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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서로에게 구원이었을 때
박주경 지음 / 김영사 / 2021년 10월
평점 :
『우리가 서로에게 구원이었을 때』
-고난에도 무너지지 않는 사람들
#박주경 에세이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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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이런 참극이 발생했을 때 기자들에겐 숙명적으로 빈소를 취재하라는 명령이 떨어지는데, 그것은 기자의 모든 하달 임무 중에 최악의 일이다. 고통으로 몸부림 치는 유가족 앞에 카메라와 마이크를 들이대는 건 사람으로서 차마 못할 짓이다. 그럼 어떻게 그 임무를 완수할 수 있느냐? 사람이기를 잠시 포기해야 한다. 나는 그 시절 그렇게 일했던 것 같다. P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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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냉정』, 『박주경의 치유의 말들』에 이은 신간. 그리고 나는 그의 세 번째 책으로 처음 마주한다.
온갖 사건사고와 재난의 현장을 발로 뛰고 또는 국민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그가 말하는 '휴머니즘'은 무엇일까. 책을 읽기 전, 무심코 든 생각은 사실과 정확한 정보를 기반으로 전달되는 소식에서 울분이 치밀거나 무력해지는 일은 자주 있었던 거 같은데 '휴머니즘'으로 와닿는 일은 이따금씩 있었다는 것. 그리고 나는 이 전달자들을 그저 일회성 멘트로 흘려 기억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직업인으로써, 자기 할 일을 하는 사람정도로. 이게 얼마나 편협한 생각이었던지 책에서 만난 그의 통찰력은 나를 한없이 부끄럽게 만들었다. 듣는 이만 아파하고, 듣는 이들만 슬퍼할 줄 아는 게 아니란 걸. 사실 너머의 깊은 이야기에선 오히려 배워야 할 것들이 있었고. 무엇보다 자신의 감정은 잠시 밀어두고라도 먼저 봐야만 하고, 들어야만 하고, 말해야만 하는 입장을 나는 감히 가늠해볼 수도 없다. 그리고 그런 일들이 때론 나도 몰랐던 사건들을 책속에서 만날 때마다 분노와 무력감이라는 감정보다 '사람'이 먼저 보이기 시작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를 넘어서는 사람들. 슈퍼 히어로가 아닌 주변의 우리 이웃들, 얼굴도 모르는 사람에게서 전해지는 온기 같은 것들을 말이다.
누군가에겐 뉴스에서 이미 접하고 피곤했을 법한 이야기들을 굳이 책으로 또 봐야 하나 싶겠지만 도돌이표 같은, 소 잃고도 외양간이 고쳐지지 않는 현실에서 이게 정말 '나'의 일이 아니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나. 모르는 것보다 알기를 자처하는 나로서는 이 책이 선택지를 넓혀준 셈이다. 손을 내밀어야 할 때 또는 잡아줘야 할 때 그래서 맞잡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에 대한, 그리고 무너지지 않는 마음같은 것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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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는 사람과 살리려는 사람들. 안아주는 마음과 견뎌내는 용기. 언제 누가 희생양이 될지 모르는 재난재해와 사건사고, 범죄, 참사 현장의 아비규환 속에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손을 내밀었고 그 손을 맞잡아 생명을 지켜낸 사람들의 이야기.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 그러므로 '우리들'의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이다. 2021년 가을, 박주경 _들어가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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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사서포터즈 자격으로 제공 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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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서로에게구원이었을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