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를 회복하는 용기 - 어떻게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야 하는가
박대령 지음 / 소울메이트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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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어떻게 읽게 되었을까. 얘기하자면 작년 겨울로 가봐야 한다. 나는 5년 전부터 개인 상담을 받고 있다. 그런데 상담을 받아도 나의 감정 알아차리기가 잘 안 되었다. 그즈음 집단상담에도 참여하고 싶은 마음도 생겼고, 선생님께서도 자신의 감정을 느끼는 훈련을 해 보면 좋겠다고 하셔서 집단상담에 참여했다. 그 집단상담에 10회기 조금 넘게 참여하고 개인적인 사정으로 그만두게 되었다. 그리고 거기서 관계 향상 훈련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좋겠다는 추천을 받았다. 그래서 이 책의 저자가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지난주부터 참여하게 됐다. 그런데 상담 참여를 보다 효율적으로 할 방법을 찾다가, 우연히 리더님이 쓴 책을 발견했다. 그렇게 이 책을 사서 읽게 되었다.


  책 내용으로 바로 들어가자. 이 책의 저자는 ‘게슈탈트 상담심리학’을 전공한 이력의 소유자다. 상담 기법도 그 방향으로 인도하고 있고, 책도 그 경험을 바탕으로 썼다. 상담심리대학원 입시 준비를 조금 한 관계로 게슈탈트 심리학에 대해 배운 바가 있다. 이 심리학은 ‘알아차림’을 중요시한다. 상처가 많은 사람은 무뎌지고, 과거를 억압하기 때문에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다. 저자는 개인과 집단상담 경험을 바탕으로 알아차림을 잘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소개하면서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알기 쉽게 우리에게 설명해 준다. 며칠 전에 선택에 대한 칼럼을 하나 썼는데, 선택을 잘하려면 자신의 감정 상태를 잘 알아차려야 한다. 자신의 감정이 언제 만족스러운지, 어떨 때 행복한지 등 약간의 자기 분석을 할 수 있어야 우리는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다.


  그리고 게슈탈트 심리학에는 ‘미해결 과제 해결하기’도 있다. 자신에게 강렬한 감정을 느끼게 하고, 자신을 불편하게 느끼게 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면, 그 문제는 상대방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살아오면서 해결하지 못했던 자신의 과거에 그 문제의 원인이 있다는 것이다. 그걸 풀어줘야지 우리는 같은 문제로 인한 스트레스와 갈등을 피할 수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해 보지 않은 것에 그 답이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권위적인 사람들과 지내기에 어려움을 느끼는데, 어려서는 아버지와 친밀하게 지내지 않은 탓이 있고, 그 이후로 권위적인 분들과 가까이 지내본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어려움이 느껴지는 그걸 경험해 보면 나아지리라는 것이 저자가 책에서 말하는 바다. 공감이 가는 부분이다.


  나를 비롯해 사람들은 자신의 성격에 문제가 있지 않으냐는 고민을 많이 한다. 저자는 이 한마디 대답으로 우리들의 불안을 잠재운다. “그것은 성격이 이상한 게 아니라 상처가 있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이 책의 특성처럼 많은 경험자의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준다. 그 내용을 읽다가 자신과 처지가 비슷한 사람이 있으면 그걸 발판삼아 자신에게 대입해 볼 수 있다. 그리고 혼자서 해결책을 찾아보면 좋겠다. 잘 안 되면 저자와 같은 심리전문가를 찾아가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도 좋겠다.


  이 책을 읽으며 한 가지 의문이 든 게 있다. 우리 ‘내면의 역사는 공동체의 역사와 무관하지 않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우리의 모습을 잘 알려면 우리네 부모님이 살아온 환경을 보면 좋다. 우리 선조들은 ‘일본 강점기와 한국전쟁, 독재시대를 거치면서 수많은 폭력과 학대 속’에서 자라왔다. 그래서 감각이 무뎌져 자녀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폭력과 상처를 입힌다. 내가 문제시 삼는 건 이거다. 그러면 문화 선진국의 사람들은 우리보다 정신적으로 건강한 생활을 하느냐다. 그런 나라들은 상처를 치유하는 심리학이 아닌, 자아 성장을 위한 심리학이 운용될까? 예로부터 고통이 사람을 지혜롭게 해 준다고 했는데, 이 말은 고통이 나쁘지 않다는 거다. 후진국은 후진국에 맞는 치유의 심리학이 발달하고, 선진국은 그에 맞는 성장의 심리학이 발달하지 않겠느냐는 것이 내 생각이다.


  이 책의 제목을 소개하지 않았다. <관계를 회복하는 용기>이다. 저자는 사람들이 인생을 힘들어하는 결정적인 이유가 ‘관계’가 성숙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남의 기대를 만족하기 위해 살지 말라!”, “주장할 것은 주장하고, 드러낼 것은 드러내라!” 책 뒷날개에 이런 문장의 소개가 담겨 있다. 삶은 누구를 위해 사는 게 아니다.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잘 알아차리면 자신에게 맞는 행복한 결정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은 있는 그대로 완벽한 존재이다. 그 자체로 자신감 있게 살아라.’ 내 느낌에 저자는 이렇게 책에서 주장한다고 느꼈다. 그렇다. 자신감 있게 살 때, 다른 사람들도 그 모습을 지지해 주고, 인정해 준다. 우리 겁먹지 말고, 용기 있게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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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 - 나를 사랑하게 하는
이무석 지음 / 비전과리더십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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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새 우연히 사람들이 자존감에 대해 관심이 많다는 걸 알게 됐다. 내가 대략 쓴 글은 자존감이 높은 남자와 여자의 행동법이었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은 평소에 자신의 매력을 충분히 가꿔둔다. 그건 자신의 강점을 잘 알아야 비로소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이들은 사랑받을 거란 전제에서 긍정적인 행동을 한다. 따라서 자신이 존중받고 있지 못한 상황을 잘 견디질 못한다. 자신의 느낌에 매우 예민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그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사람들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이 이야기는 이쯤하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 보자.


  자존감을 이야기하고 싶은데, 나는 아직 위에서 말한 것 외에는 자존감에 대해 별로 아는 게 없다. 그래서 이무석 교수가 쓴 <나를 사랑하게 하는 자존감>이란 책을 읽었다.


  책 내용으로 바로 들어가자. 먼저 자존감이란 ‘자기에 대한 자신의 평가’를 말한다. 자존감의 반대에는 열등감이 있다. 이것은 어려서부터 형성이 되는 거라 쉽게 바뀌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어려서 부모가 이끄는 세상 속에서 살아간다. 자존감이 낮은 부모 밑에서 성장할 경우, 자존감이 낮은 사람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자존감이 낮아지는 또 다른 하나는, 신체나 가족, 학벌 등에 대한 콤플렉스가 작용할 경우 이들의 열등감은 배가 된다.


  내가 인상을 받았던 내용 중심으로 글을 이어가는 가자. 이 책에서 가장 많이 얘기하는 것이 ‘열등감’에 대한 것이다. 열등감이 있는 사람들은 그 프레임 안에서 세상을 상당히 좁게 인식하기에 자존감이 매우 낮게 된다고 한다. 특정 신체 콤플렉스가 있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그 부분만 집중해서 바로 본다고 생각해 남의 눈치를 많이 볼 수밖에 없다.이것은 사람을 매우 피곤하게 만들고, 주변 사람들까지 힘들게 만든다고 한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정신질환에 잘 걸린다고 한다. 자존감이 건물을 지을 때 바탕이 되는 토대이기 때문이다. 사상누각이 되지 않으려면, 즉 정신이 나약하게 무너지지 않으려면 평소에 자존감을 튼튼히 해놓아야 좋다.


  그러면 자존감은 어떻게 높일 수 있을까. 먼저 욕심을 낮추면 자존감이 높아진다. 요새 <장자>를 읽었는데 장자에도 비슷한 대목이 여러 나온다. 도가가 주창하는 바가 ‘욕심을 버리고 자연스러움을 따르라.’이다. 억지스러움을 따르지 말고, 일부러 무언가를 하려 들지 말고, 피치 못하게 해야 하는 것만을 하라고 장자에서는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욕심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이 ‘완벽주의’이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무엇을 하든 완벽하게 하려고 해서 일을 그르친다. 완벽주의의 이면에는 욕심이 버티고 있다. 욕심은 모든 종교에서 강조하는 부분이다. 기독교와 불교에서도 가장 중시되는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욕심을 낮추면 세상을 좀 더 여유 있게 인식할 수 있다.


  그다음이 성취를 높이면 자존감이 높아진다. 돈이 없어 가난한 사람보다 부자들의 자존감이 더 높다. 그리고 학력을 중시하는 한국 사회에서는 학력이 낮은 사람보다 높은 사람이 자존감이 더 높다. 스스로 원하는 것을 성취해 나갈수록 자존감이 높아진다고 하니 부지런히 많은 성취를 쌓아나갈 일이다. 여기서 중요한 대목이 방향인데, 사람은 자신의 강점이 발휘되는 부분에서 일할 때 그것을 잘하게 된다. 그러니 자신의 강점을 알아두면 좋다. 그리고 좋은 부모들은 아이들을 다양한 기회 속에 노출해 성공도 맛보게 하고, 좌절도 맛보면서 아이들의 성취도를 높인다. 미국의 코헛이란 정신분석전문가는 “좋은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이 자존감이 높다”고 하는데 그 배경에는 이러한 상황이 있다.


  자존감을 높일 방법을 하나 더 살펴보고 글을 끝내기로 하자. 열등감이 심한 사람들은 ‘가짜 자기’를 만들어 그 속에서 삶을 산다. ‘진짜 자기’는 무의식 속에 내맡겨두고 말이다. 그래서 정신치료 전문가들은 내담자들이 자신들의 진짜 ‘현실을 인정할 때’ 치료가 상당히 진행되었다고 느끼게 된다. 누군가는 자신의 못난 점 그러니까 단점을 인정할 때 자존감이 높아진다고 했다. 자신의 못난 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보자. 세상이 좀 더 따스하게 보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진짜 자기’와 만나고 싶은 분들에게 ‘정신분석’을 권하는 것으로 책을 마무리했다. 그렇다. 심리치료는 ‘있는 그대로의 자기’와 만나게 도와주는 아주 효율적인 프로그램이다. 자존감이 낮아서 삶이 우울한 분들은 한번 참고해도 좋을 과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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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인생 - 평범한 삶이 아주 특별한 삶으로 바뀌는 7가지 이야기
구본형 지음 / 휴머니스트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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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범하기 그지없는 한 사내가 있다. 그는 삶의 무료함에 지쳐있다. 그런데 어느 날 그 앞에 ‘전령관’이 나타난다. 이것은 보통 세상으로부터 버림을 받은 자의 모습을 하고 우리 앞에 선다. 그가 우리에게 모험을 고지한다. 그렇게 그는 어느덧 우연인 듯한 필연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모험에 뛰어들게 되었으니 이제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그것은 ‘깨우침의 문’이다. 우리 인생의 소명과 고유한 잠재력을 깨닫게 되는 시기다. 그리고 그는 점점 더 깊이 모험으로 들어간다. 거기서 그는 앞으로 만날 괴물을 쳐 없앨 보검과 액막이를 한 노파로부터 건네받는다. 그의 인생은 더욱 흥미진진해지고 우리는 두 번째 관문과 만나게 된다. 그것은 ‘견딤의 문’이라고 불리는데 침묵의 10년, 고독한 10년을 보내야 한다. 이 관문을 통과하게 되면 그대는 보물을 지니고 현실로 다시 귀환하게 된다. 그 보물은 먼저 영웅을 보호하고 사람들을 구하며, 두 세계의 스승이 되게 한다. 이 세 번째 단계를 ‘넘어섬의 문’이라고 하는데 자신을 넘어서 우주와 닿게 된다고 한다.


  위 내용은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3개의 관문에 대해 신화와 연결되어 내린 내 해석이다. <깊은 인생> 이 책은 묘하다. 사람들이 자신의 길을 찾아 흥분된 모험의 길로 나서는 데 도움을 줄 때, 자기 직업의 비전이 이뤄진다는 저자의 말처럼 그는 내게도 수없이 많은 가슴 떨림을 주었다. 이 책은 나의 인생이 ‘익숙한 것과 결별’하고 정신적으로 더 깊어지고, 한 차원 높아지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그러면 이 분의 이 책과 글이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는지 한번 살펴보기로 하자.


  우리는 모두 평범하게 삶을 출발한다. 그러다 가끔 우연이 따를 때 삶의 흥분으로 들어서는 사건을 만난다. 이 책도 그렇게 시작한다. 어느 사내가 여행 중에 물러설 수 없는 지점에 선다. 그때 그는 용감한 결정을 내리고, 그 후 그는 이전의 그가 아닌 비범한 자의 삶을 시작하게 된다. 이런 말이 나온다. “제자가 준비되면 위대한 스승이 나타나듯이, 사람이 준비되면 위대한 일이 벌어진다.” 그렇다. 그건 더는 우연이 아니다. 우연을 가장한 필연이다. 그렇게 되려면 우리는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준비하고, 또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이 책의 첫 부분이 우리에게 선사하는 것은 ‘소명’을 우리에게 일깨워준다는 것이다.


  갖은 이야기가 나온다. 가장 먼저 간디가 위대한 간디로 출발할 수 있었던 지점이 나오고, 체 게바라가 혁명가로서 시작할 수 있었던 가슴 아픈 이야기도 있다. 마사 그레이엄이란 춤꾼의 이야기도 실려 있고, 세계적인 신화학자 조셉 캠벨의 모험담도 담겨 있다.


  그리고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는 우리의 가슴을 뛰게 해 준다. 시시한 청춘이 되지 않게 해 주며, 자신도 자기 삶에서 더 깊이 들어가길 우리에게 요구한다. 글을 읽다 보면 이런 문장과 만나게 된다. 저자가 하는 말인데 “나는 이제 깨닫게 된다. 사건이 사람을 키우고....... 작은 길은 사람이 준비하고, 큰길은 하늘이 정한다.” 대략 이런 말인데, 이 부분을 읽고 사람의 일이 과연 운명이 정해지듯 그렇게 흘러간다는 것을 나도 조금씩 느끼게 되었다. 우리는 우주가 자신에게 선사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아야한다.


  영웅의 여정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부분이 방황 10년의 기간이다. 이 책에서는 고독한 10년의 세월을 말하고 있는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이 부분에 마음이 많이 갔다. 고독한 시간을 넘어서지 못하고는 위대함으로 갈 수 없다. 그리고 고독은 우리에게 감성의 힘이 필요로 하고 그 시간은 자신만의 사상을 키워준다. 그러므로 자기만의 사상을 갖길 원하는 사람들은 고독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외로움은 세상과 다른 자신만의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두려워하지 말고 계속 걸어가자. 그 끝에 황금 양털이 그대를 기다리고 있다. 그 보물을 획득하게 되는 순간, 현세에서 그대를 옥죄고 있던 밧줄은 저절로 풀리고, 더욱 깊은 자신과 만나게 된다. 그대라는 이름의 ‘천복’이 발견되는 순간이다. 그 후 그저 자신의 발이 가는 대로 그대는 삶의 길을 걸을 수 있고, 사람들은 그런 그대에게 환호를 보내게 된다.


  마지막 끝맺음을 하자. 사람을 만나야 한다. ‘사람에게서 구하라’는 책도 있지만, 그대가 한 걸음 더 도약하려면 그대를 깨우쳐주는 동료나 선배 혹은 스승과 만나야 한다. 그럴 때 그대는 그들의 힘을 빌려 한 차원 더 성숙한 삶으로 들어서게 된다. 그리고 ‘매일 해야 한다’고 하셨다. 그대가 모험에서 발견하게 된 그대의 소명을 신바람 나게, 활기찬 마음으로 매일 뛰어들 수 있어야 한다. 축구 선수가 매일 즐거이 훈련에 임하듯이, 그렇게 즐겁게 그대 삶에 참여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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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형의 신화 읽는 시간 - 신화에서 찾은 '다시 나를 찾는 힘'
구본형 지음 / 와이즈베리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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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본형 선생님은 생전에 자신의 홈페이지에 대하여 “이 곳에만 있는 무엇”, 즉 자신의 홈페이지에 대한 차별화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다. 이제 그가 부재한 상황에서 그곳의 차별화가 무엇일지 생각해 보았다. 그에 앞서 그곳에 대해 잠깐 설명하자면 자아경영과 변화에 대한 매우 훌륭한 유산이 남아 있는 공간이다. 인간의 삶 자체가 변화이고, 우리는 매일 자신을 재창조해 나가고 있다. 지식 사회라 불리는 21세기와는 더없이 잘 어울리는 공간이다. 


  말이 길어지지만 한 마디만 더 하고 책 얘기로 들어가야겠다. 내가 이 책을 읽은 이유에 대해서 얘기해 본다. 내 직업은 영업, 즉 파는 일이다. 마케팅의 일종으로 봐도 된다. 회사에서 근무하다보면 좀 더 일을 잘 하기 위해 연구를 하게 된다. 나는 그럴 때마다 그 분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그 분이 쓴 칼럼들을 읽곤 했다. 내가 아는 가장 훌륭한 경영, 직장인의 스승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지내다 올해 우연히 예전에 한 번 읽었던 그 분의 책을 몇 권 다시 읽게 되었다. 그리고 그곳이 그 분의 부재로 방향을 잃어가는 게 싫었다. 그런 이유들로 그 분의 홈페이지에 대한 관심이 깊이 생겨 콘텐츠를 창출해 보고자 마음을 먹고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서두가 길었다. 그 분이 왜 이 책을 쓰고자했는지부터 살펴보자. 그러니까 2007년에 그 분의 홈페이지를 자주 방문을 했다. 그 때만 해도 신화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없었다. 한 해 지나 그 분이 조셉 캠벨의 <신화의 힘>이란 책을 그곳 연구원들에게 소개하면서부터였다. 그러고 보니 그 전에도 같은 저자의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을 이야기했었다. 어찌 되었든 본격적으로 이야기 된 것은 2008년 <신화의 힘>이란 책에서부터였다. 이 책에도 오디세우스의 모험 이야기가 다뤄졌듯 그 분의 신화에 대한 탐험은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던 것 같다. 내가 아는 부분은 여기까지고 책에 자세히 나와 있으니 참고하도록 하자.


  책 속으로 들어가 보자. 먼저 선생님은 ‘신화 경영’으로 이 책을 풀어가고 있다. “개인의 무의식 속 원초적 욕망과 억제된 사회적 질서 사이의 끈질긴 다툼을 새로운 차원의 인간 에너지로 만들어보려”했다. 그 분이 몇 년 동안 읽어온 신화 관련 책을 빌어서 말이다. 책 속의 또 한 구절을 더 보자.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오래되고 유명한 이야기들, ‘유치하고 기괴하며 비도덕적이지만 꽃처럼 피어나는 그 솔직함과 진실함 앞에 기만에 찬 우리의 삶을 돌아보며 얼굴을 붉히도록’ 만드는 이야기들을 채집하여 들려주려 했다.”라고 에필로그에 밝히고 있다. 이 책을 읽어가는 묘미는 바로 거기에 있다. 책을 읽으며 자신의 얼굴이 얼마나 붉어지는지 살펴보자. 나는 몇 부분에서 얼굴이 붉어졌고 그런 스스로를 계속 주시하게 됐다.


  이 책에는 스물아홉 가지의 신화 속 주인공 이야기가 나온다. 끌리는 내용이 많았지만 가장 관심이 갔던 하나의 이야기만 보자. 오디세우스 일행에게 눈을 빼앗기게 되는 거인족 키클롭스의 폴리페모스를 빌어 이야기 하는 ‘시선경영’에 대한 부분이다. 폴리페모스는 눈이 하나 밖에 없어 상대를 배려할 수 없고, 자신을 성찰할 수도 없다. 그런 그는 자신의 욕망 밖에 살필 수 없어 짝사랑하는 이를 불행에 빠트리기도 한다. 저자는 말한다. 자기경영이란 두 개의 시선을 갖는 것이라고 말이다. 그리고 자신을 잘 들여다 볼 수 있어야 하고, 다양한 시선으로 사물을 살피고 이를 균형 있게 통섭해야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내가 많이 부족한 부분이라 이 내용에 가장 관심이 갔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읽으며 느낀 점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해당 분야 전공자도 아닌 저자의 방대한 신화에 대한 이해다. 나아가 연관된 책에 대한 주석도 매우 정곡을 찔렀다. 저자는 평소에 “묵묵히 이해하고 마음에 녹여 담아둔다”는 ‘묵식심융’이란 말을 좋아하고 강조했다. 책을 읽는 분들은 느끼게 되겠지만 그 말의 참뜻을 알게 된다. 그만큼 깊이 있게 체화를 한 후에 글로 써내는 경지를 만나게 된다. 다른 하나는 책을 읽으며 중간 중간에 짧게 줄여 정리해 놓은 구절들이다. 그런 부분을 보며 저자의 놀라운 균형 능력을 알 수 있게 된다.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로 훌륭하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강점은 스스로를 깊이 있게 들여다볼 수 있게 해 준다는 점이다. 그리고 자신에 대한 탐구로 이어지게 한다. 들려주는 신화 이야기를 따라가기만 해도 말이다. 이 책은 저자의 평소 모습과도 닮은 정말 품격 있는 ‘신화 경영서’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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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이야기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
오비디우스 지음, 이윤기 옮김 / 민음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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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의 시대적인 배경을 보자. 오비디우스는 기원전 43년에 태어나 활동했다. 이 시기는 서구 문명의 한 축을 이루는 기독교의 영향을 받기 전의 모습이다. 서구 문명의 또 하나의 축이자 그 시대에 많은 영향을 주었던 그리스 문명 하에서 저자는 활동했다. 따라서 이 책을 읽으면 고대 서구 문명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이 시기는 ‘팍스 로마나’ 시절이었다. 카이사르를 이어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로마 역대 최고 황금기였다. 그와 함께 문화적으로 꽃을 활짝 피우던 시기였다. 문학과 예술에 재능 있는 인물이라면 자신의 잠재력을 꽃 피울 수 있는 가능성의 시대였다.


  그의 젊은 시절을 살펴보자. 오비디우스는 로마 지배층의 자제로 태어났다. 관례대로 청년시절 수사학과 법률을 공부해 관리의 길을 밟았다. 그리스로 유학 겸 여행도 다녀왔다. 부모님의 바람대로 자신 앞에 놓인 길을 걸어갔는데, 저자의 내면에서는 문학과 시에 대한 열정이 피어올랐다. 로마 문화의 부흥기를 살아가는 청년이라면, 뒤돌아보지 않고 자신의 관심을 좇아 길을 따라 나서도 되었다. 문학에 대한 재능도 있었고, 그에 대표되는 사교계에서의 활동도 훌륭했다. 자연히 저자는 로마 문화와 사교계의 총아로 떠오르게 된다.


  그 시기의 로마를 보자. 로마는 황금기를 구가했고, 사교계는 꽃을 피웠다. 그런데 아우구스투스는 이것에 제동을 걸었다. 여자들의 자유는 구속당하고, 풍기문란은 단속의 대상이 되었다. 그 시절 오비디우스는 남녀 간의 자유분방한 애정을 이야기한 <사랑의 기술>을 썼다. 사교계에서 이 책은 최고의 환영을 받았지만, 아우구스투스의 단속으로 점점 빛을 잃어 갔다. 그러면서 저자는 ‘잘못된 시구(詩句)’와 ‘실수’라는 명목으로 해외로 추방당하는 일을 겪게 된다. 이 시기에 문화적 분위기는 활짝 꽃을 피웠지만, 지금 시대로 말하자면 ‘검열’ 혹은 입맛에 맞지 않는 것들은 배제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이 책을 왜 썼을까. 알다시피 오비디우스의 삶은 환희를 맛보다가 나락으로 곤두박질쳤다. 황제의 심기를 건드려 중심에서 추방되었기 때문이다. 유배시절 저자의 머릿속에서는 이 사건이 각인되어 있었을 것이다. 한 사회로부터의 추방은 인간의 삶을 원점에서부터 다시 돌아보게 만든다. 저자도 젊은 시절의 붉은 열정을 이겨내고, 자신의 소명이나 마음에 깊이 귀를 기울였을 것이다. 그의 문학적 재능이 로마 황제에 대한 칭송과 만나는 지점에서 이 책은 탄생하게 됐다. 그리스 신화를 바탕으로 로마의 역사와 신화를 만들어내기에 이르렀다. 그 동기는 로마 황제에 대한 정통성의 부여와 그 시대에 대한 자부심에서 나왔다. 합리적이고 매우 지적이었다는 저자는 자신만의 문체로 그리스 로마 신들의 모습을 생생히 재현했다.


  오비디우스는 지금으로부터 2,000년 전에 살았던 사람이다. 그에 대한 탐색이 구체적일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고, 세월이 흐른 만큼 세상은 많이 변했다. 대체적인 그의 모습은 이러하고 깊이 있게 알 수는 없다. 따라서 그가 이 작품으로 말하고 싶었던 바가 무엇이냐를 중심으로 저자를 알 수밖에 없다. <변신 이야기>를 통해 그는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인간의 삶의 모습이 다양하고 그만큼 많은 모습이 있고, 사건과 시기에 따라 다르게 변형되는 것을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곳이 변화를 연구하는 곳이니 ‘메타모르포시스’는 너무나 적절하고 여기와 잘 어울린다. 선생님께서 ‘신화’와 ‘변신 이야기’를 왜 앞에 포진시킨 지 이제 조금 이해가 간다. 삶은 변화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삶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오비디우스가 그리스 로마 신화를 바탕으로 이 책에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바로 이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책은 그 전까지 세상에 떠돌던 이야기들을 모아 집대성한 점이 훌륭하다. 연대순으로도 잘 정리했고, 새로운 시작점을 만들어내기에 이르렀다. 하나 아쉬운 점은 문체가 좀 딱딱해 쉽게 읽히지 않게 서술되었다는 것이다. 대중의 눈높이에 맞게끔 좀 더 평이하게 서술했으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만약 내가 나중에 ‘변신’이란 주제로 책을 써 보면 어떻게 쓸 수 있을까 생각해 본다. 나에게 깊이 들어오고, 흥미가 갔던 인물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해서 써보고 싶다. 혹은 내 삶의 주제인 ‘상담심리’와 연결해서 책을 써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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