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쓰는 용기 - 정여울의 글쓰기 수업
정여울 지음, 이내 그림 / 김영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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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쓰는 용기》
-정여울의글쓰기 수업
#정여울 /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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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줄 쓰기도 버거운 사람들에게 이 책은 어쩌면
수십 권의 책을 낸 정여울 작가님의 은밀한 '스킬'을
배울 수 있는 기회라거나 혹은 이 책 한권만 읽으면
어느정도 레벨에 도달해 편하게 글을 쓸 수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랬다;)

그리고 아주 엇나가는 기대도 아니었지만 생각보다
더 깊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던 것은 행운같았달까.
그저 글쓰기의 기술만 늘어놓았다면 어디서 봤을 법한,
이미 알고 있는 내용에 불과했을 테지만 정여울 작가님의
글에는 다정함과 용기가 스며있다.
본인의 솔직한 이야기는 물론 기술이 아닌 내면을
들여다보며 마음을 토닥여주는 새로운 방식의 글쓰기
수업을 듣는 기분.

그래서 쓰고 싶은 용기, 지치지 않고 계속 쓰는 의지를
내 속에 차곡차곡 심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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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사 서포터즈 활동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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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인, 재욱, 재훈 (리커버 에디션)
정세랑 지음 / 은행나무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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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중순까지 설레며 기다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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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않음 - 타인의 역사, 나의 산문
박민정 지음 / 작가정신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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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않음 _ 타인의 역사, 나의 산문》
박민정 / #작가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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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우울을 가만히 지켜볼 수 있는 사람. 나는 그런 사람이 제대로 된 소설가라고 생각한다. 자기 불행을 가만히 개관할 수 있는 사람. 유난 떨지 않고 도망가지 않고.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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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처음 접하는 작가의 글이 산문일 때, 산문을 읽은 후 '이 작가의 소설을 꼭 읽고 말테야!'하는 의지가 샘솟는다. 반면, 이번엔 생소한 경험을 했는데 박민정 작가의 소설을 먼저 읽지 않은 아쉬움이 먼저 들었다. 책속에서 말하는 소설의 내용이 윤곽은 잡히는데 입체적으로 살아나지 않아 작가의 감정을 오롯이 느끼지 못하는 개인적인 아쉬움. 문학에 대한 솔직한 입장, 퇴고를 하고도 지속되는 고민을 여러번 고백하는 그녀는 정말 어떤 소설가인지 궁금증이 증폭되곤 했다.

차별화 혐오를 경험하고 목도하며 자신의 "최초의 기억"에서부터 "잊지 않기 위해" 부단히 기록한 문장들. 집안내에서 실제 있었던 해외입양, 여전히 상처로 남은 어린 시절의 폭력적인 기억, 한국 사회 만연한 여성 혐오 같은 다소 어둡고 묵직한 기운이 감도는 과거 또는 현재를 피하지 않고 정면을 응시하는 단단함이 느껴진다. 물론 그만큼의 용기도 필요했으리라. 그렇게 모인 문장들은 “개인사는 희미한 기억일지언정 나의 산문으로 재의미화”하는 작가의 의지도 엿보이고. 좋아하는 문장 중 하나다. 이런 과정이 없었다면 이 글이 나에게까지 무슨 방법으로 당도할 수 있었을까. 두려우면 두 눈부터 질끈 감아버리는 내가 타인의 역사와 이 산문을 힘껏 끌어 안을 수 있는 용기를 내본다. 읽는 이들로 하여금 '우리'의 이야기로 뻗어나갈 수 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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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들에게 우리 사회는 도처에서 야차가 달려오는 사회이며, 야차가 달려오면 칼춤이라도 춰야 하는 것이다. 왜 그렇게 성을 내냐고 묻는 자신의 모습을 삼인칭으로 바라보는 일, 뿌리 깊은 혐오사회에서 선행되어야 하는 일은 그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p93

🔖순전히 언어 때문에 사무치던 상처를 생각한다. 나의 말이 누군가에게 비수가 되고, 누군가의 말이 나를 아프게 만들 때. 그와 내가 동일한 모국의 언어를 사용한다는 사실 자체가 서러워서 언어를 처음 배우던 순간을 호출하곤 했다. 아직 아무런 의미도, 즉 어떤 경험도 담지하지 않은 우리말의 자음과 모음. p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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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에 신청하여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은 도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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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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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코메티 - 영혼의 손길 현대 예술의 거장
제임스 로드 지음, 신길수 옮김 / 을유문화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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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코메티의 이름이 내게 확실히 각인된 계기는 그의 작품 때문이 아니었다.
유병록 시인의 산문집 <안간힘> 덕분이었다.
<안간힘>은 시인이 아들을 잃고 써내려간 치유의 기록이다. 그 중 자코메티 전시회에서 본 「걸어가는 사람 walking man」은 시인에게 그 어떤 위로의 말보다도 "담백하고 강건"한 위로가 되었다고 말한다.
당시 나는 자식을 잃은 시인의 글 앞에서 내 고통을 덜어낸듯한 죄책감과 함께 시인이 얻은 위로의 원천인 작품을 만든 조각가가 못내 궁금해졌는데, 그것이 이 책을 읽게된 시발점이 되었다.


🔖"그날 한순간에 나의 일생이 변했다. 모든 것이 덧없이 느껴졌다."p99


그의 인생을 전체적으로 봤을 때 가장 충격적인 사건은 아무래도 열아홉살에 노신사와 떠난 여행을 꼽아야겠다. 그동안 평탄한 일상과 죽음을 가까이에서 홀로 겪어본 적이 없는 자코메티에겐 노신사의 급작스런 죽음은 굉장한 충격이었다.

인간 생명의 보잘것없음을 깨달았기 때문일까. 자코메티는 조각이나 회화, 추상작품들까지 인물을 주제로 꾸준히 만들어냈다. 그의 손은 완성품을 향해 계획적이지 않더라도 조각을 훑으며 덜어내고 비워내면서 성냥개비만 한 크기에서 길고 가느다란 형상으로 변화하며 자신만의 스타일을 확립한다.


🔖그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절대적인 것, 즉 실패할 것이 분명한 것을 탐색하는 점, 그리고 바로 그 이유로 알베르토가 헌신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p308

돈다발이 굴러들어와도 7평 남짓한 작업실을 고수한 자코메티는 가족, 친구, 아내와 연인들을 모델로 세웠고 이 책의 저자인 제임스 로드도 마찬가지다. 모델들을 오랜 시간 바라볼수록 낯선 인물이 되거나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경험을 했던 그는 보는 것seeing과 존재하는 것being을 동일시 했다. "무엇을 보는가"보다 "어떻게 보는가"에 초점을 맞춘 자코메티의 작품들은 이렇게 생명력을 가진다.


🔖알베르토의 자기 부정은 긍정에 대한 탐색이었고, 궁핍하게 지내기를 좋아한 것은 인생의 가장 큰 사치, 즉 정신적 자유를 누리기 위한 결심이었다.p543

"안전한 성공을 경멸"했고 자기 표현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는데 만족했던 자코메티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는 과정에서 아내인 아네트와의 관계는 늘 아슬아슬하고 안타까웠다. 궁핍한 생활은 물론이거니와 육체적 관계(이유가 있지만)와 자녀계획도 무시되면서 그저 위대한 조각가의 아내 타이틀만으로 버티고 살았다는 점. 그리고 한참이나 어린 매춘부 카롤린을 여신화하며 말년에 남편이 돈을 뿌려대는 바람에 분노는 극에 달했다. 하지만 남편 사후에 법적 권리와 유산을 가지게 된 그녀가 어떻게 살았는지 굳이 찾아보진 않았다. 다만 저자가 미리 밝혔듯이 이 전기에 자코메티가 남긴 모든 종류의 출판되지 않은 글과 편지, 잡지등을 담지 못하게 권력을 행사한 것, 정도는 알게 되었다; 어쨋든 남의 부부사에 말 한마디 보태는 것은 위험하므로 끝;

🔖"예술은 내게 매우 흥미롭지만, 진실은 엄청나게 더 흥미롭다." p458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자코메티라의 삶을 여행하는데 충분하다. 전기가 아니라 마치 자서전을 읽는 듯한 느낌이었는데 자코메티의 감정과 당시 상황이 생생하게 묘사되기 때문이다.
자코메티와 동시대에 살며 교류했던 피카소, 장 폴 사르트르, 시몬 드 보부아르, 앙리 마티스같은 이름들이 등장하면 벽돌책의 무게가 더욱 묵직해지는 마법도... 무엇보다 알베르토 자코메티와 뗄 수 없는 그의 동생 디에고 자코메티의 무게는 감히 잴 수도 없는 것이었다.
디에고가 아니었다면, 디에고가 없었다면... 아, 하늘에서 알베르토 역시 고개를 가로젓고 있을 것이다.

🔖"죽음은 존재하지만 존재의 부정이며, 예술은 불멸을 제공하지만 예술가의 죽음을 필요로 한다.p210


그래서 내가 이 책을 읽음으로써 알고자 했던, 앞서 말했던 시인이 얻었던 위로의 원천이 어떻게 탄생했는지에 대한 답을 찾았냐면? 나야말로 그의 작품을 인생 어느 지점에 종종 떠올리는 것으로 대답이 되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유독 와닿았던 그의 말을 덧붙인다.


🔖"나는 늘 생명체의 허약함에 대한 막연한 생각이나 느낌을 가지고 있다. 마치 계속해서 서 있으려면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해서 언제라도 무너져내릴 것처럼. 그리고 바로 그 허약함이 내 조각들과 유사하다."p271

✔자발적으로 서평단에 신청하여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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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코메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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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의 실루엣 - 그리스 비극 작품을 중심으로 빠져드는 교양 미술
박연실 지음 / 이담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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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의 실루엣》
▪️그리스 비극 작품을 중심으로 빠져드는 교양 미술
박연실 지음 / #이담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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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비극의 목적을 "고통과 연민을 통해서 카타르시스를 주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중략) 즉 주인공이 부당하게 불행을 당하는 것을 볼 때 우리는 연먼이 환기되며, 우리 자신과 유사한 자가 부당하게 불행을 당하는 것을 볼 때 공포의 감정이 환기된다. 이렇게 비극의 감상을 통해서 공포와 연민이란 감정의 소용돌이에서 드디어 벗어났을 때 우리의 마음은 정화, 혹은 행복의 순간을 느끼게 된다. P8_서막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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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비극이란?
그리스 신화를 바탕으로 비극작가들이 그 내용을
응용하거나 변형하여 새로운 플롯으로 구상한 창작극

▪️이 책에 등장하는 작가
-그리스 3대 비극의 제 1인자, 아이스퀼로스
-일반 대중의 애호를 받은 극작가,에우리피데스
-그리스 비극의 완성자, 소포클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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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를 다룬 명화와 이야기는 쉽게 접할 수 있었다. 그 안에서 '그리스 비극'은 이야기를 구성하는 중요한 하나의 요소로만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비극만을 모아놓은 책이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지! 이 책은 그리스 3대 비극작가들의 작품을 선별하여 명화와 함께 그들의 예술적 역량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극을 이루는 내용을 설명하고 명화 12~13점을 제시하며 화가와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같은 주제로 다른 화가들의 작품을 감상하는 재미도 있었지만 비극에서 떠오르는 한정된 주제 말고도 새로운 이야기들을 접할 수 있었다. 그저 눈으로 보기만 했을 땐 몰랐던 신고전주의 회화의 비밀들을 야금야금 알아가는 과정이랄까?

개인적으론 가장 먼저 #오이디푸스 를 떠올렸으나 메데이아, 정복자들의 전리품이 되는 트로이의 여인들 등 여성들의 비극 서사에도 큰 관심이 기울었다. 특히 남성 중심 세계에서 복수극 절정 같은ㅜㅜ 메데이아가 단도로 이아손과 자신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들을 살해-황금마차를 타고 하늘로 올라가는 부분을 다룬 작품들에선 악녀라는 이미지보다 고뇌하고 고통스러운 엄마의 모습으로 잔상이 오래 남는다.

어떻게 보면 비극만을 모아놓은 것을 굳이? 봐야되나 싶을 수도 있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아리스토텔레스의 비극의 목적을 복기해보면 고통과 불행은 삶에서 뗄레야 뗄 수 없는 것이므로 어떤식으로든 스스로 환기 시킬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할 것 같다. 그것이 한 권의 책이라면 내게는 더할나위없이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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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에 자발적으로 지원하여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idam_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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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의실루엣
#명화 #그리스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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