 뿐 아니라 부모에게도 크나큰 사건이다. 이유없는 반항과 어른들은 나의 마음을 몰라준다는 생각까지 더해져 하루하루 시한폭탄을 껴안고 사는것 같은 불안감을 제공한다. 부모도 십대시절에 사춘기를 겪었을 테지만 정작 부모가 되어보니 아이의 마음을 헤아리고 이해해주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늦게까지 놀고싶어하는 아이들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혹시나 하는 불안감은 아이를 제지하기에만 바쁘다. 한없이 어리게만 보이고 내 품안의 자식같아 보였던 아이들이 부모라는 둥지를 떠나려고 하는 시점에서 그 누구보다 부모의 역할은 커진다.
십대는 도움을 주면 간섭으로 여기고 관심을 보이면 어린애 취급한다고 생각하고 조언을 하면 지시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자신을 방해하는 사람은 설령 부모라 하여도 원수라고 느낀다. 하지만 부모의 말에 반항하고 거역하는 것은 자신의 정체성과 자율경험을 쌓기 위한 것임을 알아야 한다. 부모가 아이에게 간섭하면 할수록 (부모의 입장에서는 간섭이 아니고 사랑이지만) 아이들은 더더욱 벗어나려고만 할 것이다.
부모는 아이가 엇나가지 않게 하기위해 이거해라 저거해라 말을 하지만 정작 십대가 원하는것은 꼬치꼬치 따지지 않고 있는듯 없는듯 세심한 도움을 주는 것이다. 아이가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할수 있도록 옆에서 지켜봐주고 존중해주는 것을 원한다는 말이다. 여행객을 기다리는 항구처럼 언제나 그 자리에서 말없는 사랑은 전해주면 아이들은 그 속에서 든든한 힘을 느끼고 마음의 안정을 찾게 된다.
흔히 아이가 나쁜 일을 할때 부모는 가차없는 비판을 쏟아붓는다. 그럼으로써 아이가 올바른것을 깨닫기를 원하는데 이것은 실로 위험한 일이다. 부모의 비판은 분노,울분,복수심만을 일깨워져 더 나쁜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삼가야할 일이라는 것이다. 특히 아이의 인격을 비판하는 일은 반드시 하지 말아야 하는데 비판을 하려거든 아이 자신의 모습 대신 아이가 한 일을 비판하는 것이 옳다.
물론 부모에게 모든 비판을 삼가라는 말은 아니다. 화난 감정을 억누르면 부모에게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판을 하려거든 건설적인 방법으로 표현해야 한다. 그리고 지나간 과거의 잘못을 들추지 말고 현재 벌어진 사건만을 다루어야 하는데 이건 부모와 자식사이 뿐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에도 적용해야할 말인것 같다. 건설적인 비판은 부모와 자식 사이에 어떠한 후유증도 남기지 않기 때문에 항상 염두해 두어야 할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충격적 이었던 것은 칭찬도 비판처럼 파괴적일수 있다는 말이었다. 아이에게 칭찬을 해주는것은 서로에게 기분좋은 일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는 것이다. 예를들어 한 아이에게 "넌 항상 매우 정직해" 라는 말은 아이로 하여금 죄책감과 부담을 준다고 한다. 만약 아이가 이런 칭찬을 듣기전에 거짓말을 했다고 치자.
거짓말을 했는데 부모가 넌 '항상' 정직하구나 말했다면 아이는 죄책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정직해져야만 하는 부담감도 생길것이다. 이렇게 인격과 성격에 대한 평가하는 칭찬은 사람을 불쾌하게 만들거나 불안하게 만든다. 만약 아이에게 칭찬을 하려거든 개성을 칭찬하지 말고 그 아이가 수행한 일을 칭찬하는것이 중요하다. 아이가 정직한 일을 해서 칭찬을 해주고 싶다면 "이번에 너가 한 일은 정말 잘한 일이야" 라는 말을 해주는게 옳다.
그 외에도 부모가 꼭 알아야 할 말들이 많이 나오는데 인기를 추구하도록 강요하지 말고 데이트를 부치기지 말고 십대아이의 의견과 태도를 존중하라고 말하고 있는 등 부모가 반드시 알아야 할 말들이 가득 들어있다. 부모가 된다는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좋은 부모가 되려면 기술이 필요한 것이다. 아이는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라 독립된 인격체임을 자각하고 서로를 존중했을때 부모와 십대 사이는 한층 더 윤택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