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과 비극의 틈새는 얼마나 좁은지! 만일 그의 예감이 적중해서 불탄 시신이 클레멘스 헤롤트로 밝혀진다면 그보다 끔찍한 일은 없을 듯했다. 거기다 그의아내가 받을 배신감은 이루 표현할 수가 없을 것이다. 그리된다면 지난 행복하고아름다웠던 일상의 기억 위에 거짓의 그림자가 여생 동안 짙게 드리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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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 지나친 열정과 생각으로 사서 고생하는 당신을 위한 번아웃 방지 가이드
진민영 지음 / 문학테라피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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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회사생활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휘유~ 우리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이러냐..’
또는 나를 힘들게 하는 어떤 상사의 행동에 대해 품평하다가
‘아유 그 사람은 진짜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그런대?’
라고 말할 때가 많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을 보자마자 어쩜 이렇게 내 생각을 그대로 담은 제목인가! 싶었다.
책의 내용은 조근조근하게 우리의 낮아지는 자존감과 번아웃과 고민들을 이해해 주고 다독여 준다.
힘들고 지칠 때, 내가 뭔 부귀영화를 보겠다고 이러나 싶을 때 아무 곳이나 펼쳐 보면 거기에는 분명한 위로가 담겨 있다.
회사가 싫어질 때 마음이 답답할 때 생각이 너무 많아질 때! 누구나 한번쯤 느꼈을 생각들을 센스 있는 태그와 함께 친근하고 차분하게 짚어주는 친구이자 언니같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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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초
T. M. 로건 지음, 천화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읽다 보니 어느새 책장과 시간이 저만치 넘어가 버렸다.
두 얼굴을 가진 직장 상사의 말도 안 되는 괴롭힘과 횡포.
부하 직원이라는 이유로, 그에게 모든 권력이 있다는 이유로 그들만의 규칙을 지키며 최대한 그와 둘이 되는 순간을 피해야만 하는 여성들.
이런 입장에 처했을 때, 나라면 어떤 행동을 하게 될까?
주인공에게 이토록 공감하면서, 내 일처럼 땀을 쥐면서 본 소설은 오랜만이었다. 주인공 세라가 처한 상황이 너무도 현실적이었고, 그녀의 고민과 거래와 모든 고군분투가 공감이 가면서 조마조마했다.
그녀의 용기가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 소설에는 이런 욕 나오는 상사에 대처하는 몇 가지 유형의 등장인물이 나오는데, 진짜 ‘나’와는 철저히 다른 공적인 나를 만들어 낸 인물도, 체념하고 적당히 참는 인물도, 맞서 싸우려다 좌절하는 인물도 모두 그럴 법하다는 생각이 들어 더욱 인상적이었다.
이렇게 여성이 불리한 입장에 처해 있는 이야기를
남성 작가가 섬세하게 묘사했다는 것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마치 내 일처럼 진심으로 분개하고 조마조마하고 탄성을 지를 수 있는 스릴러!

언제 이만큼 읽었는지도 모르게 시간이 순삭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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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코프가 했던 제안 따위 잊는 것.
내게 이름 하나를 주십시오.
그러나 잊을 수 없었다. 그럴 수 없었다.
볼코프가 제안을 하자마자, 말이 그의 입술을 떠난 바로 그 순간세라에게는 한 가지 생각뿐이었으니까. 너무도 강렬해서, 그 외에다른 생각은 떠내려 보냈던 단 하나의 생각. 그 생각이 세라를 찾아오기까지는 몇 분도, 아니, 몇 초도 걸리지 않았다. 이름과 성. 두단어. 다섯 음절.
당연히, 세라는 볼코프에게 알려줄 이름이 있었다.
구에게나 이런 경우 말하고 싶은 이름이 하나쯤은 있다. 그렇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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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것을 감탄만 하는 것은 쓸쓸하다. 어설퍼도 괜찮으니 거침없이 미숙한 생산자가 되어 보라고 말하고 싶다. 객석이 아닌 무대에 올라 보면 또 다른 세상이 보인다. 물질 소비만 했던 사람에게 경험 소비는 완벽한 신세계다. 마찬가지로 생산에는 소비가 결코 대신할 수 없는 짜릿한 감동과 전율이 있다. 무대에 올라 봐야 그곳이 주는 희열과 카타르시스를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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