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함정> 가질수록 행복은 왜 줄어드는가
리처드 레이어드 지음, 정은아 옮김, 이정선 해제, 북하이브 펴냄
진정한 행복이란
‘카이스트생은 왜 자살했는가’ 최근의 자살관련 뉴스를 전해들으며 이러한 의문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면 그 해답을 이 책속에 찾을 수 있다. 자신만의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과 비교해 불행하다고 느끼는 이들에게 《행복의 함정》은 ‘더 나은 사회에서 온전하게 행복해지는 법’에 대해 알려주는 책이다.
우리는 과거보다 더 많은 ‘부’를 소유했음에도 불구하고 행복하다고 느끼지 못하는 것일까? 왜 ‘부’와 ‘행복’은 정의 상관관계를 보이지 못하는 것일까? 저자 리처드 레이어드는 “국민소득이 2만 달러를 넘으면 소득과 행복의 상관관계는 크지 않다”며 “이제 더 이상 국민이 잘살아야 국가가 부강하고, 국가가 부강해야 국민이 잘살던 세상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나와 우리를 포함해,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은 단순한 부의 축적이 아닌, ‘사회적 비교’와 ‘습관화’에 의해 만족을 느끼며, 이는 다른 사람의 소득증가는 자신의 행복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래서 빈익빈부익부 속에 정부가 내놓는 정책에 누군가는 환호를 누군가는 비명을 지른다. 사회 전체의 시선에서 보면 지금의 사람들은 ‘모두가 행복하고 사회적으로 효율적이라 할 수 있는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소득’을 늘리기 위해 필요이상으로 더 많이 일한다. 저자는 이러한 현상을 ‘행복의 함정’에 빠졌다고 말하며, ‘사회적 공해’를 조장하는 일이라고 지적한다. 선진국 국민들이 행복하지 않은 이유 역시, 너무 개인적이고 경쟁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공동의 목표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모두가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고 분석한다. 공감가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우리를 진정으로 행복하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저자는 개인과 정부가 도덕심을 바탕으로 불행을 거르는 촘촘한 네트워크를 만들고, 모든 인간관계에 소통과 공존으로 더 많은 에너지를 돌려야 우리를 가로막는 ‘행복의 함정’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사회적 공해를 조장하지 않도록 자신보다 더 성공한 사람과 비교하기를 멈추고, 지금보다 순위에 덜 집착하는 합리적 균형을 찾으라고 제시한다. 책을 읽는 동안 ‘쉬어감’, ‘내려놓음’ 이라는 말의 의미가 가슴 깊숙하게 들어왔다면 우리는 이미 ‘행복의 함정’에 빠져 허둥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경쟁사회에 지친 우리는 이제 덜 물질주의적이고 내면적인 삶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며 타인을 위해 더 큰 헌신을 요구하는 시대를 원하고 있다. 저자가 말하는 ‘행복’이 바로 우리가 꿈꾸는 바람과 같을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의 대부분이 ‘투쟁’으로 이뤄지지만 더 나은 삶을 결정짓는 요소는 ‘제로섬 싸움’이 아닌, 저자가 말하는 서로의 ‘상호작용’에서 녹아 나올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합리적 균형을 통해 행복의 총합계를 늘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저자는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7가지 요소로 ‘가족관계, 재정, 일, 공동체와 친구, 건강, 개인의 자유, 개인의 가치관’을 꼽는다. 특히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 일에서 얻는 보장이나 안정 등이 중요하며, 그 중에서도 일은 인간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하며 일에 대한 만족도가 ‘행복’을 좌우한다고 설명한다.
가족과 친구와의 관계, 내 일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고민하고 삶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생각으로 실천으로 옮겨야 할 때다.
저자소개
리처드 레이어드는 일생을 행복 연구에 매진한 런던정경대 교수로 그가 연구한 실업 및 복지 정책,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비롯한 다수의 제안이 정부 정책에 반영되면서 ‘행복 황제’로 불리고 경제학자이다. 2009년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으며, 지난해 승려 마티유 리카르와 함께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으로 선정됐다.
공도윤(syoom@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