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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 카페 - 세상에서 가장 작은 지식 충전소
질다 르프랭스 지음, 최린 옮김 / 가디언 / 2020년 7월
평점 :

지구는 그야말로 하나가 됐다. 영국에서 휘슬이 울리는 프리미어리그를 보고, 미국에서 플레이볼이 선언되는 메이저리그를 본다.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나라의 홍수 소식을 접하고, 또 반대편 나라의 산불 얘기를 접한다. 그야말로 전 지구적 소식을 뉴스로, 신문기사로 늘 접하고 있는 요즘이다. 하지만, 많은 이야기를 접하면서도 그 일이 실제로는 어디서 일어나고 있는 일인지 잘 모를 때도 있다. 처음 들어보는 나라라든지, 나라 이름은 알지만 그 나라가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 모를 때도 많다. 어릴 적 머리맡에 지구본이 하나 있었지만, 지구상의 모든 나라를 다 알지는 못한다. 그렇다 보니 유럽의 난민 문제가 어디서부터 오는 것이며, 지금도 전쟁이 진행되고 있는 곳은 어디며, 자연 파괴가 많이 되고 있는 곳은 어딘지 정확하게 알고 있지 못하다.
이 책 『지정학 카페』는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일들이, 과연 지구의 어느 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인지, 그리고 어떤 점을 기억하고 앞으로 주목해야 할지를 짚어주는 책이다. 책에서 30가지의 이슈를 다루면서 각각의 이슈를 세계지도상의 어느 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일들인지 표시해서 알려준다. 그리고 다양한 통계자료와 생생한 현장 사지들이 각각의 이슈를 좀 더 흥미롭게 보완해 주고 있다. 이 책의 저자 질다 르프랭스는 유튜브에서 '미스터 지정학'이라는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홀로 지중해 일주를 하면서 16개국의 소식을 전했다는 그는 다양한 분야에 대해서 지정학적 관점으로 접근, 설명하고 있다.
사전적 의미로 지정학이란, 인문지리학의 원리를 이용하여 국제정치를 분석하는 학문이라고 한다. 즉, 지리적으로 국제정치를 이해한다는 것인데, 아시아 지역과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 정도의 위치만 알고 있던 나에게는 이 책이 꽤나 도움이 되었다. 다만, 조금 아쉬웠던 점은 꽤나 중요한 주제를 던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용 자체의 깊이는 그리 깊지 않다는 것에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의 목적은 지구상에서 벌어지는 일이 어떤 곳에서 벌어지고 있으며,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를 얘기하는 것이니, 좀 더 흥미가 생기는 부분은 다른 책이나 검색을 통해 알아보면 될 것이다.
'바다의 주인은 누구일까?'라는 가벼운 주제로 시작해서, 마약, 빈곤, 난민, 노예, 극단주의, 조세 피난처 등 무거운 주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를 아우르고 있어서 상식을 채우기에도 좋은 책이었다. 새로운 사실을 알았다기보다는 흩어져있던 이야기들을 정리하고 모으는 기분이다. 모두가 한 번씩 접해봤을 듯한 주요 이야기들이지만, 우리와 멀리 떨어져 있는 이야기라 자세히 몰랐던 것들을 정리할 수 있었다. 세상은 넓고 참 많은 이야기들이 있다. 국내 정치만 알아도 정신이 없는 하루하루인데, 국제정치까지 머리 아프게 알아야 할까라는 생각을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미 지구 반대편을 동시간대에 소식을 접하며 연결되어 있는 사회에서, 국제적 이슈는 당연히 우리 삶에 영향을 끼치기 마련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코로나19 문제가 전 세계적인 문제인 것을 차치하더라도, 그전에 난민이 우리나라에도 들어오고 있었으니 말이다. 세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나가야 할지 시야를 넓히기 위해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