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별 인사를 할 수 있는 죽음. 모두의 죽음 준비는 이 상상에서 시작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죽을지 알 수 없다. 늙어가면서 죽음을 맞이하는 게 대부분이지만, 사고사와 암과 같은 병으로 더 빨리 죽음을 맞이하거나 예기치 않은 사고로 운명을 달리하기도 한다. 죽음이 준비되어 있다면, 죽음을 인식하게 되면 나는 어떤 삶을 살까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죽음 공부>의 저자는 신경외과, 방사선 종양학과 의사이다. 가천대학교 길병원 신경외과 의사로, 말기암과 파킨슨병에 대한 관심을 이어가고 있다. 저자는 이 책 <죽음 공부>를 통해서 " 죽음을 똑바로 바라볼수록, 삶은 더 선명해진다."라며 더 깊은 오늘을 위해 죽음을 더 많이 생각하고, 상상하고 고민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한다. 20여 년의 시간 동안 병원에서 환자들을 만나며 목격한 죽음의 장면들을 전하며, 삶에 대해,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태도에 대해 고민한다.
" 병원에는 다양한 사람, 다양한 죽음이 있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어김없이 공평하게 찾아오지만, 어느 순간에 어떠한 방식으로 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조금쯤 짐작할 수 있는 것은, 우리가 살아온 삶의 방식에 따라 그런 순간을 어떻게 맞을지가 결정된다는 사실이다. "
" 자신의 의지대로 남은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은 (설사 그 과정이 고되고 지난할지라도)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순식간에 식물인간이 되어 콧줄을 넣고 목에 구멍을 낸 채로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단 하루도 살 수 없는 환자들을 마주하다 보면 치료의 자기 결정원이 중요하게 느껴진다."
"우리는 매일매일 죽음을 항해 가고, 살아있는 지금이 우리의 최고의 순간이다. 저물어가는 생의 마지막이 눈앞에 다다를 듯 하다면, 다 덜어내고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뭘까? 생의 최고의 순간에 우리 각자는 무엇을 할 것인가."
저자는 죽음을 바라보고, 죽음에 대해 상상하고, 각자의 마지막 순간을 연습하기를 권한다.
죽음을 생각하면서 역설적이게도 다시 현재로, 현실의 삶을 더 충만하고 온전하게 살아갈 것을 생각하게 되는 것. 매 순간의 행복을 감사하게 되는 삶을 생각하게 된다.
책에 나온 죽음을 맞이한 사람과 가족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가까운 가족, 나의 죽음을 상상해 본다. 나의 상황이라면 내가 급작스럽게 여명을 선고받는다면 어떻게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
문득 초등학교 5학년 즘 처음으로 목도한 죽음. 할머니의 죽음을 기억한다. 가족에게 둘러싸여 가쁜 숨을 몰아쉬던 할머니는 밤을 지새우며 배웅하던 가족을 곁에 두고, 깊은 꿈속으로 떠나셨다. 이런 죽음을 기억하는 것은 어떻게 살고, 어떻게 죽을 것인가와 맞닿은 것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 미자모 서평단으로, 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