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고 가벼운 미술 입문 책. 그림을 먼저 보고 글을 읽은 다음 다시 그림을 찬찬히 살펴보는 방식으로 이 책을 읽었다. 작품을 그냥 봤을 때와 당대 분위기, 작가에 대한 설명, 그림의 탄생 배경, 미술사적 의의 등을 읽고 봤을 때 감상의 깊이가 확연히 달랐다.⠀또 글의 내용이 너무 전문적이고 어렵지 않아서 미술 입문자인 나에게 적합했다. 에드바르 뭉크로 시작해 구스타프 클림트, 알베르토 자코메티, 쿠사마 야요이를 거쳐 백남준까지 총 열 세 명의 예술가를 알아볼 수 있다. 그 작품 세계를 잘 알지는 못해도 한 번쯤 들어보고 봤을 법한 예술가들을 선정해서 가볍고 재밌게 읽을 수 있단 점이 좋았다. ‘꼭 알아둬야 할 현대미술 아티스트 탑 25’를 특별부록으로 수록해서 길잡이 역할을 제공해준 부분도.
아직 이름 붙지 않은 모호한 감정, 감각에 이름 붙이기를 시도한 존 케닉. 십여 년에 걸쳐 계속된 프로젝트가 책으로 출간되었다. 이미 많은 주목을 받은 #슬픔에 이름 붙이기 를 서포터즈 미션 도서로 받아보았다.⠀옮긴이는 이 책을 “한 번에 다 읽”기보다 “여러 상황과 공간에서 조금씩 읽어나가길 권하고” 있다. 이 책은 일반적인 산문이 아니라 사전에 가깝기 때문이다. 나는 가볍게 한번 훑고 틈틈이 펼쳐보는 방식을 권하고 싶다.⠀이 책의 매력+흥미 포인트는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1. 책의 주제누구도 명명한 적 없지만 누구나 느껴봤음직한 모호한 감정과 감각에 이름을 짓는 행위. 그 발상 자체도 기발하고 재밌었지만 꽤 어려운 작업이라 선뜻 시도하긴 어려웠을 것 같다. 적절한 어원을 찾는 일은 차치하고 내면을 면밀하게 관찰해 아직 이름 붙지 않은 감정을 포착하고 분석하는 일부터가 그렇다. 바다처럼 휘몰아치고, 크기를 가늠할 수 없고, 많은 것이 쉬이 삼켜지고 사라지는 세계에서 언어라는 질서를 정립한다는 주제 자체가 매혹적이었다.⠀2. 어원‘이름 붙이기’ 프로젝트의 기반이 되어준 단어들. 존 케닉의 신조어 아래에는 신조어를 이루는 어원이 기재되어 있다. 이미 존재했지만 내가 몰랐던 근사한 단어들을 알아갈 수 있었는데, 그 자체로 상징적이고 매력적인 단어가 많았다. 어원을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3. 이름지어진 감정들마땅히 표현할 언어가 없어서 더욱 찰나와 같았던 모호한 감정들을 복기하고 들여다볼 수 있었다. 아, 나도 분명 이런 적이 있었지. 떠올리며 그때의 상황과 느낌을 되새겨봤다. 이름이 붙지 않았다는 건 감정들이 그만큼 찰나와 같고 복잡미묘하다는 증거와도 같으니. 그러한 감정들을 다시금 인식하고 또 상상해보는 자체로 의미가 있었다.⠀+ 각 챕터의 부제가 참 좋았다. 상징적인 챕터 제목을 잘 보필(?)해주는 느낌.존 케닉은 자신의 감정을 관찰하고 자기만의 언어를 만들어냈다. 찰나의 감정을 포착하고 관찰하고 고심해서 이름을 붙이는 일. 그 과정을 지나면 이름 모를 찰나의 감정은 더 이상 찰나가 아니게 된다. 어쩌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작업은 아닐지. 더 면밀하게 나의 감정과 내면을 살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트래픽 설계자』는 고객을 끌어당기고 유입을 늘리는 트래픽을 설계하는 방법을 담고 있다. 이 책은 타깃 고객층을 정하고 그들을 끌어당길 수 있는 전략을 설계하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트래픽, 즉 유입을 늘리는 전략은 기업 고객의 구체적인 상을 설정하고 그들을 이해하는 데서 출발한다. 나 역시 일을 하면서 유력 고객층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려본 적이 있었다. 제품이나 기업 중심에서 고객 중심으로 시각 전환이 되었던 기억이 난다.⠀'드림 100'이라는 개념도 재미있었다. 타깃 고객층에게 영향력을 가지는(가질 것 같은) 100명의 인물을 정해서 도움을 주고 받는다는 거였는데, 기업가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라서 흥미롭게 읽었던.⠀기업가보다 소비자에 가까운 입장인 나에게도 충분히 유용한 정보가 많았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구글,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을 분석해서 적절한 활용 방법을 제안하는 부분이 특히 그랬다. 어쨌든 유입을 늘리는 방법에 대해 말하고 있는 책이기에, 무엇이든 자기만의 콘텐츠를 생산하는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전문 용어가 많아서 얼핏 보면 어려울 듯한데 설명이 자세하고 그림처럼 이해를 돕는 여러 장치(?)가 있어서 원만히 읽어나갈 수 있다.⠀ 기업의 전략을 이해하고 더 현명한 소비자가 되고 싶은 분들, 자기만의 채널을 운영하는 분들, 사람을 끌어당기는 기업 전략에 관심이 있는 분들께 추천⠀⠀#트래픽설계자 #러셀브런슨 #윌북 #윌북서포터즈 #윌북서평단
서평단이 되어 이 책을 받아 읽어볼 수 있었다. 아홉 편의 단편 소설과 박혜진 평론가님의 해설, 작가의 말을 담고 있는 소설집 『고잉 홈』. 미국에서 혹은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사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골드 브라스 세탁소」의 한 구절이 이 책을 읽어보고 싶게 만들었다. 타향살이 하며 기대와 현실 사이를 방황하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펼쳐질 것 같았다.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나 역시 무언가를 얻어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책을 펼쳤다.수록된 작품들은 어떤 괴리감을 다룬다. 타인과 나, 한국과 미국, 진실과 거짓, 현실과 이상, 현재와 과거 혹은 현재와 미래 사이의 틈새를 오가면서. 첫 번째 소설로 「에어 메이드 바이오그래피」가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소설이 어떻게든 생기고야 마는 타향에서의 깊은 외로움, 완전히 동화될 수 없는 데서 기인한 균열을 말한다고 생각했기 때문. 또 ‘에어’라는 특수한 환경이 소설을 아우르는 상징성을 가진다고도 생각했다. 오싹하고 오래된 괴담처럼 느껴지는 이야기, 내재된 균열을 강화하는 어떤 갈등이나 사건 들을 지나 끝인 것 같기도 하고 시작인 것 같기도 한 「우리들의 파이널 컷」으로 갈무리하는 『고잉 홈』. 문지혁 작가님의 소설 세계를 계속 알아보고픈 생각이 든다. 읽으면서 단련된 소설이란 생각이 자주 들었다. 가독성 좋은 문장, 끝까지 궁금하게 만드는 구성, 흥미를 유발하는 소재. 깔끔하고 완성도 높은 느낌. 무엇보다 재미가 있었다. 한국소설에 입문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 대학원이나 유학을 ‘마친’ 사람에게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