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 - 지옥의 풍경, 요한계시록부터 단테까지 해시태그 아트북
알릭스 파레 지음, 류재화 옮김 / 미술문화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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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
-지옥의 풍경, 요한계시록부터 단테까지
알릭스 파레 지음 / #미술문화
#해시태그아트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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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의 세계대전을 겪고 나서 인간의 얼굴은 슬프게도 악마의 얼굴로 변했다. 인간 얼굴에 박쥐 날개와 뿔이 달리기도 했는데, 이것은 과거 전통사회의 민속화에나 나타나던 도상이었다. 악마를 그리는 화가들은 개인적 스타일과 세계관에 따라 자유롭게 악마를 표현했다. 회화에서는 예술적 재량을 발휘하면서도 신중하게 접근했다면, 대중문화나 일상 언어에서는 악마 이미지가 강력한 존재감을 발휘했다. P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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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사에서 알아보는 악마의 기원과 변천사, 그리고 지옥의 풍경. 아무래도 근대 들어서 인간의 형상을 한 악마 이미지가 각인되었는데 이 책 덕분에 고대부터 중세-르네상스시대의 악마들도 볼 수 있었다.

고대 신화나 성서에서 영향을 받은 염소/박쥐/뱀/용같은 동물들의 특징이 흉측하게 살아있는 악마의 모습을 보인다면 중세가 지나서는 인체의 특징이 눈에 띄는데 이 지점이 흥미로웠다. 내딴에는 이렇게나 늦게? 싶어서. 악마가 등장하는 작품이 6세기부터 꾸준한 걸 보면 이또한 영감의 원천 중 하나겠지. 그만큼 매력적이기도 하고. 보통 선과 악이라하면 자연스레 떠올리는 것이 천사와 악마라지만 결국엔 인간이라는 하나의 존재로 변환되지 않던가. 그런 맥락에서 나는 이 책에 수록된 작품들의 연도를 확인하는 재미가 있었다. 인간과 악마가 뚜렷이 나뉘는 지점에서 어느 시대부터는 경계가 흐릿해지는 부분은 외적인 것에서 내적인 것으로 옮겨오는듯 했다.

단순히 회화작품만 기대했는데 조각상이나 현재 생존한 작가의 작품도 있었다. 퀄리티 높은 그림도 그림이지만 한 작품마다 저자의 해설이 빛났다. 저절로 따라오는 지식과 정보는 물론 작품만 볼 때와 해설을 읽고 다시 볼 때의 차이는 확실히 다르니까. 작품 하나가 완전해지는 느낌이었다. 또 그렇게 한 권에 모아 볼 수 있다는 게 소장가치와 욕구를 불러일으키고:)

▪️TMI
-악마를 다룬, 영향을 끼친 문학작품들, 단테의 「신곡」, 존 밀턴의 「실낙원」, 괴테의 「파우스트」가 등장하면 반가웠으나 읽지 않아 오롯이 느끼지 못해 아쉬웠다. 위 작품들과 함께 본다면 더 재밌을 텐데!

-전면에 클로즈업한 그림이 한번씩 등장하는데 오밀조밀 디테일 들여다보다가 깜놀한 게 한두 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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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에는 신자들에게 공포감을 주기 위해 괴물 악마를 최후의 심판 '지옥' 장면에 크고 비중 있게 다뤘다. 이제 악은 인간 외부에 있지 않다. 인간 내면에 있다. 사탄은 서서히 성당에서 사라졌다. P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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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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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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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다정한 우주로부터 오늘의 젊은 문학 4
이경희 지음 / 다산책방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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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다정한 우주로부터』
#이경희 / #다산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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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이 말하길, 은하연대에 소속된 우주종들은 결코 무리를 짓지 않는다고 했다. 그들은 더 이상 누군가가 사랑해 주지 않아도 충분할 만큼 스스로를 추스를 수 있다고. 사랑을 포기하는 것만이 우주에서 살아남기 위해 취할 수 있는 유일한 진화의 형태라고. P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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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사유에 큰 비중을 차지했던 돌아가신 시어머니가 살아났다. "애미야,"로 시작하는 살아생전 목소리에 한나는 기겁하면서도 침착하게 시어머니 이마에 칼을 푹 찔러 넣는다. 한나만의 사정이 아니고, 한국은 그리고 세계는 죽었던 조상님들이 살아나 활개를 치고 있다. 그렇게 탄생한 '조상없애기 운동본부' 그들은 나름 작전을 짜서 '눈에는 눈, 이에는 이, 꼰대는 슈퍼 꼰대' 윗조상들을 계속 불러내는데...

겨우 제삿밥 눈치주던 조상님은 이제 "어허! 어디서 천한 것들이 양반 앞에서 고개를 빳빳이 들어?"로 시작하더니 "이놈이! 사십구재도 제대로 안 치르고! 뭐어?"를 거쳐 "뭣이? 사십구재? 사십구우재? 적어도 3년은 채워야지 이 때려죽일 놈들이!" 그러자 새로운 조상님 등장 "뭐어? 부모님 돌아가시면 평생 무덤에 뼈를 묻어야지!"

📖여섯편의 소설이 들어있는데 나는 이 소설집의 첫번째부터 ( 「살아 있는 조상님들의 밤」) 배를 잡고 꺽꺽대며 웃어댔다. 보통 여러편이 함께 있는 한권의 경우 특별하게 뭐가 더 좋았다고 느끼기 마련인데 각기 다른 이유와 매력으로 다 좋았다:)

▪️「살아 있는 조상님들의 밤」
▪️「우리가 멈추면」
▪️「다층구조로 감싸인 입체적 거래의 위험성에 대하여」
▪️「바벨의 도서관」
▪️「신체강탈자의 침과 입」
▪️「저 먼 미래의 유크로니아」

모두 지극히 현실적이고 입체적이며 상상력을 더한 먼 미래를 그리고 있지만 지금의 우리가 녹아있는 이야기들. 그속에서 제목처럼 다정함과 장르의 경계를 어우르는 유머러스함이 이야기들의 매력을 더 살렸다고 느꼈다. 그리고 그리움, 애틋함같은 것들. 아무리 몇세기가 흐른다 해도 잃지 않을 인간적인 모습들이 오래 남을 것 같다. SF소설을 읽을 때마다 즐기지 않는다면서도 누누이 강조하는 것은 미래적 설정이나 배경이 아니라 등장인물(캐릭터)의 말과 행동, 마음과 감정을 좇는다는 점이다. 그 시대에도 이런게 통할 수 있구나,싶어서 안도감이 들기도 하고 한편으론 의심도 되고(ㅋㅋㅋ) 그럼에도 믿고 싶어진달까. 지구는 겨우 창백한 푸른점에 불과할지라도 우주를 구할 수도 있다고, 서로가 서로를 지킬 수 있을 거라고 믿게 만드는 소설.

TMI

🌟1월 25일 저녁 7시 알라디너TV에서
이다혜 기자님 사회로,
이경희X심너울 작가님 SF 라이브 북토크
있다고 합니다:)

▪️여전히 SF소설에 진입장벽을 느낀다면 '이경희'로 시작해도 좋겠다.

▪️나는 이제 어디가서 SF소설을 즐기지 않는다고 말 못하겠다.... 그 전환점이라고 한다면 바로 이 책!

▪️그래서 도서관 가서 다른 SF 데리고 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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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여전히 그때의 그 사람이 맞는 걸까요?"
"그럼요. 연속성을 잃지만 않는다면. 나아가려는 의지만 이어간다면." P296

🔖-우리가 멈추며어어어어언!

그러자 이 순간만을 기다렸다는 듯, 셀 수도 없이 많은 목소리가 함께, 이렇게 외치는 것이었다.

-우주가 멈춘다아아아아아! p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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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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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다정한우주로부터
#오늘의젊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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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게으른 시인의 이야기
최승자 지음 / 난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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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게으른 시인의 이야기』
#최승자 /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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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인간은 상처투성이의 삶을 통해 상처 없는 삶을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하는 모순의 별 아래 태어났는지도 모른다. 상처 없는 삶과 상처투성이의 삶. 꿈과 상처. 그러나 그것이 우리의 일상을 더욱 굳건하게 받쳐주는 원리 한 몸뚱이에 두 개의 얼굴이 달린 야누스의 원리이다. p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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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묵혀두었던 산문집'을 다시 출판하게 된 선생님은 웃음이 쿡 났다지만 나는 죽음의 연기가 도사리는 문장들을 연말연시에 거쳐 읽고 있으니 뭔가 아이러니 하다가 결국엔 웃어버렸다. 심지어 연신 끌어안고 좋아했으니 다시 생각해도 웃을 일이 맞는 것 같다.

20쪽, 「산다는 이 일」만 몇 날 며칠, 몇 번이나 정독했는지 모르겠다. 한판 놀러 나온 삶을 향해 '될 대로 되라지', 던져주는 그 신명을 맞받아 힘을 얻어 괜신히 페이지를 넘길 수 있었지만, 사실 그후로도 계속 어느 페이지에선 시간을 할애하며 머무르기를 반복했다. 이렇게 내 발목을(손목인가) 붙드는 , 스스로 매이기를 원하는 문장들을 마주칠 때마다 바람에 일렁이는 촛불이 된듯한 기분이다.

꺼질듯 말듯한 몸뚱이의 눈앞엔 '죽음'이 자주 고개를 쳐들고 덩달아 '절망'이나 짙은 '고독'같은 것들도 한몫 거든다. 시리거나 씁쓰름하거나. 그것들을 그대로 응시하는 것이 퍽 괴로운 일일 수도 있으나 결국 삶과 맞닿아 있음을 눈치챈다. 하나의 끈으로, "불확실한 희망보다는 언제나 확실한 절망을" 택한 순간부터 끝에서 끝으로 연결되어 있었음을, 그렇게 웃다가도 울 수 있고, 울다가도 웃을 수 있는 것이 삶과 죽음의 공통된 맥락 아닌가, 골똘히 생각에 잠기며 겨울밤을 지새우고, 이 시대에 이토록 순도 높은 글을 다시 만날 수 있음에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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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서로 다른 형식들, 육체적 죽음 이전에 마음이 먼저 죽고, 마음이 먼저 죽는 그 형식들이 바로 절망, 고통, 아픔 등등 불행의 감정들이고, 그리고 그러한 마음의 죽음의 형식들을 마지막으로 물리적으로 완성시켜주는 게 육체적 죽음이라는 거 아닐까? 그 모든 죽음의 의식은 어디로부터 왔을까. 나의 경우, 그것들은 공포로부터 왔던 것 같아. 세계에 대한 공포로부터. p160

🔖내 어머니는 영원한 마침표를 찍었으며, 조만간에 그녀가 살았던 한 문장 전체가 차례차례 지워져나갈 것이다. 그 길고 아, 그러나 너무도 너무도 짧고, 지루하고 지겹고 고달프고 안간힘 써애 했던 한 문장이, 쓰일 때보다 몇억 배 빠른 속도로 지워져 마침내 텅 빈 백지만 남으리라. 그뒤엔 이윽고 그 백지마저 없어져 남아 있는 것이라고는 그녀가 살았던 문장의 문장 없는 마침표 하나, 지구상의 외로운 표적 하나, 그녀의 무덤 하나만이 남을 것이다. 그리고 그녀를 묘사하거나 설명하는 그 어떠한 동사도 이제는 모두 과거형을 취하리라. p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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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다서포터즈 '신난다' 자격으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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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게으른시인의이야기
#난다난다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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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페이버릿 앨리스 - 전 세계 61가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초판본을 찾아서
앨리스설탕 지음 / 난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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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페이버릿 앨리스』
#앨리스설탕 지음 /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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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앨리스 증후군' '앨리스 비즈니스'라고 불리며 주인공과 캐릭터들을 매번 다르게 변주한 그림책과 상품이 나오는 유일무이한 동화이다. 1890년대 후반 인쇄업과 출판업의 상수기를 배경으로 다수 출판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1930~40년대의 세계대전 및 대공황 때 만들어진 팝업북 등을 통해 사회경제 변화를 포함한 출판의 역사를 읽을 수 있다. 한 권의 그림책이 이토록 많은 역사적 변화를 담애낸 예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유일할 것이다.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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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이 떠올릴 앨리스는 어떤 모습일까. 일난 나는 풍성한 금발머리에 파란색 원피스를 입은 소녀가 먼저 그려진다. 어릴 때부터 익히 봐왔던 디즈니 영화의 영향 탓이다. 그 이미지가 이미 너무 고착되어버린 상태에서 만난 이 책은 익숙하고도 낯선 경계를 요리조리 왔다갔다하며 앨리스를 만날 수 있는 새로운 매개체 역할을 했다. 때론 환상적인 세계에 동화되어 이젠 유물이 된 동심의 안색이 살아나는가하면 때론 묘한 분위기의 앨리스에게는 짐짓 조심스럽게 다가가야만 했다. 어린시절 앨리스에 대한 최초의 기억도 이와 비슷한 느낌인데 이런 기시감은 아마 그 이상한 나라에서 내가 이방인이자 친구였기 때문일 것이다.

1865-2018 전 세계 61가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초판본, 그야말로 연대별로 탄생하는 앨리스의 첫모습을 구경(?)하면서 문득 굉장히 귀한 화집이구나, 생각했다. 내게도 역시 거의 처음으로 나타난 61가지의 앨리스의 모습도 그렇지만 이제 막 열 살이 된 딸과 함께 나란히 앉아 오래오래 대화의 장을 펼칠 수도 있다는 점, 혹시라도 딸이 내 나이가 되어서도 함께 보는 상상을 하고 있노라면 소중하기 그지없었다.

우리는 서로에게 가장 익숙한 이름을 먼저 찾아나섰는데 딸은 '앤서니 브라운'을 제일 먼저 펼쳤고 자기가 좋아하는 작가가 앨리스의 목을 쭉쭉 늘려놨다며 한참을 웃었다. 나는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에 잔뜩 기대를 품었지만 처음 내뱉은 말이 "그래서 앨리스는 어딨어?"였을 정도로 독특했다. 그의 상상력과 독창성만큼이나. 그리고 까만머리색의 단발머리 앨리스, 원숙한 이미지의 앨리스는 물론 다양한 기법으로, 각기 다른 의상과 표정을 짓는 앨리스들을 보았다. 시각적인 이미지가 주는 기쁨도 있지만 설명과 정보가 따르는 흥미로운 이야기는 그외의 요소들을 채워준다. 그래서 더욱 풍성한 한 권이 될 수 있었다.

시간을 들이고 공 들여 보고 싶은 마음, 오래 품고 싶은 우리들의 앨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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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다출판사 서포터즈 자격으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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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페이버릿앨리스
#이상한나라의앨리스 #화집 #초판본
#난다서포터즈 #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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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 : 그래픽 히스토리 Vol.2 - 문명의 기둥 사피엔스 : 그래픽 히스토리 2
다니엘 카사나브 그림, 김명주 옮김, 유발 하라리 원작, 다비드 반데르묄렝 각색 / 김영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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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 : 그래픽 히스토리』
유발 하라리 / 다비드 반데르묄렝 각색
다니엘 카사나브 그림 /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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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어렵지 않을까? 고민하는 시간이 아까웠을
정도로 유발하라리의 <사피엔스>를 정말
재밌게 읽었다.
그가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부터
인류/문화사에 대한 흥미가 집중력을 높였다.
그리고 그래픽노블로 출간된다고 했을 때
학생들이나 벽돌책을 부담스러워하는
성인들에게 좋은 소식이겠구나, 싶으면서도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것은
기존 630여 페이지의 분량을 어떻게 이미지로
다 담을 수 있을까? 하는 선입견도 있었기 때문이다.

일단 이 책의 첫인상은
판형을 키워 보기 좋다는 것도 있었고
예상치 않게 그림이 원작의 분위기를
담고 있어서 반가웠달까.
물론 중요한 건, 겉이미지가 아닌 내용이고
원작의 핵심을 오히려 그림으로 표현해서
한번에 와닿는 느낌이 좋았다.

딸이 조금만 더 크면 함께 읽기도,
단독으로 읽어도 좋을 책이라 시리즈 소장용으로써의
가치도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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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사서포터즈 자격으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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