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월의 에티오피아』 김대원

13월의 에티오피아
김대원 지음 / 꽃씨 / 2019년 12월

『솔로몬제도는 처음이라』 를 읽고 KOICA 활동에 대해 조금 엿보았다면, 이번 책 『13월의 에티오피아』 는 본격적인 KOICA 활동을 본 듯 했다. 이번 책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에티오피아로 날아간다. 에티오피아에 가기전 저자는 새마을운동에 대해 배우고, 에티오피아에서 농촌개발을 기본으로 하여 다른 여러가지 개선활동을 펼쳐 그 곳 사람들이 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활동을 하였다.

에티오피아 하면, '커피'가 떠올랐다. 그리고 일전에 티비에서 봐서 알게된, 6.25 전쟁 참전국. 불과 60여년 전에는 우리가 도움을 받았던 나라였다. 그 곳에 이제 도움을 주러 간다는 것이 괜시리 뿌듯하게 느껴지며 책을 읽었다.

저자는 출발 전 새마을운동에 대해 교육을 받고 갔다고 한다. 아무래도 새마을운동으로 우리나라는 빠른 성장을 이룰 수 있었고, 그것을 에티오피아를 비롯해서 다른 나라들에 전파를 하는 중인가보다. 자세히 어떤 것을 전파하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그것만으로도 뜻깊은 발전이 아닌가 생각된다. 책에서는 그 내용보다는 저자가 다른 프로젝트를 한 이야기들이 재밌게 다가왔다. 현지에서 면생리대를 제작해보려고 했으나 실패했던 이야기. 하지만 반전은 한국에 돌아와서 다시 사업을 준비해 진행했던 것. 또 바나나와 콘돔을 가지고 학교를 찾아 성교육을 했던 이야기. 아이들이 꿈을 가질 수 있도록 인생 탐색 프로그램을 진행한 것. 토크 콘서트를 열어서 사람들에게 동기부여를 해주는 이야기. 그 외에도 그 곳 사람을 좀 더 스스로 일어 설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 책은 KOICA 가 해외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조금 더 깊이 알 수 있는 책이었다. 또 한 가지의 목적으로만 파견되어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곳에 파견된 대원이 (마침 이 책의 저자도 김대원이다. 본명일까) 그 곳에서 필요한 일들을 적극적으로 찾아서 한다는 것도 놀라웠다. KOICA에 지원해서 나갈 정도면 당연한 행동일까. 그런 것들은 배울만 한 것 같다.

그리고 역시 이 번 책에서도 현지인과 나누는 교감이 정말 따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온수기를 설치하는 일이나, 물을 사용하는 이야기를 보면 현지의 삶이 녹록치만은 않은 듯 하지만, 그들이 나누는 마음만큼은 정말 따뜻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따뜻한 마음을 나누러 갔기 때문에 따뜻한 마음을 많이 받아 온 것일 수 있겠지만. 주는 마음도 받는 마음도 따뜻한 이야기가 가득담긴 책이었다.
 

『라오스 한 달 살기』 조숙

라오스 한 달 살기 - 인생의 속도를 잠시 늦추고 싶을 때
조숙 지음 / 문예바다 / 2019년 11월

여행도 좋지만, 예전부터 진정한 여행을 하려면 그 곳에서 살아봐야 하지 않나 생각을 했다. 그래서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웠던 적도 있었는데, 실행하진 못했다. 이 책 『라오스 한 달 살기』 는 작가가 직접 라오스에서 한 달간 살면서 경험한일, 그들의 생활을 보며 생각 한 것들을 담아낸 책이다. 그래서 단순히 여행서적이라기 보다는, 그 곳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좋았던 것은 책 중간중간 현지 사진이 담겨 있는 것이었고, 또 QR코드로 영상들로 이야기의 확장판을 제공해 준다는 점이 좋았다.

아무래도 여행지 라오스가 아닌, 라오스에서의 삶을 보여주니 색다른 것 투성이였다. 여행지로서의 라오스도 잘 모르긴 매한가지지만. 이야기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몽족이야기다. 우리와 같이 몽고반점을 가지고 있으며 성도 이, 정, 양, 허, 왕 등 우리와 같은 성씨를 쓴다고 한다. 생활풍습도 비슷한 것이 많다고 하니, 옛날엔 우리와 분명 관계가 있는 무리인 듯 하다. 중국 한족에 밀려 나라를 잃고 베트남, 미얀마, 라오스 등지에 흩어져 살고 있다고 한다. 베트남 전쟁때는 미국편에 섰다가 아직도 탄압을 받고 있다고 하니 마음이 아팠다.

이 책은 여행을 하며 스쳐지나는 것이 아닌, 라오스에서 삶을 살면서 만난 라오스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래서 라오스 사람들의 삶을 깊게 담아낸다. 라오스 사람들은 모계사회를 이룬다는 것도 특징이었다. 딸을 낳으면 기뻐하고, 아들을 낳으면 걱정이 하나 쌓인다고 한다. 남자와 여자가 결혼을 하면 남자쪽에서 지참금을 보내야 하기 때문. 또, 여자가 이혼을 하고 다시 재혼을 하면 지참금을 두배로 받을 수 있어서 장모가 좋아한다는 것도 특이한 풍습이었다.

어느 나라든 그들 나라만의 생활양식이 있고 풍습이 있다. 그 생활양식을 깊이 경험하게 된다면, 좀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생기지 않을까. 저자는 라오스에서 맺은 인연을 생각해서 인지, 이 책의 수익금은 라오스에 학교를 세우는 것에 보탠다고 한다. 라오스를 그냥 여행 한 것이 아니라, 그 곳에서 살았기 때문에 이런 결정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된다.

영화 시동 원작, 『시동1』 조금산

시동 1
조금산 글.그림 / 더오리진 / 2019년 11월

웹툰을 그리 즐겨 보지 않아서 이 책 『시동』이라는 작품을 알지 못했다. 먼저 알았던게, 이번에 개봉한 영화 <시동> 이었다. 마동석의 캐릭터가 워낙 시선을 끌어서 보고 싶었는데, 아직 보지는 못했다. 그러던 중 『시동1』 단행본을 읽어볼 기회가 생겨 원작 웹툰을 먼저 보게 됐다.

처음엔 제목 『시동』이 뭘 얘기하는가 했다. 처음으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렇다 이 이야기는, 18살 고택일이 주인공이다. 『시동1』 에서는 택일이의 집안 배경과 (집을 나가게 된다) 주변인물들이 등장한다. 주변인물들의 이야기는 아직 베일에 쌓여있지만, 캐릭터마다 각기 이야기를 지니고 있음이 은근히 풍겨온다.

첫 장면은 택일이와 상필이가 동네의 아이들을 괴롭히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어찌보면 이미 사회의 정도를 벗어나 반항아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택일이 왜 이렇게 됐는지 힌트를 던져주는 것이 어머니의 등장이 아닌가 싶다. 택일의 엄마는 택일에게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폭력을 가한다. 등장인물 소개를 보니 전직 배구선수 였다는데, 스파이크를 날리던 손으로 택을의 뺨을 후려친다.

그러던 택일이 상필에게 당분간 자길 찾지 말라면서 가출을 하게 되는데, 이때부터 둘의 이야기는 따로 흐르기 시작한다. 택일은 가진 돈으로 갈 수 있는 아무곳이나 버스표를 끊어 떠나게 되고, 그곳에서 새로운 인연을 만나기 시작한다. 홀로남은 상필은 원래 알고 있던 형에게 소개를 받아 사채업을 시작하게 된다.

18세. 이제 서서히 성인으로 나아갈 준비를 할 나이. 과연 이들에겐 어떤 앞길이 펼쳐질지 궁금해진다. 캐릭터마다 겪고 있는 그들의 이야기는 무엇일지, 또 그들이 한데 모여서 어떤 사건들이 벌어질지 흥미진진해지는 책이다.

영화를 보기전, 원작을 먼저 보는 것도 좋겠고. 아니면 영화를 보고 나서 원작을 다시 보면서 원작의 스토리를 깊이 따라가보는 것도 좋겠다.
 

『솔로몬제도는 처음이라』 이철권

솔로몬제도는 처음이라
이철권 지음 / 꽃씨 / 2019년 12월

 대학생 때 해외봉사단에 지원하여 파견된 적이 있었다. 동아리 활동으로 수년간 외국인들에게 한국어 교육을 하고 있던 터라 해외봉사단 역시 한국어 교육 분야로 지원을 했었는데, 난데없이 단증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태권도 교육으로 배정을 받았다. 초등학생 때 후로는 태권도를 거의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봉사단에 뽑히고 실제 봉사단 파견을 가기 까지 2달간 매일같이 체육관에서 태권도 훈련을 받아야 했다. 처음에는 원했던 한국어 교육 분야도 아니었고, 생각지도 못한 태권도 교육을 배정받아 걱정도 많아서 해외봉사단 파견일이 다가오는 것이 싫었다. 하지만, 파견 전 두달간 봉사단원들과 함께 훈련한 기간, 파견 후 그 곳에서 처음 만난 친구들과 함께 땀흘리며 훈련한 시간들이 내게는 아주 소중한 추억으로 남았다. 이 책 『솔로몬제도는 처음이라』를 처음 접했을 때, 그 시절 그때가 떠올라 더욱 기대를 하며 책을 읽게 됐다.

이 책은 저자 이철권(이름부터 남다르다. 처음에는 필명인가 했지만, 본명이란다. 태권도를 전공하고, 태권도 사범을 하는데 너무 적절한 이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님이 KOICA 단원으로 솔로몬 제도에 태권도 사범으로 파견되어 1년간 경험한 일들을 담아둔 책이다. KOICA에 지원하게 된 계기 부터, 교육을 받고 실제 파견되어 현지 교육을 받은 시간부터, 수업, 현지 생활 등을 일기형식으로 편안하게 담고 있어 읽기 아주 편했다.

KOICA를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해외봉사는 20대 때 꼭 한 번 가고 싶었다. 다행히 참여할 수 있었던 해외봉사는 당시에는 조금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보름간의 해외봉사단을 다녀오긴 했지만, 생각보다(?) 고생을 덜 해서 그랬는지, 아니면 더 오지로 가보지 못해서였는지 당시에는 조금 아쉬운 생각도 들었다. 물론 지금은 그 때 그 경험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지만 말이다. 미국에서 태권도 사범으로 일하고 있던 작가는 후배가 KOICA에 지원해본다는 생각을 듣고는 본인도 꽂혀버렸다. 그리고 당장의 미래가 조금은 불투명 하더라도, 자신의 가슴을 뛰게 하는일에 지원을 하게되고 1년간의 솔로몬제도 생활을 선택하게 된다.

나는 사람이 어떤 경험을 하게되면, 그 전과는 다른 사람이 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의 저자도 후배에게 'KOICA'라는 말을 들었던 순간, 그리고 솔로몬 제도로 파견되어 1년간의 경험을 쌓으며 전과는 완연히 다른 사람이 되었을 것 같다. 그런 이치로 이 책을 읽고 난 후의 나도 읽기 전과는 다른 사람이 되었겠지.

해외봉사단을 나갔을 때도 생각해보면 내게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키르키즈스탄이라는 나라를 그전에는 전혀 몰랐지만, 그 후로는 괜시리 어디서든 그 나라의 이름이 더 잘들리게 되고, 그 곳 사람들에 대한 생각도 달라지게 되었다. 또 고려인이라는 아픈 역사를 좀 더 마음 깊이 새길수 있었다. 모두가 KOICA나 해외봉사단을 직접 경험할 수는 없겠지만, 이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할 수 있는 책이 되지 않나 생각한다. 나아가 해외봉사를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책이다.

『면역력을 처방합니다』 정가영

면역력을 처방합니다 - 매번 먹는 진통제보다 강력한 면역 치료법
정가영 지음 / 라온북 / 2019년 11월

건강에 대한 욕구는 누구나 가지고 있으면서도, 건강할 때는 쉽게 잊어버리는 것 같다. 우리가 병에 걸리게 되면 의사를 찾고, 의사는 우리에게 적절한 약을 청방해 준다. 우리는 그 약을 먹으면서 또 한 번 건강의 중요성을 깨닫지만, 정작 병이 낫고 나면 또 건강에 소홀해 진다. 나 역시 그렇고, 주변 사람들도 그런걸 보면 대체로 그런 듯 하다.

이 책 『면역력을 처방합니다』 를 읽으면서 많은 반성을 하게 됐다. 다행스럽게도 살아오면서 큰 병을 앓진 않았지만, 계절이 변하거나 한 번씩 '아플것 같다~' 싶으면 감기나 몸살을 피하지는 못했다. 특히 요즘 30대에 접어들고 나서 이런일이 많아 지는 듯 한데, 20대의 활력이 서서히 꺼지는데 삶의 무게는 점점 무거워 지면서 그 사이에서 적당한 건강을 잘 지키고 있는지 한 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이 책은 크게 두개의 파트로 나뉘어 있다. 첫 번째 파트는 면역이 무엇인지, 왜 우리가 면역력을 높여야하고, 우리 건강에 면역력이 왜 중요한지 설명해 준다. 두 번째 파트는 면역력을 그렇다면 어떻게 올릴지에 대해 생활밀착형으로 설명해준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마음을 콕콕 찔렸는데, 내가 하는 생활습관들이 모두 면역력을 저해시키고 건강을 해치는 습관들이었다. 그리고 증상도 내 얘기를 하고 있는 듯 해서 마치 의사선생님 앞에 앉아서 진료를 받는 느낌으로 읽게 되었다.

두 번째 파트인 '어떻게 파워 면역력을 올릴 것인가?' 부분에서 생활에 직접 적용할 수 있는 것들을 많이 배울 수 있다. 4개의 장으로 나뉘어 있는데, 첫 번째는 '식습관' 이다. 장의 건강이 곧 몸 건강이라는 생각으로 장을 튼튼하게 해줘야 한다고 한다. 흔히 알고 있는 식습관 방법 부터, 커피를 좋아하면 아연을 챙겨야 한다는 것과 같이 일반인들이 놓치기 쉬운 부분도 담고 있다. 이리 저리 들어서 알고 있던 것들도 이 책의 저자인 의사선생님께서 해주시니 더 지켜야겠다는 다짐이 생겼고, 몰랐던 것들도 많이 습득할 수 있어서 큰 도움이 됐다. 두번 째는 '수면'과 '스트레스'관리이다. 요즘 내 건강을 돌아보면 수면과 스트레스 관리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 다시금 건강관리에 대한 중요성을 깨달았다. 안일하게 생각하지 말고 당장 생활습관을 조절해서 고쳐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 3장과 4장에서는 우리가 생활하며 접하는 화학물질에 대한 이야기와 운동을 통해 면역력을 높이는 이야기가 담겨있다. 이들 역시 면역력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시스템을 보여주며 우리가 어떤 것을 조심해야 하며, 어떤 운동을 꾸준히 해야하는지 잘 안내해준다.

저자는 가정의학과 전문의로 의사생활을 하면서 기능의학의 영양치료 분야도 공부하였다고 한다. 기능의학에 매력에 빠진 뒤로는 약이나 수술보다는 영양과 생활습관을 통해 병의 원인을 밝히고 환자를 전인적으로 치료한단다. 재밌었던 것은 추리소설을 좋아했는데, 추리소설의 탐정처럼 병의 원인을 잡는 탐정같은 의사가 되고 싶다고 한다.

내가(보통사람) 평소 생활 속에서 면역력을 해칠 수 있는 부분들을 짚어주며, 어떻게 하면 면역을 높일 수 있는지 얘기해 주는 나의 주치의를 만난 것 같다. 그는 내게 이 책을 통해 면역력을 처방해 주었고, 나는 이제 면역력을 잘 높여 건강한 삶을 찾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