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아름다운 르누아르 미술수업>
르누아르 그림을 처음 만난 건 중학교 1학년 때, 우리 반 교실의 달력에서였다. 지금 생각나는 건 르누아르의 부드러운 화풍에 따뜻한 느낌의 그림, 그림 속 이름 모를 여인의 아름다움이었다. 그리고 알게 된 르누아르라는 이름은 달력에 있던 드가의 발레리나 그림과 함께 지금까지 기억 속에 남아있다.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부드러운 터치의 그림이어서 일까? 르누아르 아름다운 작품은 광고나 지면에서도 많이 만날 수 있다. 그렇기에 이 책 <작고 아름다운 르누아르 미술수업> 을 본 사람들이라면 한번 쯤은 집어들고 싶은 생각이 들 것 같다. 책이 도착하고 책을 꺼내 든 순간, 선물 받았다는 느낌까지 들 정도였으니.
<작고 아름다운 르누아르 미술수업> 열림원어린이의 [작고 아름다운 시리즈] 중 미술수업 리스트의 첫 번째 책이다.
책은 르누아르라는 아이와 친구들의 딱부리 영감 네 담벼락 낙서 에피소드에서 시작한다. 딱부리 영감 집에 있는 우물은 한 번 빠지면 영원히 나올 수 없다는 무시무시한 소문이 있다. 말썽을 피우다 붙잡히면 우물 속 신세가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이들은 낙서를 하려다가 자리를 뜬다. 그 와중에 르누아르는 집에서 검은색 초크를 집어 들고 담벼락으로 향한다. 담벼락에 남긴 그림은 그의 재능을 알아보게 한다. 담벼락의 혹부리 영감 올르왜 선생에게.. 이는 그를 화가의 길을 걷게 하는 든든한 지원자가 된다.
딱부리 영감 집에 있다는 싶은 우물, 한번 빠지면 영원히 헤어나지 못하는 깊은 우물과 관련한 대화가 기억에 남는다.
" 사람들은 모두 그런 우물을 하나씩 가지고 있단다. 우물은 현실에만 있는 게 아니라 마음속에도 존재하는 법이니까. 르누아르, 마음속 우물에 빠지면 넌 어떻게 하겠니?"
" 살다 보면 한두 번쯤 그런 우물에 빠지기 마련이지. 그럴 때를 대비해 미리 무기를 마련해 두는 것도 좋아. 자신이 정말로 좋아하는 게 바로 그 무기란다. 그런 무기만 있다면 깊은 우물에 빠졌다가도 쉽게 빠져나올 수 있거든."
에콜 데 보자르에 들어간 르누아르와 모네와 친구들과의 만남, 친구들과의 우정, 그림과 예술에 대한 배움과 나눔의 이야기가 여러 작품과 함께 이야기 속에 녹아든다. 이를 통해 예술가의 삶과 예술에 대한 시선을 알아가고, 지평을 넓힐 수 있다.



르누아르라는 작가의 전기와 작품에 관한 내용을 이야기로 풀어가는 형식이라 흥미롭고, 동화책을 읽는 느낌이라 술술 읽히는 책이다. 동화 같은 이야기책 위에는 르누아르에 대한 소개와 인상주의 사조에 대한 이해를 더할 수 있다. 별도로 [르누아르 미술관] 챕터를 통해 작품과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추가로 접할 수 있다. 앞으로 나올 미술수업 시리즈도 기다려진다. 자연스럽게 미술의 세계로 이끄는 이 책을 아이도 흥미롭게 읽어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책을 통해 알게 된 너무나 사랑스러운 그림을 소개하며 마무리하고 싶다.
그림의 제목은 <가브리엘과 장> 1895~1896년, 오랑주리 미술관, 프랑스

** 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한 글입니다.