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혐시대의 책읽기
김욱 지음 / 개마고원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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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다른 뾰족한 수 없이 읽고 또 읽을 수 밖에요.
덮어두고 읽지도 않으면서
저절로 책읽기의 고수가 되어 산을 내려가는 방법이
따로 없습니다.
......................

저자 김욱의 이 책은
3부 ‘책과 사귀기‘를 따로 떼어내어,
한권의 책으로 새로이 묶어냈으면 더 좋았을 뻔 했습니다.

3부는 철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문학, 종교학 등에서
저자의 주관에 따라 읽어보면 좋을 고전과
근래의 문제작 등을 이야기하는데요,

저자가 소개하는 책을 간단히 나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그 책을 언급한 이유나, 해당 분야에서의 성취를
자세히 기술했으면 더 좋았을 뻔 했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조금 범위를 넓혀 생각해보자. 젊은이들이 나이 든 사람들과 대화를 하지 않으려는 이유가 뭘까?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왜 재미가 없을까? 뇌가 늙어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나이보다 더 늙은 뇌(본인들은 잘 모른다)를 자랑하기까지 한다.(과문한 탓인지 난 나이보다 더 늙은 얼굴을 자랑하는 건 경험하지 못했다.) 늙은 뇌로부터는 결코 현재에 대한 통찰이 나오지 않는다. 과거 농경시대엔 일상적인차원에서는 통찰보다는 경험이 중요했다. 하지만 이제 경험이나 정보는 널려 있다. 필요한 것은 이런 경험이나 정보를 체계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통찰이다. 일상적인 차원에서도 그렇다. 만약 나이든 사람이 이런 통찰을 가지고 있다면 주위의 젊은이들이 그와 얘 기하려고 스스로 다가올 것이다.
p.52

무엇이 대화인가? 서로의 생각을 이야기로 주고받는 것이다. 그런데 부모의 뇌가 늙어 있다면 자녀들과 대화하기 어렵다. 자녀와세상사에 대한 호기심을 논리적으로 주고받는 대신 부모 머릿속을가득 채우고 있는 일방적이고 목적적인 훈계를 하는 게 전부일 수있다. 그러다보면 ‘공부 못하면 거지 된다‘는 식의 자극적인 협박성 훈계만 난무하기도 한다. 만약 어릴 적부터 부모와 자녀가 온갖
‘세상사에 대해 대화해왔다면 자연스럽게, 어쩌면 자녀가 먼저 (하기 싫은) 공부를 주제로 대화하려 할지도 모른다. 먼 길처럼 보여도,
일상적이고 잡다한 대화를 나누는 것만이 대화의 본질이자 지름길이다. 그 길을 찾지 못한다면 다른 길은 없다.
p.53

우리가 책을 읽는가 책을 읽는다는 건 단순히 글자를 읽는 행위가 아니다.
같은 말이지만 문맹은 단순히 글자를 모르는 상태가 아니다. 책을 읽는 행위는, 즉 무지몽매를 깨우치는 일은 나와 너를 알아가는 행위이고, 과거와 현재를 알아가는 행위이며, 내일의 세상을 함께 바라보는 행위이다. 그러니 책읽기를 분량의 문제로만 생각해 많은 글자를 읽었다고 공연스레 자부할 일도 아니고, 그것이 보잘것없다고 지나치게 의기소침할 필요도 없다. 우리들은 각자의 삶 속에서 각자의 방식대로 모두 각자의 책을 읽고 있을 뿐이다.
p.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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