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제도는 처음이라
이철권 지음 / 꽃씨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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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생 때 해외봉사단에 지원하여 파견된 적이 있었다. 동아리 활동으로 수년간 외국인들에게 한국어 교육을 하고 있던 터라 해외봉사단 역시 한국어 교육 분야로 지원을 했었는데, 난데없이 단증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태권도 교육으로 배정을 받았다. 초등학생 때 후로는 태권도를 거의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봉사단에 뽑히고 실제 봉사단 파견을 가기 까지 2달간 매일같이 체육관에서 태권도 훈련을 받아야 했다. 처음에는 원했던 한국어 교육 분야도 아니었고, 생각지도 못한 태권도 교육을 배정받아 걱정도 많아서 해외봉사단 파견일이 다가오는 것이 싫었다. 하지만, 파견 전 두달간 봉사단원들과 함께 훈련한 기간, 파견 후 그 곳에서 처음 만난 친구들과 함께 땀흘리며 훈련한 시간들이 내게는 아주 소중한 추억으로 남았다. 이 책 『솔로몬제도는 처음이라』를 처음 접했을 때, 그 시절 그때가 떠올라 더욱 기대를 하며 책을 읽게 됐다.


이 책은 저자 이철권(이름부터 남다르다. 처음에는 필명인가 했지만, 본명이란다. 태권도를 전공하고, 태권도 사범을 하는데 너무 적절한 이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님이 KOICA 단원으로 솔로몬 제도에 태권도 사범으로 파견되어 1년간 경험한 일들을 담아둔 책이다. KOICA에 지원하게 된 계기 부터, 교육을 받고 실제 파견되어 현지 교육을 받은 시간부터, 수업, 현지 생활 등을 일기형식으로 편안하게 담고 있어 읽기 아주 편했다.


KOICA를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해외봉사는 20대 때 꼭 한 번 가고 싶었다. 다행히 참여할 수 있었던 해외봉사는 당시에는 조금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보름간의 해외봉사단을 다녀오긴 했지만, 생각보다(?) 고생을 덜 해서 그랬는지, 아니면 더 오지로 가보지 못해서였는지 당시에는 조금 아쉬운 생각도 들었다. 물론 지금은 그 때 그 경험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지만 말이다. 미국에서 태권도 사범으로 일하고 있던 작가는 후배가 KOICA에 지원해본다는 생각을 듣고는 본인도 꽂혀버렸다. 그리고 당장의 미래가 조금은 불투명 하더라도, 자신의 가슴을 뛰게 하는일에 지원을 하게되고 1년간의 솔로몬제도 생활을 선택하게 된다.


나는 사람이 어떤 경험을 하게되면, 그 전과는 다른 사람이 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의 저자도 후배에게 'KOICA'라는 말을 들었던 순간, 그리고 솔로몬 제도로 파견되어 1년간의 경험을 쌓으며 전과는 완연히 다른 사람이 되었을 것 같다. 그런 이치로 이 책을 읽고 난 후의 나도 읽기 전과는 다른 사람이 되었겠지.


해외봉사단을 나갔을 때도 생각해보면 내게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키르키즈스탄이라는 나라를 그전에는 전혀 몰랐지만, 그 후로는 괜시리 어디서든 그 나라의 이름이 더 잘들리게 되고, 그 곳 사람들에 대한 생각도 달라지게 되었다. 또 고려인이라는 아픈 역사를 좀 더 마음 깊이 새길수 있었다. 모두가 KOICA나 해외봉사단을 직접 경험할 수는 없겠지만, 이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할 수 있는 책이 되지 않나 생각한다. 나아가 해외봉사를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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