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소녀의 눈동자 1939 ㅣ 내인생의책 푸른봄 문학 (돌멩이 문고) 1
한 놀란 지음, 하정희 옮김 / 내인생의책 / 2007년 1월
평점 :
절판
인류에게있어 히틀러의 등장은 씻을수 없는 고통과 재앙을 예고하는 시발점이었다. 유대인을 말살한다는 나치스의 '인종청소'는 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세계인들의 가슴에 뼈아픈 역사로 기록되어져있다. 서로 평등한 인간임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유대인들보다 더 우월한 종자라고 외치는 그들의 행보는 너무도 많은 피를 흘리게 만들었다. 어떻게 이런 일들이 일어날수 있었는지, 이처럼 경악스럽고 끔직한 일이 자행되었다는 그 사실을 떠올리기만 해도 온몸에 소름이 돋고 두려워진다. 하물며 유대인 학살을 직접 겪은 그들의 심정은 말해 무엇하겠는가.
세계인들은 두번 다시 일어나서는 안되는 이런 끔찍한 일을 겪으면서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반성하고 후손들에게 생생한 증언을 하기위해 기록하고 있다. 단지 유대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부모를 잃고 수용소에 갇히며 목숨을 부지하기위해 짐승처럼 살았던 그 시대의 아픔을 다시 겪지 않기위해서 말이다. 인간을 개,돼지보다 못한 처우를 하며 사람의 목숨을 너무도 쉽게 여기는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했다.
하지만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했던가. '신나치주의'라는 이름으로 활동을하는 사람들이 점차 세력을 떨쳐나가고 있다는 뉴스를 볼때마다 나도 모르게 몸을 부르를 떨게된다. 대체 그들의 머릿속엔 뭐가 들어있는거야! 라는 분노와 함께 자신들을 우월하다고 믿는 그들의 외침에 침을 뱉고 싶어진다. 어쩌면 그들은 자신들의 좋지않은 상황을 개선하는 대신 타인에 대한 분노로 표출하고 있는,세상에서 가장 나약하고 불쌍한 사람들일지 모른다. 자신의 나약함을 드러내지 않기위해 표독스러운 발톱을 내세우고 타인을 공격하는 그런 비열하고 더러운 사람들이다.
'신나치주의'에 가입함으로써 어머니와의 불화로 생긴 분노를 표출하는 10대소녀 힐러리는 오토바이 사고를 당해 사경을 헤매게 된다. 그리고 그 위험한 순간에 그녀는 꿈속에서 유대인 소녀 샤나를 만나게 된다. 자신이 샤나의 입장에서 나치스에 의해 자행되는 끔찍한 상황을 겪게되고 유대인들의 비참한 역사를 몸소 체험하게 된다. '신나치주의'에서 활동하는 힐러리가 나치스에 의해 핍박받는 유대인 소녀가 된 것이다. 샤나가 된 힐러리는 아버지의 총살과 어머니와 사랑하는 동생들과의 헤어짐을 겪고 할머니와 함께 수용소로 들어가게 된다.
우리들에게 너무도 익숙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그녀가 살아남기위해 겪었던 일들은 차마 입밖으로 낼수 없을만큼 끔찍한 것들이었다. 냄새나고 맛없는 스프를 먹고 힘들게 일을 하는 동안 또 다른 한편에선 시체를 태우는 연기가 끊임없이 나오는 그런 상황이었다. 이 곳에서 몇달간 버티는 것 만으로도 대단하다고 할수밖에 없었고 살아남기위해 아무 생각도 하지 말라는 수용소 선배의 말은 이 곳의 생활이 얼마나 척박하고 무서운지를 알게해준다. 오직 살아야겠다는 일념으로 모질고 끔찍한 일을 묵묵히 견디는 샤나의 모습은 그야말로 눈물겹다.
하지만 우리가 역사를 되풀이한다면 샤나와 같은 아이들은 또 생길지 모른다. 자신의 상황에서 비롯된 분노를 다른 종족에게 분출하는 사람들이 더 많이 생긴다면 제 2의,제 3의 히틀러가 생길지도 모른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선 '인종청소'라는 말도안되는 일이 자행되고 있으니까 말이다. 유대인 학살로 우리는 인간의 악행에 경악했고 그 많은 피해자들의 숫자에 망연자실 했었다. 그들의 총부리에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아무런 이유없이 죽었고 그 피는 아직도 마르지 않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그 역사를 되풀이하는 만행을 저지른다면 더이상 인간에게 구원은 없을것이다. 이런 끔찍한 일이 다시는 벌어지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고 역사를 똑똑히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