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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걔 다 그립네 - 한 줄 노랫말이 백 마디 위로보다 나을 때
밤하늘(김하늘) 지음 / 한빛비즈 / 2020년 7월
평점 :

『별, 걔 다 그립네』 제목부터 심상찮다. 이 책은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밤하늘(본명 김하늘) 작가의 작사노트이다. 저자는 혼성 듀오 '모자루트'에서 실제 작사, 작곡, 피아노를 맡고 있다고 한다. 아쉽게도 이 책을 접하기 전에 이들의 CD를 접한 적은 없다. 저자소개를 읽어보는데 재밌는 부분이 있었다. '피아노를 전공하지만 피아노보다 작곡을 좀 더 잘하고, 작곡보다 작사를 훨씬 더 잘한다.'는 소개가 있었다. 글 쓰는데 소질이 많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책을 펴게 됐다.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고백한다. 자신의 생각을 참 많이도 사랑했기에 글을 많이 써왔다고. 어릴적 공책에 적어둔 글들을 반 친구들이 꺼내서 다 같이 소리 내어 읽어 망신을 당해도, 곧 바로 또 다시 글을 쓰곤 했다고. 피아노를 전공하면서 글만큼 음악을 사랑하게 됐고, 열아홉 부터는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음악으로 만들어 불렀다고 한다. 책의 앞 부분은 사랑을 노래하는 이야기가 많다. 아름다운 사랑보다는 짝사랑이자, 상대를 바라보는 사랑 이야기다. 밤하늘이라는 필명(?)에 맞게 반짝이는 별들이 쏟아지는 조용한 밤하늘 아래에서 읽기 좋은 이야기들 이었다. 음악이 빠진 문장들이 마치 시처럼 흩어져 있어 시끄러운 마음을 가라앉히고 읽기 좋은 책이다. 책에는 사랑 이야기만 담긴 것은 아니었는데, 일상 속에서 조각난 이야기들을 모아뒀다가 그것들을 합치기도 하고 문장으로, 문단으로 만들며 노래를 쓰곤 한단다. 이 책에 실린 글들도 언젠가 음악을 입고 노래가 될지 모르겠다.
"한 줄 노랫말이 백 마디 위로보다 나을 때" 라는 문구가 책 앞에 써있다. 예전에 노래에서 음악을 빼버리면 마치 시나 편지 같아서 필사를 하곤 했다. 이 책은 대놓고 음악을 입지 않은 가사들이 실려있고, 아직 음악을 만나지 못한 가사들이 시 처럼 때론 누군가 건내주는 한 마디 말 처럼 실려 있다. 이 귀한 문장들이 어딘가 날아가 누군가의 마음을 대변하는 음악을 담고 노래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