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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정말 사랑할 수 있을까
루이스 레안테 지음, 김수진 옮김 / 작가정신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스페인 바르셀로나와 사하라 사막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몬세와 산티아고의 사랑의 기억들. 무려 26년이라는 긴 시간을 뛰어넘어 과거와 현재의 그들을 보여준다. 아직 스물도 채 되지 않은 시기에 만나 풋풋한 사랑을 나눴지만 작은 오해와 자존심 때문에 이별을 해야했던 그들이 중년이 되서 만나게 되는 여정은 참으로 길다. 그렇게 오랜 세월이 지났는데도 마음 한 구석에 담아두고 잊지 못하는 사랑. 그 깊이가 얼마나 되는지 상상하기조차 힘들다. 그런 사랑을 지켜내지 못하고 이별을 한것이 그들 인생에서 가장 쓰리고 아픈 실수일 것이다.
몬세와 산티아고가 처음 만났던 날로부터 26년이 흐른 지금, 몬세는 홀로 있었다. 열아홉살 딸은 작년에 사고로 죽었고, 남편은 젊은 여자랑 바람이 나서 결국 이혼까지 했다. 이제 중년으로 접어둔 몬세는 가족을 잃고 홀로 크리스마스를 보내야만 하는 처지다. 하지만 운명은 그녀를 사하라로 이끌었다. 응급실에 실려온 한 여자의 가방 안에서 젊은 산티아고의 사진을 발견한 순간,그녀는 자신이 그를 찾아 나설것을 예감했다. 죽었다고 생각했던 산티아고가 살아있다는 소식은 그녀를 옛 사랑의 추억속으로 빠져들게 했다.
소설은 몬세가 사하라에 도착해 위급한 상황에 놓이는 순간과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는 장면,그리고 산티아고의 흔적을 찾아나가는 모습 등을 교차하며 보여준다. 조금 불친절한 진행이지만 그로인해 더 극적인 감정을 느낄수 있었다. 그에 반해 산티아고의 이야기는 거의 시간 순서대로 진행된다. 군에 입대해 사하라로 가서 벌어지는 일들이 비교적 상세하게 나온다. 시간이 갈수록 산티아고는 몬세를 잊기위해 노력하다가 수줍은 사라하 소녀에게 마음을 주는데 그러면서 그는 점점 사하라 사람으로 거듭나게 된다. 사하라 사람들을 위해 목숨까지도 거는 그의 모습에서 그가 이곳을 결코 떠나지 못할것임을 보여준다.
산티아고가 죽었다는 소식때문에 아버지의 제자에게 마음을 열고, 산티아고의 빈자리를 채우려 했던 몬세. 매력적인 남편으로 인해 산티아고를 잊었다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던 몬세이다. 반면 몬세를 잊기위해 무던히도 애썼지만 그녀의 환영을 지울수 없는 산티아고는 자신을 믿고 의지하는 한 여자를 만나고 새롭게 의지하게 된 사람들을 만나면서 조금씩 잊는 듯 했다. 그에겐 몬세를 그리워할 시간이 없을만큼 바쁘고 위험한 일들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감옥에 갇힌 순간에도 몬세를 그리워하고 그녀의 환영에서 자유롭지 못할만큼 산티아고의 가슴 한켠엔 그녀가 있었다.
산티아고가 스페인으로 돌아가지 않고 사하라 사막에 남으면서 그들이 다시 만날 일은 없었을수도 있었다. 더구나 몬세는 산티아고가 죽었다고 알고있었으니까. 하지만 운명은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고 그들은 모래 바람이 휘날리는 사하라 사막에서 슬픈 재회를 하게 된다. 비극이라면 비극일수도 있는 그런 모습으로 말이다. 그들의 운명적인 만남 뒤에 어떤 이야기가 진행될지 궁금해진다. 그들은 다시 사랑할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