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배 계층이 자신의 권리를 인식하는 데 한글이 기여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러나 한글이 없었다면 우리가 자유롭고 평등한 세상에서 살기까지는 더 오랜 시간이 걸렸을 것입니다.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한글로 인해 평범한 사람들도 읽고 쓰면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당당한 국민으로 살 수 있게 되었고, 지식을 쌓아 국가를 발전시킬 수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한글날은 세종대왕의 업적을 기리고 한글의 우수성을 되새기는 날에 그쳐서는 안 됩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한글날의 의미는 이날이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역사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유력한 수단을 얻게 된 날이라는 점입니다. 한글로 인해 우리는 더 나은 세상에서 살게 되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그러므로 더 많이 읽고 더 많이 쓴느 것, 그리하여 정치가들이 국민의 욕망을 무시하지 못하게 하는 것, 모두가 자유롭고 평등한 세상을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한글날을 기념하는 가장 바람직한 방법입니다.(p.134)* 저자가 소개하는 시를 바탕으로 읽고 감상하는 방법을 풀어낸 책이다. 그러나 꼭지별로 대표시를 빼고 함께 소개하는 시는 전문 수록이 안 되어있다. 스마트폰으로 검색해 가며 읽어야 하나. 전문가를 위한 비평서는 아니지만 시 감상을 위해 끌어다 놓은 ‘일상‘들이 큰 공감을 불러일으키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