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이 필요한 시간 - 다시 시작하려는 이에게, 끝내 내 편이 되어주는 이야기들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 한겨레출판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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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 필요한 시간』
-다시 시작하는 이에게, 끝내 내 편이 되어주는 이야기들
#정여울 / #한겨레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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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는 나 자신이 초라해질 때, 남들에게 보여주어야 하는 내 사회적 가면을 치장하는 일이 참으로 고될 때 우리에게는 눈에 보이지 않는 또 하나의 나, 우리 마음속에서 영원히 스스로를 지켜주는 또 하나의 나가 필요하다. 나보다 훨씬 지혜롭고 강인한 또 하나의 나가 길을 잃고 휘청이는 내 손을 붙들어 준다.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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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속마음을 들킨 듯한 작가님의 말. 현실에서 도피처를 찾을 때 당연히 책속으로 향하곤 한다. 시공간이 무뎌지도록, 이 세계에 푹 빠져 다시 빠져나오지 않겠다는 심정으로. 마음만 먹으면 그렇게 할 수도 있을 거 같은데 사실 나를 현실로 다시 돌려보내는 것도 책이 하는 역할이다. 문학이든 비문학이든 간에, 언제나 정직한 나의 구원자.

작가님과 같은 책을 읽은 것이 아니었어도 우리가 경험하고 느꼈던 감정의 결은 닮아있구나, 생각했다. 혹시 문학이 "왜" 필요한지에 스스로 자문해본적이 있다면, 그리고 아직 그 답이 분명하지 않다면 이 책과 함께 해보기를 권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이번 책은 유독 몽글몽글 따숩게 느껴졌는데 문학 입문자에게도 좋은 안내서가 될 듯하다.

TMI
-문학뿐 아니라 영화와 음악도 있고:)
-정여울 작가님과 다수 함께 작업한 이승원 작가님의 사진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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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도 시를 읽고, 소설을 읽고, 에세이를 읽는다. 위험을 피해 안정을 얻기 위한 마음의 기술이 아니라 위험을 온몸으로 겪어내고도 내 영혼이 파괴되지 않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위험을 다 감내하고도 삶과 사람과 세계를 사랑하는 힘을 잃어버리지 않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P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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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출판 서포터즈 하니포터 자격으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하니포터5기_문학이필요한시간
#문학이필요한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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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 문지 스펙트럼
다자이 오사무 지음, 유숙자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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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
#다자이오사무 / #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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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
이제, 저는, 완전히, 인간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p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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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끄럼 많은 생애를 보냈습니다. 저는 인간의 생활이라는 게 짐작이 안 됩니다." 첫번째 수기의 첫문장이 '인간'이라는 실제적인 존재에게 불안과 두려움을 떨쳐내려 '익살'이라는 도구 혹은 무기로 '인간의 생활'을 영위하는 그의 행보는 그의 말대로 실격인가, 아니면 실패일까,같은 원초적인 질문이 피어올랐다면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서는 완전히 오리무중이 되어버렸다. 급하게 메모장을 열고 정리하고자 여러 단어들을 나열해보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어떤 것도 성에 차지 않다.

풍족한 집안에서 막내아들로 자란 요조가 도통 "인간 생활의 영위라는 걸 여전히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한"채 익살꾼을 자처하며 스스로를 파멸의 길로 이끈다. 자살 미수, 약물중독은 물론 인간에 대한 불신은 어느 한곳에도 머물지 못하고 겉돌게 한다. 마치 작정하고 자기혐오를 넘어 자기파괴에 이르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문득 사르트르가 말한 "타인은 지옥이다"라는 말도 떠올랐지만 어쩐지 요조에겐 타인도 본인도 모두 지옥이었다는 사실만 부각되었다. 혹시라도 이것이 그가 살아내기 위한 유일한 수단으로써 작용했다면 "인간에 대한 마지막 구애"였고 "인간을 극도로 두려워하면서, 그런데도 인간을 도저히 단념할 수 없었"다던 요조의 말에 힘을 실어주고 싶을 뿐이다. 그럼에도 동정이나 연민, 그 무엇도 일렁이지 않았는데 아마 요조가 그런 걸 바라고 고백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을 뿐더러 무엇보다 이미 지난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나는 그저 그를 바라보고만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딱 한가지. 마냥 낯설지만은 않았던 그의 고백에서 묘한 해방감을 느꼈다는 것은 이렇게나마 기록해두고 싶어졌다.

🔖지금 제게는, 행복도 불행도 없습니다.
ㄷ만, 모든 것은 지나갑니다.
제가 지금껏 아비규환으로 살아온 이른바 '인간' 세계에서, 단 한가지, 진리답게 여긴 건, 그것뿐이었습니다.
다만, 모든 것은 지나갑니다.
저는 올해, 스물일곱이 됩니다. 흰머리가 부쩍 늘어난 탓에, 대부분의 사람에게, 마흔 이상으로 보입니다. p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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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moonji_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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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실격
#문지스펙트럼 너무 좋타아...❣️
#문지스펙트럼서포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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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mi
하루키 이후 일본소설을 이렇게 잘 읽은 게 처음이다.
가독성 정말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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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을 만나러 갑니다 - 함께 우는 존재 여섯 빛깔 무당 이야기
홍칼리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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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을 만나러 갑니다』
-함께 우는 존재 여섯 빛깔 무당 이야기
#홍칼리 인터뷰집 / #한겨레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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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종교가 더 우위에 있거나 강력한 게 아니라 식물처럼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모양으로 자랄 뿐이다. 공동체와 개개인의 치유를 위해 애쓰는 샤먼들의 예술이 계속됐으면 좋겠다. 발 딛고 선 땅은 모두 달라도, 같은 하늘 아래 모든 문화와 만물이 신령스러우니까. p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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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종교를 끌어안는 짬뽕 무당이자 퀴어 페미니스트 비건 지향 무당" 3년차 홍칼리가 만난 여섯 무당과의 인터뷰집. 저자의 이력도 이력이지만 이미 지은 책도 여럿 있었다. 한가지 더, 홍승은 작가님과는 자매지간이라는 것도 처음 알게 된 사실이었고. 이래저래 신기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었는데...

독감으로 끙끙 앓는 남편 옆에서 이 책을 들이대며 내가 이제부터 무당에 관한 책을 읽겠다고 했다. 남편은 평소 신년점도 한번 안 보고 무당집 근처에도 안 가던 네가?라고 물었고 나는 그것과는 별개로 내 안에 선입견이나 편견을 좀 깨보려고 한다고 답했다. 무당. 머릿속에 번뜩 떠오르는 이미지는 짙은 화장에 형형색색의 옷을 입고 방울을 흔드는, 근엄한 중년의 여성이다. 사람들의 길흉화복을 점치고, 부적을 쓰거나 굿판을 벌리고, 때론 드라마나 영화에서 소비되는 것처럼 사기꾼 기질이 다분한 직종. 하지만 당황스럽게도 이 책에서 그런 이미지는커녕 새로운 무당의 모습들을 보았다. 일단 부제가 말하듯, "함께 우는 존재"라는 소개에 갸우뚱했다. 같이 울던가(나는 모르지)? 맞다. 같이 운다. 점사를 치는 게 주가 아니라 들어주는 사람이기도 했다. 같이 고민하고 자신을 비워가며 타인을 위해 기도해주는 것, 게다가 아예 점사를 치지 않는 무당도 있었다. 신내림과 함께 완전한 존재가 되는 것처럼 오해했으나 그들도 만물을 위한 기도와 "소수자 운동, 사회정의 관련 공부도" 꾸준히 한다.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지며 저항과 연대를 실천하는 사람들이었다. 물론 이 세계는 여전히 내게 생경하다. 하지만 무당이자 예술가이고, 활동가인 다채로운 모습들은 그들의 세계를 이해하는 데 폭을 넓혀주었다. 덕분에 "성별, 장애 유무, 경력, 학력, 나이에 상관없이 다양한 소수자성을 가진 무당을" 인터뷰한 이 책을 읽으며 내가 가졌던 선입견은 비로소 와장창 깨질 수 있었고, 그것만으로도 큰 수확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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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의 존재 이유는, 그들이 한을 푸는 통로의 역할을 하는 데 있다고 생각해요. 함께 우는 일이 내가 존재하는 이유이지 않을까 싶어요. 함께 울 일이 없어지면 가장 좋겠지만, 그런 사회가 쉽게 오지는 않을 것 같아요. 누군가는 계속해서 함께 우는 존재로 살아야 한다면, 저는 그런 무당이 되고 싶어요. p82

🔖하지만 무당이 하는 일의 핵심은 개인의 과거와 미래를 맞히는 데 있지 않다. 무당은 세상의 좁은 골목골목을 돌아다니며 사연에 담긴 고통을 주워 담아 한을 푸는 존재, 소음처럼 들리는 말들을 한데 모아 위로하는 존재다. 무당의 영험함은 바로 여기에서 나온다. p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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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출판 서포터즈 #하니포터 자격으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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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을만나러갑니다
#하니포터5기_무당을만나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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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책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앤솔러지
기 드 모파상 외 지음, 최정수 외 옮김 / 현대문학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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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책』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외 지음 / #현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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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세상 어디에나, 그의 삶과 그녀의 삶, 어디에나 있다. 하지만 그녀의 입술에 키스를 하는 순간, 그는 알았다. 시간이 다하도록 찾는다 해도 지나간 4월의 시간들은 다시 잡을 수 없다는 것을. 그는 자신의 두 팔이 쥐가 날 때까지 그녀를 놓아주지 않을 수도 있었다. 그녀는 그가 갖고 싶었던, 싸워서 쟁취하고팠던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싶었던 무엇이었다. 하지만 서편으로 지던, 석양으로 밀려 들어가던, 혹은 밤의 미풍 속으로 흘러들던, 그 만져 볼 수 없는 속삭임은...... 그래, 가거라, 하고 그는 생각했다. 4월은 끝났다. 4월은 흘러 갔다. 세상에는 온갖 종류의 사랑이 있다. 그러나 그 어떤 사랑도 똑같이 되풀이되지는 않는다. p220_현명한 선택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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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는 필연적일 수밖에 없는 사랑과 죽음을 테마로 세계문학 단편선 앤솔로지를 현대문학에서 펴냈다. 내심 두권중 어떤 테마가 도착할까 기대했는데 내겐 『사랑의 책』이 왔다. 사랑, 나즈막하게 발음해보고 이내 죽음을 말할 때도 이런 느낌일지 궁금해졌다. 그러니까 공통적으로 불러일으키는 그 궁금증이란, 여전히 잘 모르겠다, 라는 것이었으니까. 아마 비슷한 결의 느낌일 것이다. 세상엔 온갖 종류의 사랑이 있다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내가 표면적으로 아는 사실 불과하다. 그리고 이렇게 소설이라는 형태로 만나면 비로소 어느정도는 실감하게 되는 것 같다. 허구의 세계속에서 실감이라니, 싶지만 정작 현실에서는 사랑이 사랑인지도 모르고 허다하게 순간을 놓쳐버릴 성정인지라 이렇게라도 붙잡아 보고 싶은 심정이랄까.

다채로운 열입곱의 단편은 사랑의 여러 모습을 보여준다. 운명적이거나 어쩌면 너무 유치한 모습으로, 그래서 질투는 물론 잔인하기까지 하다. 꽉 쥐려할 수록 오히려 허무하게 놓치기도 하며, 완벽한 상대라고 확신하면서 단 한가지에도 와르르 무너지는 마음같은 것들. 때론 돌고 돌아 기쁘게 맞이하기도 하지만 한여름밤의 꿈처럼 기약없이 사라져버린 사랑들도 있다. 기준도 정도도 없이 맹목적일 수록 달아나는 것 또한 사랑의 모습 중 하나일 테고, 외로움에 무력하게 백기를 든 채 받아들이는 사랑도 있다. 사랑인가, 아닌가 헷갈릴 법도 한데, 사랑에 정확한 정의를 누가 내릴 수 있단 말인가. 비단 이성이나 동성간의 사랑뿐만 아니라 부모가 자식에게, 사람이 사람에게, 또 그게 무엇이었든 간에 사랑이 깃들 수 있는 모든 것이 지극히 사적일 수록 사랑은 평등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앞으로도 사랑은 그런식으로 곧 우리의 이야기가 될 그들만의 서사를 만들어내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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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곱 단편 중 태연 pick's
「달빛」 _기 드 모파상
「낯선 당신, 다시 입 맞춰 줘요」 _대프니 듀 모리에
「'현명한 선택'」 _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그 애」 _캐서린 앤 포터
「파울리나를 기리며」 _아돌포 비오이 카사레스
「광란의 40번대 구역에 꽃핀 로맨스」 _데이먼 러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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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우리는 사람을 사랑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사랑을 사랑하는 경우가 자주 있어. 그리고 그날 밤 언니의 진정한 애인은 달빛이었던 것 같아." p15_달빛 중

🔖우리는 눈을 마주 보았고, 합류하는 두 강물처럼 우리의 영혼 또한 하나로 합쳐졌다. 밖에서는 빗물이 지붕 위로 떨어졌고, 벽을 때렸다. 그리고 나는 그 비가 다시 태어나는 온 세상이며, 그것을 무시무시하게 커 가는 우리의 사랑이라고 해석했다. p238_파울리나를 기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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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책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hdmh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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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앤더
서수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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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앤더』
#서수진 / #한겨레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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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마당 구석 덩굴처럼 얽힌 올리앤더 나무에 진분홍색 꽃이 잔뜩 달려 있었다. 엄마는 올리앤더 꽃에 독소가 있다며 만져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렇게 온 가족이 꺼리며 가까이 가지 않았는데도 여름이면 끈질기게 꽃을 피웠다. 그 나무가 다였다. 작은 뒷마당에는 독이 있는 꽃을 피워내는 올리앤더 나무를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p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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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혼한 엄마의 무난한(?) 재혼생활을 위해 떠밀리듯 호주로 유학을 떠난 해솔. 썸머힐 하이스쿨에서 버스로 다섯 정거장 정도 떨어져 있는 집에서 홈스테이를 하게 된 해솔은 자신과 같은 학년의 클로이와 아줌마 부부와 같이 살게 되었다. 한국에서 최상위권을 지켰던 해솔에게 이곳은 전혀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시도 때도 없이 보는 쪽지시험도, 레벨 테스트도 선행도 없었다. 매일 가는 학원은 커녕 주 2회 학원 등록 과외까지 하면 극성 소리를 듣는 곳이다. 해솔과 마찬가지로 같은 학년인 한국인 친구들은 중 치의대를 준비하는 클로이 역시 어린시절부터 의사가 돼야 한다는 엄마의 말을 듣고 자랐다. 스스로 자신의 미래를 꿈꾼적도 없이 엄마의 꿈이 클로이의 미래로 기정사실화됐다. 부유촌에서 거주하지만 실상은 빠듯한 형편이라 홈스테이 학생을 받으며 살림에 보탠다. 엘리는 유학생 부모에게서 태어나 줄곧 호주에서 자랐다. 한국어보다 영어가 더 익숙하고 공부엔 영 관심이 없다. 하지만 엘리의 부모는 엘리가 대학에 가고 취직을 하고 스폰서 비자를 받아 자신들을 구원해주길 바라고 있다. 이 소녀들은 유학생, 이주민, 불법체류자의 신분으로 일상을 이어나간다. 때론 무심하게, 때론 예민하게, 때론 위험하게. 각자의 속사정을 삼킨 채 묵묵히 얼레를 쥐고 흔들어대는 부모들의 꿈을 안고서 연처럼 날고 있었다. 읽는 내내 가슴 한켠이 답답한 것은 당연했다. 연은 분명 하늘을 향해 바람을 타고 안전하게 날아가고 있는데 언제 추락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아이들은 위태로웠으니까. 부모들은 정말 모르는 걸까, 모르는 척 하는 걸까. 타인에 의해 온전한 내가 될 수 없는 일이란, 그 누구라도 견디기 힘든 일일텐데... 아이들은 고비의 순간, 그 문턱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넘고 있었다. 스스로 줄을 끊거나 계속 매달려 있거나 또는 진작에 끊어졌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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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를 잘하든 못하든, 대학에 가든 안 가든, 육체노동이나 다른 무슨 일을 하든 수영장 딸린 집에 살면서 자식을 사립학교에 보낼 수 있다면. “너 공부 안 하면 저렇게 된다”라고 애들을 겁줄 만한 예시가 충분하지 않다면. 그렇다면 대학에 못 갔다고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릴 이유가 없는 게 당연하지 않을까? p159

🔖“제가 먼저 자퇴하면 돼요.”
그때 해솔의 머릿속에서 구슬 목걸이가 끊어졌다. 몇 년에 걸쳐 모아온 구슬이 산산이 흩어졌다. 침대 아래로, 서랍장 뒤쪽으로, 문틈으로 사라져 버렸다. 어떤 구슬도 아쉽지 않았다. 해솔은 자신이 구슬 목걸이를 직접 끊어버렸다는 걸 알았고, 그게 중요했다. 그것이 자신이 선택한 서사였다. p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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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출판 서포터즈 하니포터5기 자격으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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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앤더
#하니포터5기_올리앤더
#코리안티처 #한겨레문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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