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울지 않아
야마모토 후미오 지음, 이선희 옮김 / 창해 / 2006년 12월
평점 :
품절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어나면서 다양한 직종에서 일하고 있는 여성들의 수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 책속에 나오는 15 명의 여성들은 체육교사 에서부터 백화점 직원,만화가,연극인,그리고 가정 주부 등등 다양한 직종에 종사하고 있다. "절대 울지 않아" 라는 제목에서 풍기는 느낌대로 이 책의 주인공들은 자신의 일터에서 그야말로 고군분투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같이 입사한 동기와 자신을 비교하기도 하고 부모님께 자신의 직업을 숨기기도 하며 영업실적을 올리기위해 헤어진 전 남자친구를 찾아야 하는 상황도 겪게 된다. 때로는 더럽고 치사해 이 직업을 때려치울까도 생각하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랑하기도 한다.

여성들이라면 고개를 끄덕끄덕 거리며 공감을 할수있는 그녀들의 이야기는 바로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일이거나 혹은 이미 겪은 이야기 일수도 있다. 특히 젊은 여성들처럼 일 과 사랑을 병행하는 경우라면 더더욱 그럴것이다. 언제나 자신의 말을 들어주고 조언해주는 남자친구의 소중함을 깨달은 영업 사원 여성의 이야기나 실연 당한 여성이 죽음만을 생각하게 되지만 결국 몇년뒤, 자신이 일하는 백화점에서 멋진 복수를 하는 이야기는 짠한 감동과 통쾌함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대부분의 내용들은 들뜨고 환한 분위기가 아니라 조금 무겁게 가라앉은 분위기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람들은 힘든 시간도 잘 견디고 꿈을 향해 전진하지만 과연 그런 사람이 몇이나 될까. 어쩌다보니 지금 하는 일을 하게되었고 그렇게 계속 시간이 흘러 더이상 다른 일을 시작할수 없게 된 경우가 더 많지 않을까. 우연히 타임키퍼 일을 시작하게 되 계속 그일을 하는 사부씨와 할줄 아는건 수영밖에 없어 즐겁지도 않은 수영 강습을 하는 미사키의 모습은 웬지 낯설지가 않다. 직장 생활이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과정이 아니라 단지 먹고 살기위한 사회생활에 지나지 않다면 그건 너무도 서글픈 일이다.

사람들은 어제와 다른 오늘을 꿈꾸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음을 안다. 남자들도 물론 마찬가지 겠지만 같은 여성으로서 느끼는 직장 생활에서의 애환은 나만 이랬던게 아니었구나 라는 유대감을 갖게 만든다. 각자 다른 직업을 가진 여성들이기에 그들이 경험하는 상황은 다르지만 그들이 느끼는 고민은 대부분 같아 보인다. 일 과 사랑 중 어느것을 더 우위에 두는지에 대한 결정에서부터 직장 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인해 힘들어 하는 모습 등등 말이다. 하지만 아무리 힘들고 괴로워도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희망을 갖고 임한다면 일 뿐 아니라 내 삶의 질도 한층 더 높아질 것이다.

몇몇 이야기들은 급하게 마무리된 것같은 인상을 풍겨 미흡한 완성도를 보여주지만 담담하고 차분하게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작가의 글에서 공감과 위안을 얻는다. 또한 책 속 여성들의 직업이 가지는 의미와 그 삶이 같은 여성으로서 느끼는 것과 그다지 다르지 않음을 알게됐다. 그래서 조금은 씁쓸하기도 하고 내게 일은 어떤 의미로 여겨지는지 찬찬히 생각해보게 되었다. 난 일을 자아실현의 장 으로 여기는지, 아니면 살기위한 수단으로 여기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후자가 아닌 전자가 그 이유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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