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간식집 - 겨울 간식 테마소설집
박연준 외 지음 / 읻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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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간식 테마소설"
이쯤되면 테마소설집 맛집으로 인정하는 읻다 출판사. MBTI 테마 소설집에 이어 계절에 딱맞는 옷을 입은 겨울 간식 테마 소설집이 출간됐다. 박연준, 김성중, 정용준, 은모든, 예소연, 김지연 작가와 함께.

작가들이 소재로 쓴 겨울 간식으로는 뱅쇼/귤/타코야키/만두/호떡/유자차 가 있다. 간식들은 단지 일회성 소품처럼 쓰이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가 전개되는 내내 곱씹을 만큼 비중이는 역할을 해낸다. 특히 좋았던 것은 뱅쇼가 나오는 박연준 작가의 「한두 벌의 다른 옷」

🔖혼자 돌아오는 기차에서 나는 그때 우리가 나누었던 대화들, 가벼운 한숨과 서로에 대한 깊은 애정을 생각했다. 그런 건 아무 때고 이유도 없이 휘발된다. 가까이에서 서로의 삶을 보살피는 사이, 관계가 붉게 엉키는 순간부터 사라진다. 저녁이 되어 빛이 사라지듯이. p35

여름과 영혜의 관계의 시작부터, 엉키다가 어느 한쪽이 달아나는 지점까지 붉은 빛을 띤 이야기 자체가 마치 뱅쇼를 만드는 과정처럼 진행되는 것 같았다. 달큰하고 깔끔한 맛이 좋아 뱅쇼를 매료되었던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씁쓸한 맛도 알게 되었다까. 가장 오래 여운이 남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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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읻다 출판사 서포터즈 자격으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itta_publis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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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남은 시간 - 인간이 지구를 파괴하는 시대, 인류세를 사는 사람들
최평순 지음 / 해나무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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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지구를 파괴하는 시대, 인류세를 사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이 책을 읽고 함께 토론하며 길을 찾아야 한다지만 여전히 먼나라 남의 이야기처럼 느끼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당장 나와 직접적으로 연결된 생존이 달린 문제가 아니더라도 저자 최평순이 묻는 질문에는 누구나 한번쯤은 대답에 대한 고민을 해봐야 한다.

❝우리는 왜 지구의 위기를 외면할까?❞
❝인간에게 희망은 있는 것일까?❞

다소 비관적으로 들리는 이 말에 불편한 감정이 올라올 수 있지만 정말 기후위기는 언제나 일상보다 빠른 속도로 현재진행형이다. 그러므로 "지구적 재난에 상대적으로 덜 노출되어 있고, 심리적으로나 인간적으로나 재난 현실을 외면하며 살기 쉬운 조건이"더라도 계속 고민하고 공유하고 외면하지 않는 이들이 많아져야 한다고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깨닫는다.

저자 최평순은 환경·생태 전문 PD로 「하나뿐인 지구」,「이것이 야생이다」시리즈, 다큐 프라임 「긴팔 인간」, 「인류세」, 「여섯 번째 대멸종」을 연출했다. 그의 글은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끄집어낸 결과라기 보다는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듣고 느낀 감각을 옮긴 듯한 생생한 현장감을 전달한다. 가독성은 물론 다각도로 현재의 상황을 되짚어 보는 계기와 지속적인 고민을 유도하며 경각심을 가지게 한다. 좀더 욕심을 내보자면 고민을 넘어 함께 이야기하고 알리고 실천하는 이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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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henamu_offi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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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을 비는 마음
김혜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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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때부터 익히 들어왔던 인간 생활의 기본 요소인 의식주. 의식은 여전히 차고 넘치는 것 같으나 어째서 주는 이렇게 품귀 현상이 일어나는지. 그래서 소설속의 사람들을 보면 집이 안식처라는 말이 너무 옛날 이야기 같다. 지키려 할수록 멀어지는 절망감에도, 떠나려 할수록 발목 잡히는 당혹감에도 마음이 쿵 내려앉는다. 이해와 충돌이 일상에 짙게 깔리고 실체없는 희망사이로 그저 둥둥 뜬 마음들만 있다. 나는 그 마음들 속에서 오래 서성였다. 나 역시 근래 머릿속을 점령한 생각이 '집'이었기 때문이고 그건 어디서 어떻게 사는냐의 문제라기 보다는 도대체 집이 뭐길래,라는 원초적인 질문이었다.

여전히 오리무중인 상태로 소설을 읽었지만 마음이 기우는 건 집이 아니라 사람들의 모습이었다. 내 불행이 타인의 것보다 더 크다고 말하고, 신기루 같은 미래에 기대는 것이 미련하다해도 나는 소설속의 그 누구도 이기적이라거나 한숨을 쉬지 않았다. 그저 이모든 선택과 개인이 처한 입장이 얽히고설킨 채 결국 살아내고야 마는 사람들만 있었을 뿐이다. 그건 나에게도 닿는 이야기였고 어쩌면 내 질문의 뿌리가 이런 마음에서 기인한 걸수도 있겠단 생각이 뒤늦게 들었다.

김혜진 작가와는 『딸에 대하여』 『9번의 일』 『불과 나의 자서전』에 이어 이번 작품으로 만났다. 나열하다 보니 모두 집과 연관된 소설들인데 항상 묵직함을 선사하는 탓에 쉽게 잊히지 않아서 믿고 보는 편이다. 이번에도 역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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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경청 을 안(못) 읽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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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moonji_books

#축복을비는마음 #김혜진 #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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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만든 가난 - 가장 부유한 국가에 존재하는 빈곤의 진실 Philos 시리즈 25
매슈 데즈먼드 지음, 성원 옮김, 조문영 해제 / arte(아르테)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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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살아보지도 않았고 국내 사정 또한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로 읽은 나는 가난을 가난으로만 바라봤을 뿐 가난한 사람들 너머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충분한 선택지의 부재, 더 많이 일하고 그만큼 착취당하는 이상한 시스템을 자본주의 탓으로 돌리기엔 너무 두루뭉실한 감이 있고 정부를 탓하기엔 도돌이표 같은 반문만 돌아온다. 자원이 부족해서, 또는 할만큼 하고 있다는 둥.

저자는 현장 연구를 통해 미국내 "노동자 착취, 소비자 착취, 주거 착취, 금융 착취"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다각도로 들여다볼 수 있도록 독자를 이끈다. 그 과정에서 놀랍도록 따가운 사실도 깨닫게 된다. . "가난한 사람들이 충분히 노력하지 않은 거라고. 복지가 장기적인 의존성을 만들어 낸다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기회를 확대하는 건 사회주의와 독재로 이어지는 파멸 행위라고. 이런 선동이 계속 되풀이되는 것은 설득력이 있어서가 아니다. 우리의 삶이 가난한 사람들의 삶과 서로 맞물려 있다는 뼈아픈 진실을 외면할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이다."

한국사회와 묘하게 오버랩 되면서도 구체적인 비교 분석은 내 능력치 밖이었지만 그럼에도 제로섬 같은 사회에서 오직 남탓만으로 돌리던 빈곤이 “우리가 각자의 일을 할 때 매일 내리는 결정들 수백만 가지가 누적된 결과”라는 말은 뼈아프다. 누군가의 새벽 노동에 기대어 로켓 배송을 받고 집값 하락을 우려해 차별과 배제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사례들을 익히 봐왔기 때문이다.

저자가 제시하는 문제 해결 방식에 박수를 치고 싶지만 얼마나 반영이 될지, 현실화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선 회의감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일까... 온탕냉탕 오가는 기분으로 읽었다🫠

책속에 구체적인 사례(현장연구 자료)들과 통계 수치는 내용을 뒷받침 하는데 든든한 역할을 한다.

🎈함께 나누고 싶은 질문:)
Q.'빈곤을 종식시켜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대로 빈곤이 철폐된 사회를 상상해 보려고 합니다. 노조 파업, 노동자 산재 등의 뉴스가 등장하지 않는 세상을 상상해 볼가요? 그런 사회가 도래하게 됐을 때, 저녁 뉴스에서는 첫 번째 속보로 어떤 소식을 전하게 될까요?

A. ....전혀 상상이 안돼서 당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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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퓨테이션: 명예 1
세라 본 지음, 신솔잎 옮김 / 미디어창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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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벤지 포르노 중대 법안을 통과시키고 정치인으로서 승승장구하는 엠마. 그런 그녀에게도 성희롱을 동반한 악플과 익명의 협박 문자들은 끊기지 않는다. 와중에 엎친데 덮친격이랄까. 딸의 아슬아슬한 행보와 집에서 발견되는 시체까지...

쉴새없이 몰아치는 이야기속에서 계속 눈에 띌 수밖에 없던 것은 공인인 엠마에게 속사포로 들이대는 기자들의 행동이었다. 엠마 본인은 물론 가족의 사생활 영역따위는 진작에 밟히고 독점기사를 위한 집념들만 남은건 아닌지... 마침 《독사과》에서 '개인 사생활 침해, 공익 제보의 영역'에 대한 주제가 오갔었기 때문에 책속의 엠마의 말이 더 또렷이 들렸다.

"공공의 관심사에 속한 문제라서요? 아니면 증인의 신문사가 판단하기에 대중의 흥미를 끌 사안이라서요?"

"둘 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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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넷플릭스 영상화 확정이라거나 저명한 매체들의 호평과 강력 추천 및 어디 어디 판권 계약 등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면 재미는 어느정도 보장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이 책이 재미뿐만 아니라 타인을 향한 너무 쉬운 혐오와 사생활 침해, 소셜 미디어의 부적절한 사용 등 시의성이 다분한 소재들로 이야기를 풀어가는데 전달하는 메세지도 분명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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