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고 즐거운 문화 탐방

80일간의 세계문화기행 - 아빠와 딸 세계로 가다
이희수 외 지음 / 청아출판사 / 2007년 4월

아버지와 딸이 함께한 세계 여행기라고 해서 부녀의 에피소드와 사진, 개인적인 체험등이 수록되어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책을 펼치니 부녀의 이야기는 거의 없고 세계 각 나라들의 특징들이 빼곡히 적혀있었다. 감성적이고 즐거운 부녀의 여행기를 기대하고 봤는데 마치 백과사전을 펼쳐 본 것만 같아 아쉬웠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책이 별로였다는 소리는 절대 아니다. 내가 예상했던 책이 아니어서 아쉬웠을 뿐, 이 책은 정말 잘 만들어지고 요점만 쏙쏙 뽑아놨기 때문에 즐거운 여행을 할수있는 책이니까. 이러쿵 저러쿵 쓸데없는 정보를 늘어놓아 지치게 만들지도 않고 머리 아프게 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내가 가보고 싶고 관심있어 했던 나라들, 혹은 처음 들어보는 나라들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기 때문에 무척 만족스러웠다.

이 나라엔 어떤 특산물이 있고, 민족의 특성은 무엇이며, 대략적인 역사는 어떻게 되는지 궁금할때가 있다. 하지만 그 많은걸 찾아보자니 시간도 많이 걸리고 쓸데없는 정보들만 한아름 얻게될 소지가 있어 시간낭비하기 딱 좋다. 디테일하게 할 필요는 없으니 대략적인 윤곽만 이라도 알수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분들께 이 책을 강력 추천한다. 이 책은 각 나라의 수도가 어디고 주요 도시가 어디인지, 또 극기가 상징하는 바는 무엇인지에 대해 요목조목 알려주기 때문이다. 또 친절한 글 때문에 마치 선생님의 인도에 따라 세계를 누비는것 같은 인상을 준다. 물론 "~했어요" 라는 글 투는 성인들이 읽기엔 조금 낯간지럽고 어색하긴 하지만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이 봐도 좋은 책임엔 분명하다.

또 풍성한 컬러 사진은 그 나라의 풍습과 문화를 보여주기 때문에 시각적인 즐거움을 준다. 각 도시의 모습, 우리가 알고있는 유명한 유적지, 그리고 그 곳에서 살아가는 서민들의 모습까지 볼수있기 때문에 더 재미있게 읽을수 있었다. 한가지 아쉬운건, 처음에도 말했듯이 부녀의 모습이 담긴 사진도 없고 각 나라 사람들과 함께 어우러진 사진도 없기 때문에 "아빠와 딸 세계로 가다"라는 책의 특성이 빛바랬다는 점이다. 부녀의 모습보다는 각 나라에 대한 소개가 비중있게 다루어져서 그런가보다. 어쨌든 책을 읽으면서 내 머릿속엔 책에 소개된 나라들에 대한 전체적인 내용이 저절로 자리잡혔다. 특히 아프리카나 아시아 쪽 나라는 잘 몰랐는데 이번 기회에 많이 알게됐고 관심을 가지게 된것도 큰 수확이라 할수 있겠다.

요르단 하면 사막이 먼저 떠올랐는데 수도 암만은 예상과는 달리 빽빽한 건물들이 많은 대도시의 모습을 띄고 있어서 많이 놀랐다. 이처럼 내가 오해하고 있거나 잘 알지 못했던 부분들을 사진을 통해, 친절한 설명을 통해 배울수 있었다. 특히 뉴스를 통해 많이 접하게 되는 분쟁 국가같은 곳의 과거 역사 부분도 언급해 주기 때문에 현재의 모습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그중에서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오랜 전쟁과 그로인한 비극은 현재까지도 적절한 해결방법이 없이 이어져오고 있는데 왜 그런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해 말해준다. 이런 정보는 청소년 들이나 어른들에게 세계로 눈을 돌리게 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안데르센의 나라인 덴마크, 뷔페가 처음 시작된 나라인 스웨덴, 사우나의 본고장인 핀란드,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앙코르와트가 있는 캄보디아, 수백대의 오토바이와 자전거가 있는 베트남 등등 다양한 나라들의 특징들이 열거돼있다. 그리고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같이 '스탄(Stan)'으로 끝나는 나라들이 많은데 스탄의 뜻은 "땅" 이라고 한다. 그외에도 모두 이슬람교를 믿고 투르크족으로 터키어 계통의 언어를 사용한다는 공통점이 있단다. 발음이 비슷해서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항상 궁금했었는데 이번 기회에 그 궁금증을 해결할수 있었다. 책 한권안에 많은 나라들의 정보를 담은 책들을 보면 대개 지루하다. 하지만 이 책은 알맹이만 쏙쏙 빼내어 알려주기 때문에 지루할 틈 없이 즐겁게 읽을수 있었다. 덕분에 즐거운 세계 탐방을 한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