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는 만남과 시간으로 태어난다 - 매일이 행복해지는 도시 만들기 아우름 39
최민아 지음 / 샘터사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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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학교를 가는 길에는 작은 문방구와 분식점이 있었고, 신발가게나 옷가게, 쌀가게도 있었습니다. 선생님이 아침 조회시간에 가지 말라고 강조하시는 만화가게나 오락실도 있었고, 약국이나 빵집도 있었습니다. 동네와 쇼핑센터를 구분하지 않아도, 생활에 필요한 모든 공간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었지요. 하지만 갑작스럽게 아파트 단지가 늘어나고, 모든 사람이 그곳에 살고 싶어 하면서 길게 늘어섰던 작은 가게들이 단지 내 상가로 들어가 길에서 자취를 감추게 됐습니다. 그리고 도시가 빠른 속도로 변하면서 아파트에서 태어나 평생 아파트 아닌 곳에서 살아본 적 없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아졌습니다. 주택가가 사라지고, 골목길이 사라지고, 학교 가는 길이 사라지자, 작은 가게와 이곳을 뛰어놀던 아이들도 함께 사라졌습니다.

30년 전만 해도 서울 이곳저곳에 많이 남아 있던 주택가를 이제는 찾아보기 쉽지 않습니다. 재건축과 재개발의 바람이 전국을 훑고 지나가면서 아파트를 올릴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초고층 아파트가 들어섰고, 대로변이나 산등성이에도 이곳저곳 20~30층 넘는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습니다. 아파트 열병이 휩쓸고 지나가자, 사람들은 슬슬 사라진 것과 이전 도시 속에 있던 공간에 대한 아쉬움을 느끼고 있습니다.(p.29~30)

어디를 가도 주변 풍경이 비슷하다 보니 그 도시에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자칫 길을 못 찾고 헤매기 십상입니다. 그리고 단지 안에 들어가서도 자신이 사는 아파트 동을 찾기가 쉽지 않고 외부인의 경우에는 단지 안에서 가고자 하는 동을 찾아 빙빙 돌거나 길을 잃는 수가 생깁니다. 슬픈 일이지만 치매를 앓는 노인들이 아파트 단지 안에서 길을 잃는 경우가 반복적으로 발생한다고 합니다.(p.92)

* 아파트 단지를 허물 때가 오면, 다시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는 것 외에 새로운 '마을'의 형태가 들어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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