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에 보는 그림 - 매일 흔들리는 마음을 다독이는 명화의 힘
이원율 지음 / 빅피시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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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의 언젠가.

어디선가 기억도 안 나는 누군가가, 어떤 작품을 보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는 감상을 들은 적이 있다.

글쎄? 미술 작품, 그림을 보고 그런 눈물을 흘렸다고? 왜일까? 나는 그런 적이 한 번도 없었기에 머릿속은 물음표로 가득했었다.

그런 감상만이 인상적으로 남아 오랫동안 머릿속에 남아 있었다.

<마흔에 보는 그림>이라니 책 자체가 나에게 말을 걸어오는 것 같다. 마흔이라는 나이가 주는 무게감과 함께.

저자 이원율님은 <헤럴드경제> 기자이자 미술 스토리텔러로 칼럼 '후암동 미술관'과 <사적이고 지적인 미술관>, <하룻밤 미술관>등 여러 저서를 통해 미술로 풍부해지는 일상을 사람들에게 전하고 있다.

<마흔에 보는 그림>은 저자 자신과 그가 사랑하는 이들에게 전하는 편지 같은 글이다. "마흔 무렵이 되면 초연해질 줄 알았습니다. 언제나 의젓하고, 어디에도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될 것 그로 믿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압니다. 여전히 마음 한편에는 여린 꼬마가 웅크려있고, 그 옆에는 세상 모든 게 서툰 청년이 서성이고 있다는 것을요." 책의 프롤로그에서 인생에 그림이 필요한 순간으로, 지금도 흔들리는 마흔들에게 마음을 다독이고, 위로가 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책은 위로/ 용기/ 강인함/ 독립 4개의 순간들로 구성하여 각각의 키워드에 맞는 작가들을 만나간다.

1장. 위로가 필요한 순간 : 앙리 마티스, 에드워드 호퍼, 빌헬름 하메르스회, 바실리 칸딘스키, 마크 로스코

2장. 용기가 필요한 순간 : 잭슨 폴록, 프리다 칼로, 뱅크시, 에곤 실레

3장. 버텨야 하는 순간: 펠릭스 발로통, 폴 세잔, 구스타프 클림트, 클로드 모네

4장. 에드가 드가, 모리스 위트릴로, 일리야 레핀, 에드워드 헨리 포타르트, 알폰스 무하



작가의 이름 앞에 적혀 있는 소제목에 이끌려 작가들을 만난다.

[너무 늦었다는 거짓말] 바실리 칸딘스키. "이상한 것만 그린다"라는 식의 조롱을 받았지만 결국엔 새로운 미술, 파격적인 기법으로 현대예술의 대표 작가가 된 칸딘스키. 귀족 가문에서 태어나 법학자로서 법률 강의를 하던 칸딘스키는 삽십 줄에 모스크바에서 열린 인상주의 전시회에서 모네의 그림을 보고 빛과 색이 주는 환상성에 사로잡히고, 음악에서 회화적 영감을 떠올린다. 그리고 화가가 되기로 마음먹는다. 기존의 질서와 기성 화가들 틈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주변의 만류에도 그의 길을 개척한다. 순수한 형태와 색채만으로..

"예술에 의무란 없다. 예술은 자유로우니까" - Wassily Kandinsky

"우리는 언제 가장 젊은가. 오늘이다. 어떤 일이든 새롭게 시작할 때 뭘 모르면 어떤가. 그렇기에 외려 새로운 세상을 열 수도 있다."

[그의 그림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이유] 마크 로스코. 책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오렌지색의 그림< No. 11>의 주인공이다. 1903년 라트비아에서 태어난 그는 유럽을 휩쓰는 반유대주의를 피해 미국으로 건너온다. 낯선 땅에서 어머니와 함께 가난한 이민지로서 외면받고 따돌림으로 힘든 젊은 시절을 보낸다. 대학을 그만두고, 신문배달 등 잡일을 하던 중 관심을 두던 그림에 도전한다. 마티스의 제자 막스 웨버의 제자로 들어간 로스코는 마티즈의 <빨간 작업실>을 보고 색채가 주는 강렬함, 전율을 느낀다. 감동과 울림을 색채만으로 줄 수 있을까? 이런 의문은 20년 후 그가 개척한 색면 추상이라고.. 감상자가 그림을 보고 각자의 시각으로, 마음으로 그림을 느낀다.

글의 첫 부분에 내가 인상적인 '감상'으로 남아 있었다 말하던 그 작품이 로스코의 작품이었을까?

"내 그림의 목적은 교훈이나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관람자가 화면 앞에 서서 그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 Mark Rothko

책 속에서 이름과 작품이 익숙한 작가들을 접하고, 또 새로운 작품과 작가들을 알아간다. 미술을 깊이 공부하지 않았지만 작가들의 이야기를 알고 그림을 보게 되면, 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감정들을 느낄 수 있을까? 잘 알지 못하는 작가의 그림을 만났을 때에 나는 어떤 감정들을 만나게 될까?

마크 로스코와 잭슨 폴록의 작품을 서울 전시에서 만나게 되면 '마흔'의 나는 어떤 감정을 마주할지 궁금하다.

** 미자모 서평단으로, 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책에 소개된 잭슨 폴록과 마크 로스코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전시 

[뉴욕의 거장들]

http://www.enapartners.com/

https://booking.naver.com/booking/5/bizes/12577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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