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복을 비는 마음
김혜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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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때부터 익히 들어왔던 인간 생활의 기본 요소인 의식주. 의식은 여전히 차고 넘치는 것 같으나 어째서 주는 이렇게 품귀 현상이 일어나는지. 그래서 소설속의 사람들을 보면 집이 안식처라는 말이 너무 옛날 이야기 같다. 지키려 할수록 멀어지는 절망감에도, 떠나려 할수록 발목 잡히는 당혹감에도 마음이 쿵 내려앉는다. 이해와 충돌이 일상에 짙게 깔리고 실체없는 희망사이로 그저 둥둥 뜬 마음들만 있다. 나는 그 마음들 속에서 오래 서성였다. 나 역시 근래 머릿속을 점령한 생각이 '집'이었기 때문이고 그건 어디서 어떻게 사는냐의 문제라기 보다는 도대체 집이 뭐길래,라는 원초적인 질문이었다.

여전히 오리무중인 상태로 소설을 읽었지만 마음이 기우는 건 집이 아니라 사람들의 모습이었다. 내 불행이 타인의 것보다 더 크다고 말하고, 신기루 같은 미래에 기대는 것이 미련하다해도 나는 소설속의 그 누구도 이기적이라거나 한숨을 쉬지 않았다. 그저 이모든 선택과 개인이 처한 입장이 얽히고설킨 채 결국 살아내고야 마는 사람들만 있었을 뿐이다. 그건 나에게도 닿는 이야기였고 어쩌면 내 질문의 뿌리가 이런 마음에서 기인한 걸수도 있겠단 생각이 뒤늦게 들었다.

김혜진 작가와는 『딸에 대하여』 『9번의 일』 『불과 나의 자서전』에 이어 이번 작품으로 만났다. 나열하다 보니 모두 집과 연관된 소설들인데 항상 묵직함을 선사하는 탓에 쉽게 잊히지 않아서 믿고 보는 편이다. 이번에도 역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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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경청 을 안(못) 읽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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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moonji_books

#축복을비는마음 #김혜진 #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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