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다정한 우주로부터 오늘의 젊은 문학 4
이경희 지음 / 다산책방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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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다정한 우주로부터』
#이경희 / #다산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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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이 말하길, 은하연대에 소속된 우주종들은 결코 무리를 짓지 않는다고 했다. 그들은 더 이상 누군가가 사랑해 주지 않아도 충분할 만큼 스스로를 추스를 수 있다고. 사랑을 포기하는 것만이 우주에서 살아남기 위해 취할 수 있는 유일한 진화의 형태라고. P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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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사유에 큰 비중을 차지했던 돌아가신 시어머니가 살아났다. "애미야,"로 시작하는 살아생전 목소리에 한나는 기겁하면서도 침착하게 시어머니 이마에 칼을 푹 찔러 넣는다. 한나만의 사정이 아니고, 한국은 그리고 세계는 죽었던 조상님들이 살아나 활개를 치고 있다. 그렇게 탄생한 '조상없애기 운동본부' 그들은 나름 작전을 짜서 '눈에는 눈, 이에는 이, 꼰대는 슈퍼 꼰대' 윗조상들을 계속 불러내는데...

겨우 제삿밥 눈치주던 조상님은 이제 "어허! 어디서 천한 것들이 양반 앞에서 고개를 빳빳이 들어?"로 시작하더니 "이놈이! 사십구재도 제대로 안 치르고! 뭐어?"를 거쳐 "뭣이? 사십구재? 사십구우재? 적어도 3년은 채워야지 이 때려죽일 놈들이!" 그러자 새로운 조상님 등장 "뭐어? 부모님 돌아가시면 평생 무덤에 뼈를 묻어야지!"

📖여섯편의 소설이 들어있는데 나는 이 소설집의 첫번째부터 ( 「살아 있는 조상님들의 밤」) 배를 잡고 꺽꺽대며 웃어댔다. 보통 여러편이 함께 있는 한권의 경우 특별하게 뭐가 더 좋았다고 느끼기 마련인데 각기 다른 이유와 매력으로 다 좋았다:)

▪️「살아 있는 조상님들의 밤」
▪️「우리가 멈추면」
▪️「다층구조로 감싸인 입체적 거래의 위험성에 대하여」
▪️「바벨의 도서관」
▪️「신체강탈자의 침과 입」
▪️「저 먼 미래의 유크로니아」

모두 지극히 현실적이고 입체적이며 상상력을 더한 먼 미래를 그리고 있지만 지금의 우리가 녹아있는 이야기들. 그속에서 제목처럼 다정함과 장르의 경계를 어우르는 유머러스함이 이야기들의 매력을 더 살렸다고 느꼈다. 그리고 그리움, 애틋함같은 것들. 아무리 몇세기가 흐른다 해도 잃지 않을 인간적인 모습들이 오래 남을 것 같다. SF소설을 읽을 때마다 즐기지 않는다면서도 누누이 강조하는 것은 미래적 설정이나 배경이 아니라 등장인물(캐릭터)의 말과 행동, 마음과 감정을 좇는다는 점이다. 그 시대에도 이런게 통할 수 있구나,싶어서 안도감이 들기도 하고 한편으론 의심도 되고(ㅋㅋㅋ) 그럼에도 믿고 싶어진달까. 지구는 겨우 창백한 푸른점에 불과할지라도 우주를 구할 수도 있다고, 서로가 서로를 지킬 수 있을 거라고 믿게 만드는 소설.

TMI

🌟1월 25일 저녁 7시 알라디너TV에서
이다혜 기자님 사회로,
이경희X심너울 작가님 SF 라이브 북토크
있다고 합니다:)

▪️여전히 SF소설에 진입장벽을 느낀다면 '이경희'로 시작해도 좋겠다.

▪️나는 이제 어디가서 SF소설을 즐기지 않는다고 말 못하겠다.... 그 전환점이라고 한다면 바로 이 책!

▪️그래서 도서관 가서 다른 SF 데리고 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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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여전히 그때의 그 사람이 맞는 걸까요?"
"그럼요. 연속성을 잃지만 않는다면. 나아가려는 의지만 이어간다면." P296

🔖-우리가 멈추며어어어어언!

그러자 이 순간만을 기다렸다는 듯, 셀 수도 없이 많은 목소리가 함께, 이렇게 외치는 것이었다.

-우주가 멈춘다아아아아아! p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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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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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다정한우주로부터
#오늘의젊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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