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로 길러진 아이 - 사랑으로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희망을 보여 준 아이들
브루스 D. 페리 & 마이아 샬라비츠 지음, 황정하 옮김 / 민음인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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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자입니다. 

이만큼 감동적인 책을 번역하게 해주신 출판사에게 너무 감사드려요.
번역하면서도 정말 가슴이 아팠고 머리가 아팠고....
모든 과정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이겨내는 아이들의 용기에
놀라움을 넘어 경외심까지 들었습니다. 

[살인자는 아이의 목을 칼로 그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샌디는 그대로 넘어졌다. 한참 시간이 지난 후 정신이 든 아이는 엄마를 "깨우려" 애썼다. 냉장고에서 우유를 꺼내 꿀꺽꿀꺽 마셨지만 목의 칼자국을 통해 도로 다 흘러나왔다. 엄마에게도 먹이려 했지만 "엄마는 목이 마르지 않았다." 그 후 아이는 아무도 없는 아파트에서 열한 시간 동안 엄마 옆을 배회했다. 결국 샌디의 엄마가 전화를 받지 않는 것을 걱정한 친척이 들렀다가 이 끔찍한 범죄 현장을 발견했다. (79쪽)] 

출판 직전 최종 역자교정을 보던 날까지도 이 부분을 읽으면서 눈물을 쏟았습니다.
저자와 마찬가지로 나도 이 샌디의 면담 내용이 [수시로 마음을 어지럽혔습니다].
이런 고통을 겪는 아이들에게 쉽게 주의력결핍장애 같은 진단을 붙이고
쉽게 법정에서 그날의 일을 공방하는 가운데 서게 하려는 어른들이 정말 눈물났어요.
 

하지만 샌디는 이 모든걸 극복하고 자기 삶의 주인으로 우뚝 섭니다.
이 책의 모든 아이들이 다 그렇습니다.
작디작은 아이들이지만 감히 상상하기 어려운 고통 속에서도
절대 삶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끝까지 싸우고 투쟁합니다.

쉽게 쉽게 일을 포기하고 삶을 포기하는 사회
모든걸 다 가진 이가 잠시 마음 아프다며 자살해버리는 그런 사회
스스로가 불행하다 생각하는 모든 분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정말 아무도 자살하는 사람이 없을거 같습니다. 

나또한 두딸의 엄마로서,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행복하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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